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게실염, 돌출된 주머니에 이물질 끼어 염증
대장게실염, 돌출된 주머니에 이물질 끼어 염증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8.28 15:08
  • 호수 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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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게실염의 증상과 치료
대장게실염은 대장의 바깥쪽으로 돌출된 주머니인 게실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변비나 노화 등이 원인이 되어 게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대한의학회
대장게실염은 대장의 바깥쪽으로 돌출된 주머니인 게실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변비나 노화 등이 원인이 되어 게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대한의학회

노화로 인한 장기 근육 퇴화와 육류 위주 식습관이 주요 발생 원인

통증, 복부팽만 등 나타나…항생제로 대부분 치료, 반복 재발 땐 수술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구로구에 사는 고 모 어르신(70)은 정기검진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다가 대장게실염을 발견했다. 고 어르신은 복통과 복부 불편감 등 증상이 잦아 고통을 겪었다. 변비로 인한 증상으로만 생각해 변비약만 먹고 말았는데, 내시경 검사 결과 대장게실염 진단을 받은 것이다. 

게실은 위나 소장, 대장 등 장기에서 바깥쪽으로 불룩하게 돌출된 비정상적인 작은 주머니를 말한다. 대장게실염은 대장 쪽에 돌출된 주머니에 생긴 염증이다. 게실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게실 안에 변과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게실염 환자는 2010년 3만2317명에서 2019년 5만9457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고단백, 고지방, 저섬유질 음식을 주로 섭취할 때 많이 발생된다. 

◇노화와 변비 등으로 발생

대장게실염은 크게 진성 게실과 가성 게실로 나눌 수 있다. 대장벽은 점막층과 점막하층, 근육층으로 구분하는데, 근육층을 포함한 장벽 전체가 돌출돼 주머니를 형성하는 경우를 ‘진성 게실’이라고 부르고, 돌출되는 대장벽이 점막과 점막하층에 국한되는 경우를 ‘가성 게실’이라고 부른다. 

진성 게실은 선천적으로 발생하며 동양인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또 주로 한 개의 게실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대장의 오른쪽 부분에 많이 생긴다. 

가성 게실은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여러 개의 게실이 나타나며 주로 대장의 왼쪽 부분에서 발생한다. 서양인에게서 흔히 나타나는데,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동양인에게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대장게실염은 나이가 많아지면서 동맥경화가 진행돼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과 장관의 근육 사이에 틈이 생기고 차차 넓어지면서 발생한다. 또 장 점막이 탈출해 게실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변비 등으로 인해 대장이 과도하게 수축되면 대장 내 압력이 증가하면서 대장 벽의 약해진 부분이 주머니처럼 부풀어 올라 게실이 생기기도 한다. 

성무경 건국대학교 외과 교수는 “육류 위주의 저섬유질 식사를 하면 대변의 양이 적고 응집되어 대장이 과도한 분절운동(장 내용물이 섞이고 수분을 흡수하는 운동)을 하게 된다”며 “이때 내압이 증가하게 되면서 게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기 줄이고 야채 많이 먹어야

대장게실염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특징이 있다. 오른쪽 부분에 발생하는 대장게실염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기고 염증도 적은데 왼쪽 부분에 발생한 것은 광범위한 염증과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대장이 엎어진 ‘ㄷ자’ 모양인데 변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해서 직장과 가까운 왼쪽 부분이 변과 접촉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이다. 또 왼쪽 부분은 변을 밀어내기 위해 연동운동을 활발히 하는데, 변비가 있거나 음식물이 적으면 운동량이 늘면서 내부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대장게실염 발생 초기에는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거나 국소적 복통과 미열이 생길 수 있다. 또 통증과 함께 가스로 인한 복부팽만이 동반되기도 하고, 변비 등 배변 습관 변화나 오한이 생기기도 한다. 염증 크기나 정도에 따라 증상이 심해질 수 있는데, 게실 내 소혈관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손상되면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대장게실염 진단을 위해서는 내시경이나 조영술을 시행해야 한다. 게실염 때문에 발생한 합병증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전산화단층촬영술(CT)이 필요하다. 

대장게실염 치료는 항생제 치료부터 시작한다. 항생제로 염증을 조절하고 안정적인 생활과 금식이나 가벼운 식사 등을 통해 장을 쉬게 하는 것이다. 

약 70%의 대장게실염 환자는 약물을 통해 염증을 치료할 수 있다. 다만 게실염 증상이 심하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 게실염에 의한 합병증인 농양이 생기거나 복막염, 다량의 출혈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수술 등의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대장게실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미나 쌀눈, 납작보리 등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잡곡을 먹는 것이 좋다. 과일이나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한다. 또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연욱 고대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게실염은 좋은 식습관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신체 활동을 활발히 해야 한다”며 “올바른 배변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고, 비만과 흡연은 게실염 합병증 발생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체중 감량과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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