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균 대한노인회 경북 영천시지회장 “어려운 이웃 돕는 일에 앞장… 노인이라면 당연한 일”
성낙균 대한노인회 경북 영천시지회장 “어려운 이웃 돕는 일에 앞장… 노인이라면 당연한 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8.07 14:00
  • 호수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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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수준, 학생 수 으뜸…‘전국서 가장 활성화된 노인대학’ 자부심  

댐 청소, 주유원 등 노인일자리 창출로 중앙회장 표창, 도민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성낙균(73) 대한노인회 경북 영천시지회장의 삶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나눔과 배려이다. 그는 영천시의회 의원 시절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어려운 이들을 챙겼고 영천시지회장이 돼서는 해마다 장학금 기탁, 불우이웃 성금 등을 통해 지회의 위상과 품격을 높여왔다. 

성 지회장은 ‘남을 돕는 특별한 배경이 있나’ 묻자 “저도 노인이고 없는 사람 도와주며 사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8월 초, 경북 영천시 중앙동에 위치한 영천시종합복지센터에서 성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성 지회장은 2019년 5월에 재임했다.

-경로당 문을 열었는지.

“지난 7월 23일부터 산하 423개 경로당 문을 열었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쉼터 역할을 하며 급식은 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에 이곳 신천지 시설에서 확진자 30여명이 쏟아져 나오면서 경로당 회원 한 명이 사망하는 불행한 일도 있었다. 그러고 나선 12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노인대학이 활성화된 것으로 안다.

“영천시민 10만 여명 가운데 노인이 28%인 2만8000여명이다. 그 많은 노인자원을 활용할 방안을 연구한 끝에 노인대학을 크게 만들게 됐다. 우리끼리 말이지만 대한민국의 명문대로 서울대가 있고 경북대가 있고 영천시지회 노인대학이 있다(웃음). 입학·수료식 때는 영천의 기관·단체장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룬다.”

-활성화 배경은.

“우선 강사들의 수준이 높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뽀빠이 이상룡, 경북도지사 등 유명 인사들이 특강을 했다. 학생 수가 400명인데 강당이 전체를 수용 못해 화·금요일 두 번 나눠 수업한다. 제가 지회장 처음 됐을 당시 학생이 100명 남짓이었다. 저 역시 노인대학 출신이다. 지회장 된 것도 노인대학 때문이다. 전임 지회장이 사망하자 노인대학장이 자꾸 선거에 나가보라고 권해 출마하게 됐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대체로 좋은 편이다. 제가 거주하는 지역(화남면 대천리)의 경로당을 예로 들면 1층은 방 두 개에 싱크대를 갖춰 점심식사도 가능하다. 2층은 러닝머신 등 각종 운동기구를 들여놓았다. 그런 경로당이 전체 30% 정도 된다.”

-경로당 한 곳 당 평균 운영비는.

“경로당 평수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440만원이다. 그리고 백미 20kg을 7포씩 배급해주고 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는.

“현재는 없다. 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활동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청에서 노인회에 협조적인가.

“서울 경찰청장 출신의 최기문 영천시장이 청렴결백한 분이다. 청렴도 조사에서 수년간 하위에 머물렀던 우리 시가 전국 2위에 올랐다. 영천 시민 일 인당 2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놀라운 사실은 빚을 지지 않고 지역축제, 공무원 해외연수 등의 비용을 절감해 재원을 마련한 점이다. 더욱이 시장께서 ‘우리가 오늘날 잘 살게 된 건 어르신들의 땀과 희생 덕분이기 때문에 대접을 잘 해야 드려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노인회 예산을 한 푼도 삭감하지 않아 더욱 고맙게 생각한다.”

-도 연합회 산하 지회 가운데 어느 정도 위치에 있나.

“우리가 16개 읍·면 분회, 423개 경로당, 회원 1만8000여명을 두었다. 여러 측면에서 종합해 볼 때 상위에 속한다.”

-어르신들의 경제 사정은 어떤가.

“제 또래의 노인들은 토지 외에 대부분이 통장에 1억원 이상 갖고 있다.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으며 건강도 잘 관리하고 계신다.”

-영천은 어떤 도시인가.

“도농복합도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가 적게 오는 지역 중 하나이다. 그런 연고로 가뭄을 대비한 소규모 저수지가 1000여개나 되고 습기에 약한 총기류를 보관하는 탄약창도 여기 있다. 그리고 수많은 자동차부품회사가 골짜기마다 들어서 있다.”

성낙균 경북 영천시지회장(오른쪽 네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첫줄 맨오른쪽이 박근도 사무국장. 성 지회장 왼편이 이육만 노인대학장.
성낙균 경북 영천시지회장(오른쪽 네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첫줄 맨오른쪽이 박근도 사무국장. 성 지회장 왼편이 이육만 노인대학장.

-지회장 임기 6년째이다. 그간의 업적이라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일자리이다. 노인은 집에서 가만히 있으면 병난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 주유원, 영천댐 환경정화, 아파트 청소, 식당보조 등 작년에 186개를 마련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노인회 중앙회장 표창에다 경북도지사로부터 도민상을 받았다.”

성 지회장은 이어 “공직에 들어가기 전부터 지역에서 어려운 이들을 찾아다니며 돕곤 했다”며 “노인회에 들어와선 영천시장이 장학회장으로 있는 영천시장학회에 총 2000여만원을 냈고 불우이웃돕기로 연말에 연탄 5000장과 난방유류를 비롯해 이불, 지팡이, 야광조끼도 보냈으며 경주 지진 당시 경주시장께 성금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재원은 어디서 얻나.

“제가 농업(포도농사)으로 돈을 좀 벌었다. 1만800여평 포도밭에서 연매출 2억3000여만원을 올리기도 했다. 노인회장이 되고나선 지역의 기관·단체장들로부터 협찬을 받는다. 난방유류의 경우는 농협중앙회 영천시지부에서 협조를 해주었고 지팡이와 야광조끼는 영천경찰서장이 후원해주었다.”

성낙균 지회장은 영천 출신으로 대구대·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영천시의회 의원, 부의장을 지냈다. 창녕성씨 화수회 영천시회장으로 있다.

-시의회 의원에 도전한 배경은.

“정치에 뜻을 두고 신한국당 말단 조직에 몸을 담았다. 그러다보니 시의원이 눈에 들어왔다. 시의원 때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다. 그들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시 역사상 최초로 ‘영세민지원조례’를 만들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의회에서도 그런 점을 인정해주었는지 동료의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초선의원 최초로 부의장에 오르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곳 복지센터를 지회가 위탁·운영하고 있지만 장소가 협소한 탓에 노인복지 서비스가 소규모로 제공되고 있다. 조만간 가까운 곳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복지관을 새로 짓고 그리로 들어갈 예정이다. 후임자에게 더 좋은 노인복지환경을 만들어주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작은 소망이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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