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 천안경우회노인자원봉사클럽 “경찰 경력 살려 통학 길 아이들 지켜요”
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 천안경우회노인자원봉사클럽 “경찰 경력 살려 통학 길 아이들 지켜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9.04 15:52
  • 호수 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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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 소속 경우회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학교 앞에서 교통질서 안내를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 소속 경우회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학교 앞에서 교통질서 안내를 하고 있다.

5년 전 경찰 출신 경우회 회원 20명으로 구성

보이스피싱 예방 전단지 나눠주며 홍보 캠페인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봉사 활동 수준이 아마추어를 넘어섰다. 교통안전질서, 노인사기예방·산불예방 캠페인 전단지가 그것을 말해준다. A4 용지에 간결한 제목과 세련된 디자인…전문가급이다. 예컨대 교통안전질서 홍보 전단지를 보면 ‘양보운전으로 교통사고 예방’, ‘속도를 줄이면 우리 아이가 보인다’ 등 무사고의 이치를 알려주는 핵심 내용과 앙증맞은 그래픽이 설득력이 있다. 

대한노인회 충남 천안시지회 소속의 천안경우회자원봉사클럽은 활동 초기부터 이 같은 전단지 4000장을 만들어 활동 시간에 시민들에게 나누어준다. 

교통안전질서 홍보전단지.
교통안전질서 홍보전단지.

손수 전단지 문안과 디자인을 한 송기문 클럽 코치(65·청수동)는 “한 장의 종이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모두 담으려면 글자 한 자, 그림 한 컷까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제가 정보계통 업무를 오래했고 지금도 인터넷 매체 ‘폴리스TV’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퇴직 경찰공무원들의 단체인 천안재향경우회(240여명) 회원들 가운데 노인회에 관심 많고 봉사를 희망하는 20여명이 2015년에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김동호(77) 클럽 회원이자 천안재향경우회 회장은 “새로운 것을 배워 봉사활동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구성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하늘의 축복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의 주 활동 장소는 천안서초등학교. 한 달에 두 번, 오전에는 자원봉사조끼에 경우회 띠를 두르고 피켓을 들고 교통안전 지도를 하며 낮에는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준다. 이들을 보는 아이들의 시선도 바뀌었다. 처음엔 어색한 분위기였으나 시간이 지나자 서로 얼굴을 알아보고 인사를 나눌 정도가 됐다. 자연스레 1·3세대 소통의 관계로 발전한 것이다.  

송명숙 천안서초 교장은 “할아버지들이 정문 앞에서 반갑게 아는 체를 하면 아이들이 평소보다 인사도 잘 한다”며 “어르신들의 봉사하는 모습을 통해 자연스레 인성교육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클럽 회원들은 아이들에게 인사를 받는 순간 봉사에 발을 들인 게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송 코치는 “집에만 있으면 멀쩡하던 몸도 아픈 것 같다”며 “어디 가서 봉사한다고 떳떳하게 말하는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충남연합회가 주최하는 15개 시·군 지회 노인자원봉사 사례발표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때 천안을 빛나게 했다는 점에서 성취감도 느꼈다“고 밝혔다. 

이 클럽은 작년 성과보고 및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들의 봉사 활동을 보는 현직 경찰관의 시선도 따뜻하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지구대장과 대원들은 이들을 대선배로 대우하며 봉사활동에도 종종 참여한다. 

이현우 천안 성정지구대장은 “은퇴 후에도 지역사회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고 힘을 보태는 선배님들은 우리 경찰관의 거울이자 가장 어른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유홍준 천안시지회장은 “천안시지회 소속의 13개 봉사클럽에는 과거 교사 출신들의 모임인 ‘삼락회’, 철도청 퇴직자들의 모임인 ‘철우회’ 등 공무원 경험을 살려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 중에서도 경우회노인자원봉사클럽은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단합도 잘 되는 클럽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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