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해지는 서울시 무더위쉼터, 호텔 객실, 대학 기숙사 등
다양해지는 서울시 무더위쉼터, 호텔 객실, 대학 기숙사 등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7.24 10:52
  • 호수 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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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자체들이 열사병에 취약한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위해 호텔 등을 빌려 야간 쉼터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무더위쉼터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가 캠핑가를 개조해 운용중인 '이동 쉼터'의 모습.
서울시 지자체들이 열사병에 취약한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위해 호텔 등을 빌려 야간 쉼터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무더위쉼터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가 캠핑가를 개조해 운용중인 '이동 쉼터'의 모습.

노원‧강북‧영등포구 등 인근 숙박시설 8월까지 야간쉼터로 활용

양천구, 공원을 야외쉼터로 꾸며… 서초구 ‘캠핑카 이동 쉼터’ 운영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김동철(가명‧77) 어르신은 에어컨이 없어 매년 낡은 선풍기에 의지해 여름을 났다. 특히 삼복더위가 시작되면서 열사병에 대한 걱정도 덩달아 커졌다. 하지만 최근 김 어르신은 걱정을 덜게 됐다. 구청에서 인근 호텔과 협약을 맺고 폭염특보가 발령됐을 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어르신은 “매년 폭염이 걱정이었는데 올해에는 호텔에서 지낼 수 있게 돼 좋아요”라고 말했다.

올해 가장 덥다는 삼복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의 지자체들이 어르신들의 열사병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야간쉼터’, ‘야외쉼터’, ‘이동쉼터’ 등 다양한 형태의 무더위쉼터를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8년 전국 최초로 구청 대강당을 야간 무더위 쉼터로 조성했던 노원구는 올해에는  구청 옆 호텔과 지역 내 대학 기숙사를 활용한 야간 안전숙소를 운영한다. 이를 위해 노원구는 경로당 대신 노블레스 관광호텔 객실과 공릉동에 있는 서울과학기술대 기숙사 각각 50실을 빌렸다. 

서울 노원구가 강당에 조성한 야간 무더위쉼터.
서울 노원구가 강당에 조성한 야간 무더위쉼터.

‘야간쉼터’로 활용되는 이곳은 1인 1실을 원칙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부부인 경우는 함께 투숙할 수 있고 하루 최대 150명이 이용 가능하다. 이용 대상은 만 65세 이상 홀몸 어르신과 기초생활수급 어르신으로 신청자가 정원을 넘어서면 구청 2층 대강당에 1인용 텐트 20개를 설치하고 추가로 개방하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폭염까지 닥칠 것으로 보여 취약 계층 어르신들에게 힘겨운 여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도 7월 13일 빅토리아·리치다이아몬드·쏠라리움씨티호스텔 등 지역 관광호텔 3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야간쉼터를 운영한다. 3개 권역으로 나눠 관리할 예정으로 삼양·송중·송천·삼각산동 주민은 빅토리아호텔, 수유1·2·3동, 우이·인수동 주민은 리치다이아몬드호텔, 미아동, 번1·2·3동 주민은 쏠라리움씨티호스텔을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서울 금천구, 성동구, 영등포구 등도 숙박시설을 이용한 야간쉼터를 운영해 저소득층 어르신 챙기기에 나섰다.

양천구는 ‘야외 쉼터’로 눈을 돌렸다. 동별 소공원과 나무그늘, 정자 1~2곳을 선정해 야외 쉼터로 만들 예정이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골라 주변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한 휴식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생수와 얼음팩 등 폭염예방 물품과 비접촉식 체온계를 비치해 코로나19 예방도 병행한다. 인력이 배치되는 관리형 쉼터와 비관리형 쉼터로 운영된다. 관리형 쉼터는 희망일자리사업 인력을 배치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비관리형 쉼터는 동장이 가장 무더운 시간대에 1~2회 순찰해 주민과 소통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동네 가까운 곳에 마련된 안전한 야외 무더위 쉼터에 산책하듯이 나오셔서 더위도 식히고, 이웃들과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초구는 캠핑카를 이용해 ‘폭염 이동 쉼터’를 만들었다. 지난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 쉼터는 잠원동 나루마을과 방배동 전원마을 등 폭염 취약 지역을 매주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돌고 있다. 캠핑카엔 생수와 덴탈마스크, 손 소독제를 두고 출입 시 체온 측정을 해 감염 걱정을 덜고 있다. 양산도 빌려준다. 서초구는 ‘서리풀 양산’ 총 3600개를 오는 9월 말까지 각 주민센터를 통해 대여한다. 신분증만 있으면 빌릴 수 있고 대여 기간은 3일이다.

성동구는 옥탑이나 반지하 등 취약한 주거환경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500가구에 직접 찾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무더위를 대비해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이동형 에어컨과 쿨매트, 인견내의를 전달하고 낮에도 현관문을 열어놓고 있을 수 있도록 방충망을 설치해주고 있다. 냉방기 사용으로 전기요금을 체납한 저소득 주민에겐 공과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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