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왕건 스승 ‘희랑대사’ 조각상 국보 된다
태조 왕건 스승 ‘희랑대사’ 조각상 국보 된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9.04 15:05
  • 호수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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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공신모임 그림 병풍 등 보물 지정 예고

고려 승려의 모습을 조각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사진)’이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을 국보로, 15세기 한의학 서적인 ‘간이벽온방(언해)’과 17세기 공신들의 모임인 상회연(相會宴)을 그린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 병풍’을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한다고 9월 2일 밝혔다.

건칠희랑대사좌상은 신라 말∼고려 초 활동한 승려 희랑대사(希朗大師)의 모습을 조각한 것으로, 10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희랑대사는 화엄학(華嚴學)에 조예가 깊었던 학승(學僧)으로, 해인사 희랑대에 머물며 수도에 정진했으며,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는 데 큰 도움을 줘 왕건이 해인사 중창에 필요한 토지를 하사하고 국가의 중요 문서를 이곳에 두었다고 전해진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의 조사 결과 이 작품은 얼굴과 가슴, 손, 무릎 등 앞면은 삼베 등에 옻칠해 여러 번 둘러 형상을 만든 건칠(乾漆) 기법으로, 등과 바닥은 나무를 조합해 제작했고, 원형을 잘 간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은 “유사한 시기 중국과 일본에서는 고승(高僧)의 모습을 조각한 조사상(祖師像)을 많이 제작했으나 우리나라에는 유례가 거의 없으며, 희랑대사좌상이 실제 생존했던 고승의 모습을 재현한 유일한 조각품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신구공신상회제명지도(新舊功臣相會題名之圖) 병풍은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소장품으로, 1604년(선조 37년) 11월 공신이나 그 자손을 우대하기 위한 관청인 충훈부(忠勳府)에서 열린 공신들의 상회연 장면을 그린 기록화다.

한문을 국문으로 번역한 간이벽온방(簡易辟瘟方)은 1525년(중종 20년) 의관 김순몽, 유영정, 박세거 등이 평안도 지역을 중심으로 역병(疫病)인 장티푸스가 창궐하자 왕명을 받아 전염병 치료에 필요한 처방문을 모아 간행한 의학서적이다. 국립한글박물관 소장본으로, 1455년 을해년에 주조된 금속활자로 1578년 이전 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책은 병의 증상과 치료법을 설명하고, 전염병 유행 시 유념할 규칙 등을 제시한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 및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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