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43. 비대면 사회, 구취인의 입냄새 한숨 덜어주나?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43. 비대면 사회, 구취인의 입냄새 한숨 덜어주나?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8.0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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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는 강의 시장을 확 바꿔놓고 있다. 오프라인 강의가 빠르게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고 있다. 강의 시장에서 비대면시대의 장단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일부 강사는 익숙지 않은 비대면, 동영상 강의에 부담을 느낀다. 반면 온라인 강좌에 친근한 강사들은 강의 영역이 더 넓어진다. 수강생도 이동하지 않고, 강좌를 들을 수 있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온라인 영상을 통한 발표는 오프라인 모임 때에 비해 긴장이 덜하다. 생각한 것을 확실하게 전달할 개연성이 더 높은 것도 장점이다. 또한 입냄새를 의식하는 사람은 비대면사회가 무척 반갑다. 강의 때나, 강좌를 들을 때나 구취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강의는 달리 표현하면 설득의 과정이다. 이해시키고 행동을 하게 하려면 말을 해야 하고 제스처도 많아지게 된다. ‘입에 침이 튄다’는 말처럼 열정적으로 이야기해야 설득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때 입냄새가 심하면 주위 사람이 불편해한다. 구취를 풍긴 당사자도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런데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구취에 약할 수 있다. 교사, 강사, 상담사, 판매원 등은 말을 줄일 수 없다. 대화가 많아지면 입안이 건조해진다. 구강 건조는 침 분비 감소, 음식물 찌꺼기 부패, 세균 발호의 좋은 조건이 된다. 게다가 음주와 흡연까지 즐긴다면 타액 분비는 더욱 줄어 구취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 같은 조건은 온라인 판매나 비대면 강의를 해도 변하지 않는다. 비대면 사회에서는 입냄새 공포나 부담이 줄 수 있다. 그러나 구취가 해소되지 않는다. 구취 예방과 치료는 오프라인 모임 시대처럼 똑같이 해야 한다.

구취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은 무엇보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다. 수시로 수분을 보충하면 입안 건조를 막을 수 있다. 수분이 많은 과일을 먹고, 채소를 자주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은 하루에 1.5~2L 가량 마신다. 반대로 입안을 마르게 하는 커피나 음주, 흡연 등은 최소화하는 게 좋다. 특히 스트레스도 위험한다. 근심과 걱정이 있으면 소화가 안 되고, 입이 바짝 마른다.

이는 구취 발생의 호조건이다. 무리한 다이어트, 육류 위주의 섭생, 인스턴트 식품 섭취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와 함께 주기적인 건강검진으로 구취를 일으키는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 구취 유발 질환에는 충치, 잇몸이나 혀 질환, 결석, 역류성식도염, 후비루, 비염, 소화기 이상, 당뇨 등 다양하다. 한의학적으로는 구강 불결, 충치, 비위열(脾胃熱), 식체(食滯), 허화울열(虛火鬱熱) 등으로 파악한다. 이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한의학에서 치과, 구강, 위장질환에 의한 입냄새에 두루 적용하는 처방이 당귀연교음(當歸蓮翹飮)이다. 동의보감 외형편과 만병회춘(萬病回春) 아치(牙齒)에는 목설(木舌), 구취(口臭), 치통(齒痛) 등을 다스리는 구절이 소개돼 있다. 또 동의보감에서는 스트레스 성 입냄새, 즉 가슴의 허화(虛火)와 울열(鬱熱)이 원인인 구취에 궁지고 등을 처방하도록 하고 있다. 구취 치료 기간은 증상과 개인의 체질 등의 변수가 있지만 대개는 1개월에서 3개월이면 좋은 결과를 본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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