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노인대학이 필요한 이유
[백세시대 / 기고] 노인대학이 필요한 이유
  • 변광수 경남 합천군지회 노인대학장
  • 승인 2020.09.04 14:18
  • 호수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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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수 경남 합천군지회 노인대학장
변광수 경남 합천군지회 노인대학장

노인대학은 프랑스 교육학자 폴 랑그랑이 주창한 생애 교육론을 바탕으로 1973년 이후 평생 교육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어 1997년에 평생교육법과 노인복지법이 제정되는데 결국 노인 복지는 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인교육은 노인이 현대 사회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려는 욕구와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 즉, 새로운 경험과 인간관계를 통해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바람이 반영된 결과이다. 또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자아실현과 만족감을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고 지역 내 각종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며 인간관계에서 영향력을 가지고자 하는 욕구도 포함돼 있다.

대한노인회 합천군지회 노인대학은 ‘노년을 활기차게, 아름답게, 명예롭게’라는 학훈을 앞세워 노인들의 지적인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인들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삶의 질을 높이는 취미와 여가생활을 만끽할 수 있도록 각종 강좌와 레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웃, 젊은이들과 허물없이 소통하며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고 어르신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특강도 틈틈이 진행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무리없이 해내기 위해서는 결국 건강이 중요하다. 노인대학에서는 건강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체력 증진을 위한 자기관리법 역시 교육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존적인 아닌 능동적이면서 활동적인 사람으로 변화시켜 노인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필자가 지난 가을에 겪었던 한 가지 일을 소개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어느 비 오는 날 2차선 도로에 차를 세워놓고 간단한 쇼핑을 하고 나오는데 한 자동차가 필자의 차 앞에 차를 세웠다. 그러더니 창문을 열고 거친 표현으로 필자에게 운전 훈수를 뒀다. 운전자는 40대가 채 안 되는 젊은 사람이었지만 필자는 그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혀 사과를 했다. 

그런데 이후 뜻밖의 일이 발생했다. 운전자가 내려서 필자에게 다가와 무릎을 꿇고 “어르신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면서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다. 황당하면서도 고맙고 대견해 운전자와 화해하고 웃으며 헤어졌다. 이때 필자가 먼저 사과하는 대신 나이를 앞세워 버럭 화를 냈다면 어떻게 됐을까. 영락없는 꼰대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노인대학에서 가르치는 대로 행동한 결과 ‘꼰대’가 아닌 ‘어르신’이 될 수 있었다. 작은 에피소드이지만 노인대학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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