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제언] “정부와 의협에 바랍니다”
[대한노인회 제언] “정부와 의협에 바랍니다”
  • 김광홍 대한노인회 중앙회장 직무대행
  • 승인 2020.09.04 10:47
  • 호수 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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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정원 확대’ 물러서고, 의사들 병원 복귀를

동네병원도 환자 안 받아…노인들 가장 큰 피해 입어 

김광홍 대한노인회 중앙회장 직무대행
김광홍 대한노인회 중앙회장 직무대행

[김광홍 대한노인회 중앙회장 직무대행]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모두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인들은 가족과 이웃으로부터 소외된 채 고달픈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세 자리 수로 늘고 위·중증 환자의 40% 이상이 노인이라는 수치가 보여주듯 노인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는 치명적입니다. 

무더위 쉼터로 겨우 문을 열었던 전국의 경로당도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휴관에 들어가 노인들이 마땅히 갈 데마저 없어져 답답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판국에 의사들의 집단휴진으로 동네병원조차 환자를 받지 않아 당장 몸이 아프고 질환을 가진 노인들은 치료를 받지 못해 건강에 큰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고통과 두려움을 겪는 전국 800만 노인을 대신해 정부와 의사협회에 간절히 호소하는 바입니다.

정부 당국과 의사협회가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은 채 갈등하고 한편으로는 정치적 투쟁으로까지 번지는 작금의 대치 상황을 보는 노인들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좌지우지하는 양 기관의 분열과 대치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쪽은 국민, 특히 노인들이란 사실을 모르시는지요. 

많은 노인들이 대사성질환을 갖고 있으며 거의 매일 병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암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다급한 환자도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의사 수 확대, 지역의사제,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같은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오늘의 위급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도외시하는 의사협회의 행동은 설득력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저희 노인들이 의사 여러분에게 원하는 건 집단휴진을 당장 멈추고 병원으로 돌아와 달라는 그것뿐입니다. 여러분의 요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된 이후에 논의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쳐 이 전대미문의 고약한 바이러스를 물리쳐야 할 때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파업을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이며 어느 누구의 지지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정부도 이번 사태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의사협회는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정책 추진을 철회하고 원점으로 돌아가 재논의하겠다는 말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들이 정부의 약속을 믿고 단체행동을 풀 수 있도록 대화와 설득을 이어가주시기를 부탁합니다. 물론 정부로서도 지역, 계층 구분 없는 국민 모두를 위한 공공의료복지서비스제도를 정착시켜야할 책임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희생 당하고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주시기를 기대하며, 이번 사태로 인해 의사 한 분이라도 처벌 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불철주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정부 당국과 의사협회에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선진국조차도 우리의 코로나 사태 대처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 K-방역은 의사 여러분이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임을 국민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집단휴진으로 인해 그간 여러분이 쌓아온 헌신적인 희생과 성과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을 결코 원치 않습니다. 

우리 노인들은 어느 한 쪽의 승리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정부를 이기는 의사, 의사를 이기는 정부는 올바른 나라가 아닙니다. 정부 당국자도 의사도 만족해하는 그런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대하며 더 이상 노인이 희생을 강요당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의사 여러분, 하루속히 집단휴진을 멈추고 현업에 복귀해 병상에서 신음하는 노인들을 따스한 생명의 손길로 보듬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정부 당국자도 이번 일을 계기로 신뢰감을 회복하고 더 나은 의료복지정책을 폄으로써 국민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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