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 입주민에 LH직원, 도 넘은 폭언 논란… ‘못 사는 세입자 주제에...’
임대아파트 입주민에 LH직원, 도 넘은 폭언 논란… ‘못 사는 세입자 주제에...’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7.28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직원, 2017년 갑질 근절 서약서 작성은 ‘빛 좋은 개살구’?
LH “해당 직원은 직위 해제, CS교육 강화 하겠다” 해명

“공부도 못 하는 게, 못 사는 게 저 XX” “회삿돈이 내 돈”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국민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원이 국민임대아파트 입주민을 상대로 한 도 넘은 폭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직원은 “국민임대 살면서 주인한테”, “못 사는 게 저XX” 등 비하발언은 물론 “회삿돈이 내 돈”이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LH의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에 대한 평소 인식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욱이 LH는 최근 출장비 불법수급 논란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집행 적정성 조사에 착수하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국민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직원이 국민임대아파트 입주민을 상대로 한 도 넘은 폭언으로 논란이 되면서 LH의 평소 입주민에 대한 인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등 관계자들이 LH 공공임대주택 비전 선포식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LH 직원이 국민임대아파트 입주민을 상대로 한 도 넘은 폭언으로 논란이 되면서 LH의 평소 입주민에 대한 인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등 관계자들이 LH 공공임대주택 비전 선포식 모습.(사진=연합뉴스)

LH는 최근 불거진 대구 율하휴먼시아5단지 입주민과의 폭언 사태에 대해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했고 재발방지를 위해 CS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 여지가 있다면서 강력한 재발방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LH의 국민임대주택 입주자에 대한 폭언 논란은 지난 8일 LH대구동부권주거복지지사 소속 A부장이 입주자 전 대표 B씨에게 화해를 청한 식사 자리에서 벌어졌다. 두 사람은 이전부터 아파트 민원 문제로 다툼이 있었고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었다고 한다.

A부장은 식사를 하던 도중 술에 취했고 그때부터 B 전 대표에 대한 폭언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는 B 전 대표가 한 언론에 공개한 녹음파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A부장은 “세입자 데리고 놀라하니 힘들다”라면서 입주민을 세입자로 표현했다. 또 B 전 대표가 비하 발언을 지적하자 “국민임대 살면서 주인한테”라면서 스스로를 ‘주인’이라고 칭했다. 뿐만 아니라 “공부도 못하는 게, 못 사는 게 저 XX한다”면서 “회삿돈이 내 돈”이라고 천연덕스럽게 B 전 대표를 비하했다.

[본지]는 27일 율하휴먼시아5단지 측에 LH의 입주민을 상대로 한 갑질에 대해 문의했다. 아파트 측은 “술자리에서 불거진 일로 알고 있다”면서 더 이상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LH는 이번 일로 임대주택 입주자에 대한 그릇된 인식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홍보하고 있지만 ‘겉과 속이 다른’ 태도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변창흠 LH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육아기 이후 책임지는 주택 개발” 포부와 “전 사업부문에 걸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포용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는 방향성에도 반대되는 것이다.

반복되는 LH 임대주택 입주자에 대한 폭언…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제도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임대아파트와 같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제도가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택에 거주하는 입주민에 대한 멸시와 비하는 계속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민에 대한 관리소장의 갑질에 대해 기록돼있다. 10년도 안된 이 게시물은 이번 일과 매우 닮아있다.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에 대한 멸시와 비하는 계속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민에 대한 관리소장의 갑질에 대해 기록돼있다. 10년도 안된 이 게시물은 이번 일과 매우 닮아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에 대한 멸시와 비하는 계속되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민에 대한 관리소장의 갑질에 대해 기록돼있다. 10년도 안된 이 게시물은 이번 일과 매우 닮아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성남 여수지구 연꽃마을 4단지 중대형 공공임대에 살고 있는 입주민이라고 밝힌 게시자에 따르면 당시 관리소장이 독단적으로 광고, 재활용수거 등의 용역계약을 채결하자 계약 내용을 확인하려 했고 이에 대해 소장은 “LH가 주인이고 일개 임차인 주제에 왜 이렇게 나대느냐”, “나가기 전에 널 죽여버리겠다” 등 심각한 수준의 폭언을 했다. 이에 대해 게시자는 해당 관리소장 교체를 LH에 요구했지만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서 미온적인 대처를 지속했다고 한다.

그는 “LH가 임대주택 입주민에 대한 정책과 태도는 그 직원과 그 관련 업체들에게 그대로 나타난다”면서 “소장의 이런 행동은 LH가 우리 임대주택 입주민에게 한 짓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갑질 횡포 퇴출하겠다’는 서약서는 유명무실?

더욱이 입주자에 대한 LH의 갑질은 4년 전 충남 천안에서도 일어났다. 입주예정자 대표가 회의 도중 조는 LH 모 차장을 깨웠다는 이유로 욕설을 해 논란이 됐다.  

LH는 임대주택 입주자에 대한 갑질을 근절하자는 서약서를 지난 2017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작성하게 한 바 있다. 하지만 입주자 비하, 폭언 구설은 끊이지 않고 있고, 문서 한 장이 무슨 소용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LH측은 재발방지를 위해 징계 강화보다는 교육 강화에 공을 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LH 관계자는 [백세시대]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직원은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 직위해제 조치를 했다”면서 “전 입주민 대표에게도 사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갑질 근절) 서약서는 지금도 유효하며 갑질 문제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신고 즉시 조사 착수하고 있고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CS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징계 강화 논의는 아직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