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경로당서 즐길만한 여가, 슐런 덕분에 경로당 활기
코로나 시대 경로당서 즐길만한 여가, 슐런 덕분에 경로당 활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7.31 11:08
  • 호수 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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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런, 나무보드 관문에 퍽을 넣는 경기… 방식 간단해 누구나 즐겨

스마트폰으로 하는 고스톱‧장기‧바둑도 인기… 친구와 맞대결 가능

경로당 내 거리두기가 중요해지면서 슐런과 모바일 고스톱 등이 안전하게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한 경로당의 회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슐런을 즐기는 모습.
경로당 내 거리두기가 중요해지면서 슐런과 모바일 고스톱 등이 안전하게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한 경로당의 회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슐런을 즐기는 모습.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잠깐 했는데도 땀이 나네.”

지난 7월 29일 세종시 도담동 도램마을14단지아파트경로당. 경로당 내 거리두기로 인해 타 경로당들이 대부분 친목활동을 하지 못해 조용하지만 이곳 경로당은 달랐다. 회원들이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시종일관 웃음이 넘쳤다. 최근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슐런’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던 것이다. 엄금숙 경로당 회장은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건강과 재미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슐런 덕분에 경로당이 활기를 빠르게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7월 20일을 기점으로 전국에서 경로당이 순차적으로 운영 재개에 나선 가운데 슐런과 모바일 고스톱‧장기‧바둑 등이 거리두기를 하면서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1870년대부터 시작된 슐런은 2m 길이의 나무보드(슐박, Sjoelbak)에 설치된 관문(게이트)에 납작한 나무토막(퍽) 30개를 넣어 누가 점수를 많이 땄는지를 가리는 스포츠다. 구멍 앞에 있는 나무조각을 건드리지 않고 공을 넣는 방식에서 현재와 같은 형태로 발전했다. 특히 국내에서 점수계산을 자동으로 해주는 전자슐런을 개발해 매우 편리해졌다.

슐런, 심신 건강에도 큰 도움

경기 방식은 노인과 장애인들도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총 3차 시기로 진행되며 들어가지 않은 퍽으로 2차, 3차 시기를 진행해 구멍 안에 넣어진 최종 퍽을 합산해 점수를 매긴다. 퍽을 많이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4개의 관문에 골고루 넣는 게 훨씬 유리하다. 

나무보드에는 총 4개의 관문이 있다. 관문을 바라보는 시점을 기준으로 가장 왼쪽이 2점짜리고 순서대로 3점, 4점, 1점짜리 관문이다. 예컨데 첫 번째 관문에 2개, 두 번째 관문에 2개, 3번 째 관문에 3개 네 번째 관문에 4개를 넣었다면 총 26점(2x2=4, 3x2=6, 4x3=12, 1x4=4)이 된다. 그런데 네 개의 관문에 골고루 하나씩 모두 넣으면 10점을 가산해준다. 즉, 예시에서는 4개 관문에 2개 이상을 넣었기에 20점이 가산돼 실제 획득 점수(2x2=4, 3x2=6, 4x3=12, 1x4=4, 가산점 20점)는 46점이 된다. 전자슐런은 이런 복잡한 점수계산을 자동으로 해줘 재미있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슐런에 활용되는 나무보드 길이는 2미터에 달하지만 무게는 5kg으로 상대적으로 가볍다. 경로당 내에서 어르신들이 얼마든지 위치를 옮겨가며 할 수 있을 정도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무릎이 아파 오래 서 있기 힘든 어르신들은 의자에 앉아서 진행하면 된다. 또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팔근육을 쓰기 때문에 오십견 등 팔‧어깨 질환 예방에도 좋다. 

1977년 이후 2년에 한 번씩 슐런월드컵이 열리며, 미국 등 세계 곳곳에 전파돼 차츰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는 2014년 처음 도입됐다.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경기방식과 누구나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2023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슐런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고스톱

재미 삼아 고스톱을 치는 어르신들은 모바일 고스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현재 대부분의 모바일 고스톱은 ‘맞고’만 가능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해야 하지만 ‘피망 뉴맞고’의 경우 경로당 회원끼리 거리두기를 하며 칠 수 있다. 

예를 들어 A회원과 B회원이 피망 뉴맞고를 즐기기 위해선 둘 다 스마트폰 구글플레이(앱스토어)를 접속, ‘피망 뉴맞고’를 검색해 내려받은 후 설치해야 한다. 400메가가 넘어서 가급적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다운받는 것이 좋다. 설치가 끝났다면 피망 뉴맞고에 접속해 아이디를 만들거나 네이버 혹은 구글 아이디로 로그인을 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경로당 회원끼리 맞고를 치기 위해선 친구를 추가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둘 중 한 명만 하면 되는데 먼저 A회원이 왼쪽 위 ‘User숫자’라고 써 있는 탭을 터치해 중앙 계정정보에서 ‘내 회원코드’(숫자)를 확인해 B회원에게 알려준다. 이때 B회원은 메인화면 아래 ‘친구’탭을 누른 후 우측 위 ‘친구찾기’를 터치해 ‘회원코드’를 누르고 ‘A회원이 알려준 회원코드’를 입력하면 친구추가가 끝난다. 

여기까지 진행했다면 A와 B 둘 중 한 명이 메인화면으로 돌아가 ‘친구대전’을 터치해 ‘점3천냥’을 누른 후 ‘친구대전리스트’에서 친구를 초대하면 모바일 맞고를 즐길 수 있다.    

남성 어르신들이 즐겨하는 바둑과 장기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다. 장기는 구글플레이에서 ‘장기-고품격 정통 장기’를 내려받아 설치한 후 접속, 중앙 아래 ‘카카오계정으로 로그인’을 누르면 된다. 그 다음 우측 위 사람모양을 터치하고 ‘카카오 친구 초대’를 눌러 원하는 카카오 회원을 초대해 게임을 하면 된다. 바둑도 마찬가지로 ‘바둑 2.0’을 내려받아 장기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면 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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