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4차 저출산대응을 위한 인문사회 포럼 개최
보건복지부, 4차 저출산대응을 위한 인문사회 포럼 개최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0.07.24 15:49
  • 호수 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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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일→여가’로 이어지는 생애주기에서 탈피, “노년기에도 학습·노동 병행해야”

4차 저출산 인문사회 포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령에 따라 아동·청소년기에 교육, 성인기에 노동, 노년기에 여가에 집중하는 ‘발전주의 생애주기’에서 벗어나는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적·물질적 안정을 성취해야 한다는 발전주의 시대의 물질주의 가치관 때문에 사교육비 경쟁 등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출산과 노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보건복지부 주최로 7월 22일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발전주의의 재구성’이란 주제로 열린 저출산 대응을 위한 인문사회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모두 다섯 차례 개최하는 저출산의 인문학적 통찰 토론회 중 네 번째로 ‘인구와 미래사회’(6월 9일), ‘청년의 삶’(6월 24일), ‘가족과 젠더’(7월 8일)에 이어 ‘발전주의의 재구성–교육, 노동, 복지, 삶의 공간’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여기서 ‘발전주의’란 경제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두되 국가가 그 경제발전을 선도하는 것을 강조하는 이념을 뜻한다. 이는 산업화 시대를 관통하는 부국강병 논리라고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21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 시장 상황을 소개하며 “청년세대의 정서에 발전주의에서 비롯한 물질주의와 생존적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다 보니 교육도 ‘사활을 건 전장’이 됐다”며 “극심한 사교육비 경쟁이 저출산과 노후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가 2011년 발표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60.2%가 저출산의 주된 원인으로 ‘자녀 양육비·교육비 부담’을 꼽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07년 발표한 사교육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사교육비로 인해 줄어든 지출 항목으로 ‘노후대비’가 57.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김 교수는 아동청소년기에 이런 교육환경을 거치고 나면 성인기에는 역량 개발을 할 시간은 부족한 상태에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노년기에는 생계형 근로를 하거나 은퇴 후 가족의 돌봄에 의존하는 등 질 낮은 노후를 보내는 것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일→여가로 이어지는 발전주의 시대의 단선적 생애주기에서 교육-노동-여가가 병행되는 뉴노멀 시대의 생애주기 삶의 모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발전주의 가치관 때문에 출산·노후 부담 커져”

아동청소년기에는 자아탐구 및 진로 탐색을 위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놀이를 통한 학습권과 휴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교육뿐 아니라 일과 여가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인기에는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학습과 여가를, 노년기에는 여가뿐 아니라 학습과 노동을 병행하는 생애주기를 구축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단선적 생애주기로부터 탈피해 교육과 노동, 여가의 연령 통합적 구조와 이를 위한 사회적 돌봄 지원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발표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정섭 연구위원은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농촌의 인구 과소화(過少化)의 현실 즉,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버스와 동네 친구가 없는 초등학생의 교육과 돌봄 문제, 인구 감소로 상권이 무너진 동네에서의 삶 등을 지적했다.

김 위원은 저밀도 농촌의 대안으로 “주민들이 조합원이 되어 식당이나 상점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남 영광군 묘량면의 ‘동락점빵’, 충남 홍성군의 의료사회적협동조합 등 다양한 협력 연결망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경제로서의 협동 및 창의적 사회혁신과 그를 허용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락점빵’은 이익이 없어 사라져 버린 마을 점빵(상점)을 다시 열어 생필품을 공급하는 전남 1호 사회적협동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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