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자회사 하석태 사장, 고발직원 색출‧폭언…왜
코레일자회사 하석태 사장, 고발직원 색출‧폭언…왜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08.26 15: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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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 시절부터 법카 긁기 회자? 커피이용권부터 음주, 관용차량 개인유용 의혹
코레일네트웍스 노조 “하석태 사장, 전임 사장보다 법인카드 부정 사용 더 심해”

하 사장, 내부고발직원에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회사 떠나게 하겠다”, “암적인 존재”지칭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 하석태 신임사장의 내부고발직원에 대한 폭언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공공기관의 도덕성 신뢰에 균열이 가고 있다. 최초언론보도 당시에는 전임사장의 법인카드 부정사용에 대한 하 사장의 내부 고발자 색출이 쟁점화 됐다. 하지만 하 사장이 본부장 시절부터 ‘법카 긁기에 달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코레일네트웍스 하석태 신임사장(사진)의 내부고발직원에 대한 폭언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본부장 시절부터 ‘법카 긁기에 달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사진=코레일네트웍스 홈페이지 캡처)
코레일네트웍스 하석태 신임사장(사진)의 내부고발직원에 대한 폭언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본부장 시절부터 ‘법카 긁기에 달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사진=코레일네트웍스 홈페이지 캡처)

“사업비 사용 전부,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해야 법인카드 부정사용 막을 수 있습니다. 코레일과 코레일네트웍스가 서로 짬짜미해서 봐주고 있는데 감사라는 게 의미가 있겠습니까?”

[백세시대]가 통화한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서재유 지부장은 코레일네트웍스 임직원의 법인카드 부정사용은 이미 만연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직원들의 업무지원과 사기 진작을 위해 쓰여야 할 운영비가 매월 수천만원씩 몇몇 임직원의 술자리와 식대, 개인물품과 선물 구입에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코레일네트웍스의 모회사 격인 코레일이 부조리의 원인으로, 이런 코레일이 감사를 맡는 다는 것 자체가 ‘아전인수 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코레일네트웍스는 강귀섭 전임 사장의 법인카드 사적유용으로 한차례 도마에 올라 곤욕을 치룬 바 있다. 강 전 사장은 가족 여행이나 외식, 하다못해 담배 값, 집 근처 정육점서도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2년여 동안 7천여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전 사장은 이 일 이후 해임됐다.

서 지부장은 “지금껏 보도에 따르면 전임 사장을 고발했다는 데 하 사장의 불편함 정도로 보이지만, 사실은 하 사장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의 재구성…취임 당일 ‘온화’, 하루 만에 ‘격노’ 왜

하 사장은 강 전 사장 해임 이후, 지난 8월 10일 코레일네트웍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리고 8월 12일 14시 대표 자격으로 각 조직의 팀장과 처장 30여명을 대회의실에 모이게 했다. 여기서 하 사장은 앞으로 제보나 외부투서 등 이전에 내부고발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손바닥 뒤집듯 하 사장은 바로 다음 날인 13일 강 전 사장의 법인카드 부정사용을 고발한 직원협의회 대표 S씨를 사장실로 불러 온갖 폭언을 퍼붓는다. “본인의 업무가 뭔데 그런 거(임원들 카드내역)까지 관심을 가져?”라면서 “인마”, 이XX“등 녹음된 음성파일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에 대해 서 지부장은 “S씨가 강 전 사장뿐 아니라 하 사장을 비롯한 측근들의 법인카드 사용 조회사실을 알고 단번에 태도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코레일네트웍스 관계자도 “하 사장이 S씨에 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회사를 떠나게 하겠다고 했다. 그간 행적을 다 털어서라도 책임을 묻고 회사 최고 징계 수위를 내리겠다고요.” 하 사장은 심지어 S씨를 “회사의 암적인 존재”, “쓰레기”라고 지칭했다는 것이다. 

사내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경영상의 위기감을 느껴 경비와 원가를 절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코레일 네트웍스만 방탕하게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사진은 코레일네트웍스 인트라넷 댓글. "법카를 용돈으로 아는데"라는 의견이 눈에 띈다.(사진=제보자)
사내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경영상의 위기감을 느껴 경비와 원가를 절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코레일 네트웍스만 방탕하게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사진은 코레일네트웍스 인트라넷 댓글. "법카를 용돈으로 아는데"라는 의견이 눈에 띈다.(사진=제보자)

버섯 세트 구매부터 커피이용권까지 ‘사사건건’…관용차량 사적유용도

하 사장의 법인카드 사적사용은 과거 본부장 시절부터 회자됐다. 사내 관계자에 따르면 “하석태 본부장은 본인은 깨끗한 것처럼 행세하지만 오히려 방만하게 사용한 게 더 많다”면서 “설‧추석 명절 때 직원을 시켜 지인 업체로부터 버섯세트를 대량으로 구매해 본인의 지인들에게 뿌리고 나머지를 선심 쓰는 척 본사 처장들한테 나눠준 적이 있다”고 제보했다.

