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47. 후비루증후군과 감기의 차이점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47. 후비루증후군과 감기의 차이점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9.0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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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기침, 가래, 콧물이 나온다면? 또 목이물감이 있다면? 많은 사람은 감기를 의심한다. 실제로 진단하면 감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목구멍에 뭔가 걸린 느낌이 계속 되거나, 침을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느낌이 들면 후비루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기침, 가래, 콧물, 목이물감을 동반하는 후비루는 감기와 증상이 흡사하다. 따라서 후비루를 감기로 착각하는 경우도 흔하다.

감기는 200여 종 이상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계의 감염 증상이다. 감기는 갑자기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심한 콧물과 코막힘이 오고, 열과 두통이 동반되는 수가 많다. 증상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종일 계속되다가 5~7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호전된다. 대부분 길어도 보름을 넘기지 않고 자연 치유된다.

후비루는 코나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산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이다. 콧물이 후비루나 인두를 자극해 이물감을 느끼게 한다. 부비동염, 비염, 약물, 위산역류, 해부학적 이상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후비루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원인 질환을 찾지 못하면 후비루증후군으로 표현한다.

코에서 하루에 300~600mm씩 생성되는 분비물은 점막을 부드럽게 하고 코의 감염을 막아준다. 분비물이 정상 이상으로 증가하면 끈끈해져 목에 고이거나 코 뒤로 넘어가게 된다. 목 뒤로 넘어가는 노폐물은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 냄새를 풍기는 질소화합물이 분비되어 심한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감기와 후비루증후군의 주요 차이점은 끈적임과 열이다. 감기는 콧물이 매우 맑다. 물처럼 줄줄 흐르거나 가볍게 피부를 적신다. 감기의 일부는 콧물 자체가 진한 농으로 구성돼 있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도 후비루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후비루증후군의 콧물은 매우 끈적인다. 감기는 또 열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후비루증후군은 열이 나지 않는다.

사실 감기와 후비루증후군은 밀접한 관계다. 후비루는 주로 비염이나 부비동염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 그런데 코나 편도 주위의 염증을 일으킨 감기가 악화되면 후비루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감기의 열이 다 떨어진지 한두 달이 지났어도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킁킁대면 만성 비염 진행을 의심할 수 있다.

후비루증후군이 있으면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먼지가 많고 공기가 탁한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질 높은 수면으로 몸의 면역력 저하를 막는 것도 포인트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적 치료는 약화된 폐(호흡계), 비(소화계), 신(내분비계) 기능을 강화시켜 면역기능을 상승시키는 방법이다.

비염과 축농증 등 선행 질환은 우선 치료 후 코 안의 염증과 점막 내 부종 및 노폐물을 제거한다. 다음에 해당 장부의 열을 내리고 기혈을 순환시켜, 몸의 체질을 개선하는 등 면역력을 높여 후비루증후군 증상들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치료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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