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량 대한노인회 경북 안동시지회장 “노인이 웃는 습관 들이면 노후가 행복해져”
김동량 대한노인회 경북 안동시지회장 “노인이 웃는 습관 들이면 노후가 행복해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8.14 13:46
  • 호수 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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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대학장 시절 ‘웃음 인사’로 노인들과 친분 쌓아 

새 노인종합복지관 수탁·운영할 듯…“저는 복이 많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어르신들, ‘하하’ 웃으며 인사하면 ‘하하’로 대답합시다.”

김동량(73) 대한노인회 경북 안동시지회장은 “제가 노인대학장 시절 ‘하하’하고 소리 내 웃으며 하는 인사를 어르신들께 권장하면서 친분을 쌓았다”며 “노인이 웃는 습관을 들이면 노후의 삶이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노인들로부터 인기와 신망을 얻어 노인대학장을 한 번 더했고 첫 지회장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8월 초, 경북 안동시 축제장1길에 위치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 철학과 ‘안동의 선비 정신’을 들었다. 김 지회장은 교육자 출신으로 2018년 3월에 취임했다.

-경로당 문을 열었는지.

“지난 7월 20일부터 마스크를 쓰고 가능하면 큰소리로 하는 대화나 노래를 삼가고 단체식사를 조심하는 등의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경로당을 이용하고 있다.”

-경로당 방역은 어떻게 하고 있나.

“우리 지회에 행복도우미가 33명이 있다. 그분들이 경로당을 다니면서 지도하고 안내하고 소독도 해주고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진 30~50대의 여성들로 구성된 행복도우미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 경로당에서 노래·춤·공작·게임 등으로 어르신들의 여가활동을 도왔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냉·난방시설은 물론 공기청정기, 에어컨, TV·냉장고, 정수기 같은 가전제품도 모두 갖춰놓아 특별히 부족한 건 없다. 시에서 고가의 한궁을 530개 전 경로당에 보급해주었다. 어르신들이 한궁 실력을 열심히 연마해 작년 전국노인건강대축제 한궁 부문에서 여성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 많은 경로당을 어떻게 관리하나.

“안동시 24개 읍․면․동 분회가 해당 지역의 경로당 회장을 관리한다. 그리고 경로당 회장의 노인지도자 역량강화교육을 통해서도 운영 능력을 배가시킨다. 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매년 1박2일 간 150명씩 3회로 나눠 선비문화수련원과 인문정신연수원에서 합숙하며 교육을 받는다. 수준 높은 강사 모셔다가 강의도 듣고 개인지도도 받고 마음가짐도 배운다. 그분들이 받은 교육을 경로당 운영에 반영한다.”

-운영의 어려움 점은.

“크게 어려움은 없다. 어르신들이 다 훌륭한 분들이라 자발적으로 이웃돕기 성금도 모아주고 봉사도 잘 하고 계신다. 경로당 회장과 총무가 열심히 봉사해도 간혹 따지고 드는 회원이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며 시간이 좀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교육이 활성화 된 것 같다.

“노인대학과 실버문화정보교육원의 인기가 높다. 제가 처음 노인대학을 맡았을 때 50명이었다가 계속 증가해 현재 80명이다. 노인대학의 특별활동반이 2008년 실버문화정보교육원으로 개편돼 올해 13회째를 맞는다. 요가·게이트볼·한궁 등 여러 동아리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은물결댄스동아리가 지난해 5월에 열린 영천시장배 전국댄스스포츠시니어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시청의 협조가 잘 되고 있는지.

“안동시장께서 적극 도와주신다. 83억원을 들여 새로 지은 노인종합복지관이 지난 2월에 완공됐다. 어르신을 섬기는 마음이 남다른 시장께서 복지관이 잘 운영돼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앞으로 우리 지회가 위탁 받아 시장의 뜻이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김동량 안동시지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새로 준공한 노인종합복지관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김 지회장 왼편이 서광수 사무국장.
김동량 안동시지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새로 준공한 노인종합복지관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김 지회장 왼편이 서광수 사무국장.

노인종합복지관은 지하 1층, 지상 5층의 연면적 3777㎡(약1150평)에 컴퓨터·탁구·요가·헬스 등 취미·운동교실과 노래방, 샤워시설, 식당, 사무실, 대강당, 노인대학 교실 등을 갖췄다. 

김 지회장은 “제가 복이 많은 편인지 취임한지 얼마 안 돼 새로 지은 복지관으로 이전하게 됐다. 봉사정신이 몸에 밴 지회 직원들이 늘 협조의 자세로 성실히 근무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량 지회장이 오고 나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경로당 회원으로 가입하는 일도 생겼다. 김 지회장은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봉사하는 삶이 젊은이들로부터 존경도 받고 진정으로 잘 사는 길이라고 기업체 사장을 지낸 분을 비롯해 학교장, 교육장, 시장 등 관리직에 계셨던 분들을 설득해 회원으로 유도했다”며 “그분들이 또 다른 훌륭한 분을 모셔온다”며 웃었다.

-노인일자리는 상황은.

“학교청결도우미, 버스승강장관리, 낙동강생태지킴이 등 공익형 일자리에 6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민간취업 부문 성과도 좋다. 작년 경우 목표량 96명의 165%를 달성해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화재 발굴, 아파트 경비가 주류를 이룬다.”

김동량 지회장은 안동에서 나고 자랐다. 안동 교대를 나와 40여년 교직생활을 거쳐 상주교육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안동대학교 총동창회장, 안동시지회 노인대학장, 경북연합회 노인지도자대학장을 지냈다. 

안동시 인구는 16만여명, 노인인구는 3만7000여명이다. 안동시지회는 24개 읍·면 분회, 530개 경로당을 두었고 회원은 2만4000여명이다. 

-노인회와 인연은.

“안동시지회 전임 지회장 역시 안동교육장 출신으로 평소 존경하는 분이다. 그분이 지회 노인대학장으로 있다가 지회장이 되면서 노인대학장 자리에 저를 앉혔다.”

김 지회장은 노인대학을 크게 발전시켰고 2년을 더 봉사했다. 전임 지회장이 경북연합회장 선거 출마로 사퇴하면서 공백이 생긴 지회장 선거에 나섰다. 김 지회장은 “당시 다수의 후보가 출마의사를 밝혔으나 제가 나온다는 걸 알고는 모두들 포기했다”고 말했다.

-안동시는 어떤 곳인가.

“나라가 위기일 때마다 안동의 역할과 존재가 빛났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 내려와 70일간 머물 때 잘 모셨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이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 안동이기도 하다. 또 안동 출신의 석주 이상룡 선생(1858~1932년)이 만주임시정부에서 대통령격인 ‘국무령’을 지낸 역사적 사실도 있다.”

-안동의 ‘선비 정신’이 잘 알려져 있다.

“퇴계 선생 등 많은 선비를 배출한 고장으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이다. 그런 연유로 안동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남달라 어디를 가든 안동에서 왔다고 하면 보는 눈빛이 달라진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르신들이 행복한 삶을 살도록 유도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도움이 되고자 한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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