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대전 유성구지회 송림마을2단지아파트 경로당, 회장과 사무장이 모두 박사…열정도 최고
대한노인회 대전 유성구지회 송림마을2단지아파트 경로당, 회장과 사무장이 모두 박사…열정도 최고
  • 김순근 기자
  • 승인 2020.09.04 15:03
  • 호수 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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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박사가 운영해 화제가 되고 있는 송림마을2단지아파트 경로당. 왼쪽부터 장미화 관리사무소장, 민남식 회장, 양종석 전 회장(지회 부지회장), 김금자 총무, 김동권 사무장.
두 박사가 운영해 화제가 되고 있는 송림마을2단지아파트 경로당. 왼쪽부터 장미화 관리사무소장, 민남식 회장, 양종석 전 회장(지회 부지회장), 김금자 총무, 김동권 사무장.

민남식 회장은 행정학 박사, 김동권 사무장은 공학박사 

두 사람 모두 색소폰 연주자…“재능·경험 경로당에 다 쏟겠다”

[백세시대=김순근기자] 박사 회장에 박사 사무장이 운영하는 경로당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회장과 사무장이 모두 박사학위를 갖고 있어 국내 경로당 중 최고 수준의 학벌을 자랑하는 이곳은 대전시 유성구지회 노은2동 송림마을2단지 아파트 경로당이다. 

행정학 박사인 민남식 회장(72)이 지난 6월 17일 회장이 되면서 1년 전부터 사무장을 맡고 있는 공학박사 김동권 사무장(71)과 함께 운영진이 모두 박사로 채워졌다.

민 회장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30여년간 근무했다. 퇴직 후 대전평생교육센터 예술분야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 대한민국갑자서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평생교육센터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는 등 다방면에서 열성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경로당 살림을 맡은 김동권 사무장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35년간 근무했다. 밝고 쾌활한 성격에 친화력이 좋은데다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과 능력으로 경로당 운영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어 회원들로부터 “박사가 하니 다르네”라는 말을 듣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전임 회장에 발탁돼 

두 사람의 공통점은 박사 외에도 색소폰이 있다. 민 회장은 취미로 색소폰을 배운지 올해로 13년째이며, 김 사무장은 5년이 됐다. 두 사람 모두 어르신합창단의 색소폰 연주자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민 회장은 김 사무장이 색소폰 연주를 잘하는데다 활동적이어서 2019년 생긴 어르신합창단 창단의 공신이라고 칭찬하고, 김 사무장은 민 회장의 연주실력이 프로급이라고 추켜세우며 ‘형님먼저 아우먼저’ 하며 환상적 콤비플레이를 예고하고 있다.

80대가 대부분인 36명의 회원중 두 사람이 가장 젊은 것도 공통점이다. 김 사무장이 최연소인 71세, 민 회장은 그 다음인 72세이다.

발탁인재인 것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김 사무장은 1년전 회원이 되자마자 당시 양종석 회장(지회 부지회장)에 의해 사무장으로 발탁됐다.

민 회장은 5년전 이곳 아파트로 이사온 후 동대표를 하면서 이웃인 양 전 회장을 알게 됐다. 민 회장은 “많이 배우고 똑똑한 젊은층이 많이 회원으로 가입하도록 경로당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입회를 권유한 양 회장의 설득에 경로당을 찾았고, 지난 6월 회장 선거때 만장일치 박수로 회장이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경로당이 정상 운영될 때를 대비해 두 박사는 전임 회장의 업적을 바탕으로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전임 회장인 양 부지회장은 평범한 경로당을 범상치 않은 경로당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경로당 활성화의 기치를 내걸고 어르신합창단을 만들어 월 2회 요양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또, 전 회원이 매주 3회 아파트 주변 및 공원 청소하기 봉사를 통해 소통하며 화합을 다지는 등 경로당을 새롭게 변화시켰다.

경륜 살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두 박사는 전임 회장의 이같은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경로당 문화를 꽃피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민 회장은 “재능기부의 기회로 삼고 모든 경험과 재능을 쏟겠다”는 각오다. 민 회장은 회원들에게 틈틈이 인문학강의를 하고 지회 노인대학에서도 특강을 할 계획이다. 

그는 대한민국갑자서회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서예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시절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해 기념석에 ‘국방의 초석’‘이라는 휘호를 쓸 때 먹을 갈아준 것이 인연이 돼  1975년부터 취미로 서예를 배웠다. 

또 시도 즐겨 2013년 국제문인협회를 통해 등단을 해 동인지도 발간했다. 민 회장은 서예와 시에 능숙한 만큼 경로당 회원들 눈높이에 맞춰 서예와 시를 결부시켜 재능기부를 하는 방법을 고민중이다.

김동권 사무장은 활달한 성격답게 어르신합창단의 활성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18명으로 구성된 어르신 합창단은 민 회장과 김 사무장이 색소폰연주를 맡고 나머지는 모두 노래를 부른다.

김 사무장은 “80세를 넘긴 어르신들이 합창 연습을 아이들처럼 좋아하고 큰 즐거움을 느낀다. 무엇보다 나보다 못한 이웃을 위해 공연봉사를 한다는데 보람을 가져 자존감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코로나가 종결되면 노래강사를 초빙해 실력을 한단계 높혀나가겠다”고 밝혔다.

15년 역사의 송림마을2단지아파트 경로당은 이처럼  ‘노년이 즐겁고, 활기차고 그리고 건강하게’란 슬로건 아래 상호 존중하고 가족, 형제자매 같이 서로 신뢰하며 화기애애하게 운영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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