주기적 대장내시경 검사…용종 발견 땐 제거해야
주기적 대장내시경 검사…용종 발견 땐 제거해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7.17 14:45
  • 호수 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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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두 번째로 흔한 암…치료기술 발달, 말기 대장암 생존율 높아져

기름진 음식 피하고 야채‧과일 충분히 섭취…배변 습관 변화에 유의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구로구에 사는 강 모 씨(55)는 화장실에서 변을 본 후 빨갛게 된 변기를 보고 깜짝 놀라 병원을 찾았다. 평소 건강한 편이고, 암에 대한 가족 내력도 없어 큰 병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치질이거나 다른 문제일 거로 생각하고 찾은 병원에서는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대장은 충수, 맹장, 결장, 직장, 항문관으로 나뉘는데, 대장암은 결장,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이라고 부르는데 대장의 대부분이 결장이기 때문에 대장암 자체가 결장암만을 지칭할 때도 있다. 

대장암은 국내 암 발병률 2위를 차지할 만큼 흔한 암으로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많이 발생한다. 다행히 국내 대장암 생존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말기라 가망이 없다고 생각됐던 4기 환자 생존율도 꽤 높아졌다. 

일산 차병원 강중구 원장과 일산병원 외과 홍영기 교수팀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대장암으로 수술한 환자 1126명을 대상으로 생존율을 포함한 특징을 분석했다. 5년 전체 생존율(치료를 시작한 후 5년간 생존하는 비율)은 79.5%, 해당 기간 무병 생존율은 69.9%였다. 특히 대장암 말기인 4기 생존율이 31.5%였는데 미국암연합위원회가 발표한 4기 생존율이 10% 미만임을 고려하면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물론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진행된 암이라도 적극적인 수술과 보조적 항암요법 등을 실시하면 치료할 수 있다. 

◇대장암 발병엔 식습관 원인 커

대장암은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 대장은 소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남은 영양분과 전해질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음식 속에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으면 대장 세포가 손상돼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채소나 과일 등의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식이섬유는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유해물질이 대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대변이 장에 오래 머물러 독성을 분비해 용종 등이 생기고,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름진 음식을 적게 먹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곡류나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또 물을 많이 마시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도 대장암 예방을 돕는 생활습관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흡연이나 음주, 비만 등도 대장암 발병의 주요 위험인자로 꼽힌다. 가족 중 대장암에 걸린 환자가 있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배변습관 변화 유심히 관찰해야

보통 대장암은 별다른 증상 없이 진행되는데, 암이 커지면서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대장에 암이 생기면 장의 연동운동이 더뎌지면서 변비가 생기거나 피가 묻어나는 혈변, 검은 변을 볼 수 있다. 또 대장 안의 악성종양으로 대장이 좁아지면서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복통, 체중감소,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혈변이 나오는 경우 단순 치질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기 쉬운데, 대장암이 원인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전과 다르게 변비가 생기거나 변이 가늘어지는 등 배변습관에 변화가 생긴다면 전문의와 상담하고 필요하면 대장암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암 검진을 통해 50세 이상은 대변잠혈검사를 시행한 후 양성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을 권한다. 김창우 교수는 “50세 미만이어도 혈변이나 반복되는 설사, 변비, 체중 저하 및 피로감 등 대장암 의심 증상이 있거나 염증성 장 질환이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으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통 대장 내시경은 쓴 약을 먹고 장내 세척을 하는 과정 때문에 고통스러워 검사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장 내시경은 암을 발견하는 것뿐만 아니라 용종을 제거함으로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내시경‧개복 수술 등 선택

대장암 확진이 되면 복부와 흉부의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한다. 전이가 가장 잘 되는 장기가 간과 폐이기 때문에 배와 가슴 부위부터 CT로 확인하는 것이다. 

대장암 치료 방법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내시경점막하 절제술은 위암 전 단계인 선종(대장의 용종 격)이 생긴 조기 위암 환자에게 적용되는 시술로 내시경 끝에 칼을 달아 위를 잘라내지 않고 점막에 국한된 위암을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다만 내시경 절제 후에 떼어난 암 조직을 다시 검사했을 때 암세포가 표피층을 뚫고 들어갔다면 크기나 모양에 관계없이 침윤성 암으로 간주돼 추가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암이 있는 대장 일부를 자르는 것을 말한다. 수술 방법으로는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이 있다. 개복수술은 환자의 몸에 흉터는 크게 남지만 수술할 때 의사가 손 움직임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구멍을 뚫고 수술하는 방법으로 수술 시 의사의 행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지만, 흉터가 적어 회복 기간이 빠를 수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꼭 개복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비만하고 대장을 많이 절제해야 하는 사람,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된 사람은 개복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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