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빛
어느 새벽녘, 겹겹이 쌓인 어둠 속
고요하게 다가오는 은밀한 그 빛
한 줄기 밝아오는 빛에 눈이 부신다.
사지를 뻗어 다 내려놓은 빈 마음에
애써 토닥여 영혼을 깨워주는 신비함
따갑지도 시리지도 않은 편안함으로
닫혀진 동공 속에 은막을 드리운다.
한낮의 빛 속에서 도무지 볼 수 없던 빛
오직 어둠 속에 아스라이 모아지는 그 빛
온 몸을 휘감아 도는 아늑함이다.
먼동이 터오는 사각 대지가 빛을 원할 때
허물을 벗고 사라져 가는 어둠의 빛
눈을 꼭 감고 붙잡으려 발버둥을 치다가
점점 밝아오는 빛의 공허 속으로 몸을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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