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노인일자리회사 만든다
서울 금천구, 노인일자리회사 만든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9.11 10:51
  • 호수 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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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가 동작구와 성동구에 이어 지자체 출자 방식의 노인일자리회사를 설립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에서 근무하는 어르신이 사무실 방역을 진행하는 모습.
서울 금천구가 동작구와 성동구에 이어 지자체 출자 방식의 노인일자리회사를 설립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에서 근무하는 어르신이 사무실 방역을 진행하는 모습.

구에서 100% 출자, 10월 출범… 반려동물 간식 등 제조

동작‧성동구일자리회사는 사업 시작 2년 만에 흑자 전환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최근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2020년 고령자친화기업’ 목록에 눈길을 끄는 이름이 있다. 오는 10월 출범을 앞둔 금천일자리주식회사(이하 금천주식회사)이다. 서울 금천구가 100% 출자해 만든 시니어일자리회사로 성공 여부가 벌써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금천구 관계자는 “급격한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어르신 능력에 맞는 적합한 일자리를 개발하고 수익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어르신 복지와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와 성동구에 이어 금천구가 시니어일자리회사를 설립하면서 지자체 출자 방식의 노인일자리 창출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금천구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4개월간 타당성 검토용역을 진행하고 지난해 5월 금천구 출자·출연기관운영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금천주식회사 설립 준비를 시작했다. 

현재 주식회사 설립을 위해 2억9000만원의 자본금을 확보해 가산동 대륭테크노타운(12차)에 사무실, 교육장 등을 마련했고, 고령자친화기업 선정으로 3억원의 운영비를 확보했다. 출범 초기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반려동물 간식 제조(펫푸드) 사업과 공공업무 대행사업을 진행하고 매년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로 발굴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금천주식회사가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이하 동작주식회사)와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이하 성동주식회사)처럼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5년 지자체 100% 출자방식으로 만든 최초의 시니어일자리회사인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는 설립 첫해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무직 7명과 현장 근무를 할 노인 52명으로 운영됐다. 매년 꾸준히 사업을 조금씩 확장해나갔고 2017년 흑자로 전환, 9월 현재 만 61~73세 어르신 150여명을 고용하며 성공한 시니어일자리회사 모델로 자리잡았다. 

동작주식회사는 크게 3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청소사업(해피클린)으로 동작구 시설관리공단과 동작구청과 계약을 맺고 동작구청사,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 행정복지센터와 문화시설 도서관에 청소 서비스를 진행한다. 지난해부터는 소독과 방역도 시작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작주식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독과 방역 서비스의 경우 전년 대비 645%나 성장했다”고 말했다.

산타맘과 할미꽃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산타맘은 일종의 아이 돌봄 서비스인데 9월부터 노인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할미꽃은 할머니들이 만든 아름다운 꽃의 줄임말로 천연염색으로 스카프와 손수건 등을 제작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면 마스크를 제작, 기부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어르신들은 하루 5~6시간을 일하고 최저임금보다 많은 생활임금(1만523원)을 적용 받아 많게는 월 150만원 가량을 손에 쥔다. 기존 노인일자리보다 일하는 시간은 많지만 수입도 월등히 높아 채용 경쟁률이 6대 1이 넘을 정도로 치열하다.

산타맘으로 활동하는 박성찬(66) 씨는 “짧게 일하는 일자리를 찾다 구청에서 소개를 받아 시작했는데 손주를 키운 경험이 있어서 일 자체가 잘 맞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2017년 6월 설립된 성동주식회사는 성동구가 자본금 2억1000만 원을 출자해 이 회사의 지분 70%를 갖고 있다. 

나머지 30%(9000만 원)는 회계법인, 디자인회사, 건축사사무소 대표 등 8개 기관‧개인이 투자로 탄생했다. 

동작주식회사가 청소 사업으로 터를 닦았다면 성동주식회사는 음식 판매 등 가게 운영으로 사업모델을 설정했다. 서울의 인기 명소로 자리잡은 성동구 서울숲 언더스탠드에비뉴에 ‘엄마손만두 소풍’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 설립 첫해 69명에서 시작된 인원도 140명으로 늘어났다. 재무 상태도 좋아졌다. 2017년 1억4000만원 당기순손실을 봤지만 2018년 2억5000만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성장세로 돌아섰다.

현재 직영 카페(2개소)와 분식점(1개소)을 주요사업으로 시설관리, 기타용역 등 3개 분야 13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손만두를 제조하는 만두공장 ‘SD Food’를 오픈했다. 공장관리자 1명, 기술자 1명 외에 어르신 4명이 오전과 오후 교대로 근무하는 방식으로 손만두를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성동주식회사 관계자는 “수익을 내면 낼수록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다”면서 “지자체의 일자리 예산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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