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빌보드 완전정복 한 ‘방탄소년단’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빌보드 완전정복 한 ‘방탄소년단’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9.04 14:11
  • 호수 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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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타고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당시 미국에 진출한 싸이는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빌보드 ‘핫100’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싸이의 기세는 맹렬했지만 7주 연속 2위에 머무르며 1위 고지를 찍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9월 1일 코로나19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대한민국에 뜻밖의 낭보가 전해졌다. 이미 각종 기록을 세우며 세계 최고 인기그룹의 반열에 올라선 BTS(방탄소년단)가 싸이가 넘지 못한 벽을 허물었다는 소식이었다.

방탄소년단이 최근 발표한 ‘다이너마이트’를 통해 미국 최고 인기곡들이 격돌하는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의 고지를 점령했다. ‘핫100’ 1위에 오른 것은 한국 가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가수로는 1963년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에 이어 두 번째다.

‘핫100’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을 집계하는 차트다. 주류 팝 음악의 인기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적인 차트로 꼽힌다. 앨범 순위를 집계하는 ‘빌보드200’과 빌보드의 양대 차트로 꼽히지만 대중적 인기도를 더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핫100’이다. ‘빌보드200’은 앨범 판매량과 스트리밍(인터넷에서 음악‧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 횟수로 집계하는 데 비해 ‘핫 100’은 음원의 스트리밍 실적과 판매량에 라디오 방송 횟수가 합쳐진다. 즉, 일반 대중에게 전달되는 인기가 더해지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200’에선 2018년부터 앨범 네 장을 연이어 1위에 올려놓았으나 ‘핫100’에선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더뎠던 이유이다. ‘핫100’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4집 타이틀곡 ‘온(ON)’의 4위였다. 

이번에 발표한 ‘다이너마이트’는 방탄소년단의 첫 영어가사 노래인 데다 상대적으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디스코 팝으로 일반 대중과의 접점이 커진 것이 1위를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발매 첫주에 ‘핫100’ 정상에 선 것도 주목할 만하다. 역대 빌보드에서 발매 첫주에 ‘핫100’ 1위로 진입한 곡은 총 42곡에 불과했다. 마이클 잭슨과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아델 등 대중음악계의 전설들만 가능했던 성적이다.

방탄소년단은 그간 대중음악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그래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꿈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이 역시 꿈으로만 그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차기 그래미상 후보로 방탄소년단이 거론되고 있다. 

변방이었던 K팝을 세계 주류로 끌어 올린 방탄소년단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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