뿐만 아니라 하 사장은 본부장 시절 아침식사는 물론이고 삼세세끼 법인카드 사용은 물론, 후식으로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한 달 내내 이용권을 끊어 이용하는 등 회삿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고, 매일 저녁 지인이나 직원들을 불러 음주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보자는 하 사장이 관용차를 사적인 시간에 개인적인 일정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본사 처장들 역시 별반 다를 바 없다”면서 “공공기관들이 경영상의 위기감을 느껴 경비와 원가를 절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코레일네트웍스만 방탕하게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불법사찰’ 막겠다?…제왕적 권한의 사장, 막을 수 있나

하석태 사장은 지난 24일 반박 기사를 통해 “최초 보도한 언론사가 왜 직원에게 격노했는지 한 번도 묻지 않고 악마의 편집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하 사장은 “대표이사로서 불법적인 직원 상호 간의 불법 사찰을 반드시 근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고발은 환영하지만 그 방법이 잘못됐다면서 ‘불법 사찰’이라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내부 관계자는 “이전과 같이 법인카드 부정사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임원의 카드내역 조회를 막아버린다면 사실상 작동할 수 있는 제어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 지부장은 “질병관리본부의 경우 사업비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사업비나 운영자금 사용 내역은 비밀에 부칠 것이 아니라 명명백백 공개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불법사찰’이라는 표현 그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코레일이 지난 3일부터 코레일 네트웍스의 법인카드 사용 감사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이는 신뢰할 수 없다”면서 “코레일이 지금껏 자회사격인 코레일네트웍스의 모든 것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도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은 수직관계를 이용해 코레일네트웍스의 임직원에게 충성을 요구하고, 지시하는 업무수행만 충실히 하면 자리를 보장하는 상부상조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코레일네트웍스 관계자는 지난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하석태 사장 추가 인터뷰 말고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서재유 지부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사업비나 운영자금 사용 내역은 비밀에 부칠 것이 아니라 명명백백히 공개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있었던 청와대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사진=공공운수노조)
서재유 지부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사업비나 운영자금 사용 내역은 비밀에 부칠 것이 아니라 명명백백히 공개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있었던 청와대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사진=공공운수노조)

하 사장의 ‘불법 사찰 근절’ 발언과 관련해서는 “법인카드 모니터링은 재무관리처가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일반 직원은 갑질 신고센터나 청년 신문고, 고객의 소리를 활용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존 재무관리처가 그동안 임직원들의 부정 행태를 왜 잡아내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한편, 갑질 신고센터와 청년 신문고, 고객의 소리는 일반 민원신고 창구다. 전문가들은 코레일네트웍스가 내부고발을 억제하려한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왜 격노하고 고성을 질렀나

한편 하석태 사장은 이번 이슈가 불거진 이후 노조와는 다소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해당 직원에게 요구한 것은 일체 기밀유출에 대한 '소명서'이지  사표가 아니었다"면서 "수년간의 해당 직원의 기밀유출과 불법 녹음에 있어서 불법 여지가 있으면 언론 보도와 별개로 내부 규정과 법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공개된 음성파일에 관해서는 "내부 정화시스템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외부기관들에 고발을 택했다는데 대해, 전직원을 불법사찰했다는 것에 대하여 섭섭함이 있었나보다"라면서 "저도 모르게 그 젊은 친구에게 과도하리 만큼 고성을 질렀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조직과 사람들이 다쳤다는 참담함에서 비롯되었다해도 저의 인격 수양 부족 때문"이라면서 "당사자에게 정중히 사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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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227 2020-08-26 17:22:57
2년동안 본부장 하고 다시 대표이사로 와서 더 있겠단다. 코레일 자회사 임원 자리 해보니 엄청 좋았나보다. 연봉 1억 넘고, 법카로 세끼 밥 다 먹고, 디저트에 저녁엔 술도 먹고, 지인들에게 한 턱씩 쏘고, 관사에서 살고, 관용차 타고...완전 꿀 빠는 자리니 어떻게든 버티려고 하는거 같다. 그러면서 코레일 말만 잘 듣고 직원들 착취에만 앞장서니 그만 나갔으면 좋겠다. 진짜 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