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어르신도 요실금 많아…케겔운동 하면 호전
남성 어르신도 요실금 많아…케겔운동 하면 호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8.07 15:04
  • 호수 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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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의 증상과 치료

배에 힘줄 때 소변 나오면 복압성 요실금…여성들에 많이 나타나

괄약근 조이는 케겔운동 꾸준히 해야…개선 안 되면 수술도 고려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인천에 사는 신 모(63)씨는 거실에서 가족들과 텔레비전을 보다가 흠칫 놀랐다. 텔레비전에 나온 연예인의 행동을 보고 큰 소리로 웃다가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찔끔 흘러나온 것이다. 신 씨는 가족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화장실로 가 상태를 확인한 후 속옷을 갈아입었다. 부끄러움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 몇 번의 증상이 더 나타난 후 병원을 찾았다. 몇 가지 검사를 마친 신 씨는 요실금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요실금이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현상을 말한다. 갑작스럽게 소변이 새면서 속옷을 적시기 때문에 매우 당황스럽고 곤란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3만7193명 중 83%가 40세 이상 여성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평균 수명이 늘어 노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환자 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 

발생 빈도는 성인 여성에게 35 ~40%, 성인 남성에게는 2.1~5.7%를 보이지만, 노인의 경우에는 남녀가 비슷한 발생 빈도를 보인다. 요실금 증상이 심해지면 소변이 반복적으로 누출돼 자주 속옷을 갈아입어야 하므로 정상적인 사회생활과 개인위생,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재채기 등 배에 힘이 들어가며 복압이 올라갈 때 복부에 압력이 생기면서 생기게 된다. 많은 요실금 환자가 복압성 요실금 증상을 보인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재채기 등 배에 힘이 들어가며 복압이 올라갈 때 복부에 압력이 생기면서 생기게 된다. 많은 요실금 환자가 복압성 요실금 증상을 보인다.

◇크게 웃다가 나도 모르게 소변 나오면 요실금 의심

요실금이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자연 분만 후 방광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느슨해지면서 방광과 요도가 복압을 견딜 수 없는 위치로 처지면서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폐경기에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면서 발생할 수 있다.  

질환 때문에 요실금이 발생하는 경우는 남녀 모두에게 나타날 수 있다. 요실금신경이 손상돼 요도 괄약근 기능이 저하되면 요실금이 생길 수 있고, 골반 부위의 수술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당뇨 합병증이나 중추 및 말초 신경 질환 등으로도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다. 

유성선병원 비뇨의학과 김영호 과장은 “최근에는 60세 미만에서도 요실금이 많이 발생하고, 여성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나타나는 만큼 다양한 원인으로 요실금이 나타나고 있다”며 “남성들은 전립선 비대증이나 염증이 나타나면서 혹은 전립선암 수술 후 요실금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요실금은 크게 복압성과 절박성 요실금으로 나눌 수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재채기, 줄넘기, 달리기 등 배에 힘이 들어가며 복압이 올라갈 때 복부에 압력이 올라가 방광이 눌리면서 소변이 흘러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어 화장실에 가는 도중이나 미처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을 참지 못하고 소변이 흘러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과민성 방광이나 뇌졸중, 척수 손상 등의 신경계 손상이 있는 경우나 방광염이 심할 때 생길 수 있고, 특별한 질환이 동반되지 않고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항문과 질, 요도 조이는 케겔 운동으로 요실금 치료

요실금은 종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병원에 가면 전문의에게 요실금이 발생하는 상황과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고 당뇨나 신경 질환 유무를 비롯한 과거 병력을 확인한다. 

이후 시행하는 신체검사에서는 환자의 방광에 적당히 소변이 찬 상태에서 검사대에 누운 뒤 배에 힘을 주거나 기침을 하게 해 요실금이 있는지 확인한 후 자궁이나 방광 및 직장 탈출증이 동반되었는지 관찰한다. 이후 3일 간 소변을 본 시간과 양을 기록해 요실금 증상 외에 빈뇨나 야간뇨, 절박뇨 등의 증상이 동반되었는지 확인한다. 또 소변 검사를 통해 방광의 염증이나 비뇨기 질환의 동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요실금 치료는 수술과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비수술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케겔 운동과 약물 치료 등을 꼽을 수 있다. 

케겔운동(골반저근 운동)은 괄약근을 튼튼하게 만드는 운동이다. 복부나 엉덩이 근육은 사용하지 않고 항문과 질, 요도를 조이는 운동이다. 항문에 힘을 10초간 준 뒤 서서히 힘을 빼는 동작을 하루 10차례 8~10회 반복하는 것이 좋다. 수술에 비해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꾸준한 훈련이 중요하다.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개선이 안 된다면 수술치료 등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요실금 수술은 중부요도 슬링 수술이 대표적이다. 중부요도 슬링 수술은 질을 작게 절개한 후 요도 아래에 인체에 무해한 특수 테이프를 설치하여 요도를 정상위치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손쉽게 시행할 수 있으며 성공률이 매우 높지만, 테이프가 감염되는 경우에는 삽입한 테이프를 제거해야 한다. 

김영호 과장은 “복압성 요실금이 심하지 않은 환자들은 수분 섭취를 제한하고 케겔운동을 하면 호전되기도 한다”며 “절박성 요실금이라면 소변을 조금씩 참고 케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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