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기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진해지회장 “지회 독립회관 마련하고 노인일자리 확대해 보람”
배신기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진해지회장 “지회 독립회관 마련하고 노인일자리 확대해 보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09.18 13:28
  • 호수 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인·군무원 출신 분회장·경로당 회장들 “탁월한 운영”

회원 대부분 연금생활자로 여유… 문화탐방 해외로 떠나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남 진해는 ‘해군 도시’이다. 그래서 노인회 회원 상당수가 예비역, 또는 군과 관련된 공무원(군무원)출신이거나 그 가족들이다. 이들은 연금생활자로 비교적 여유가 있다. 경로당도 그런 점에서 ‘생기가 돈다’. 배신기 대한노인회 경남 창원시진해지회장(79)는 “가을에 한 차례씩 가는 문화탐방을 일본, 베트남 등 해외로 나가기도 한다”며 “제주 여행에는 400명이 왕복 비행기를 타고 버스 10대로 섬을 돌았다”고 말했다.

지난 9월 14일, 창원시 진해구 충장로에 위치한 지회 청사에서 배 지회장을 만나 재임의 업적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배 지회장은 2018년 8월에 재임했다.

-코로나 대처는 어떻게 하고 있나.

“여기는 바다를 낀 청정지역이라 그런지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외지에서 온 사람이 걸렸다가 병원에 갔을 뿐이다. 코로나 무풍지대가 된 건 경로당 회원들의 철저한 방역 봉사 덕분이기도 하다.”

-회원들이 방역에 나섰다고.

“여명돌보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주민센터를 찾아가 소독약과 방역기를 달라고 해 직접 여좌동 일대 15개 경로당을 다니며 소독작업을 했다. 지회에도 두 차례나 찾아와 소독을 해줬다. 그뿐이 아니다. 분회장, 경로당 회장들이 코로나 초기 때부터 노인들 열 체크와 명단을 적어 관리를 했다. 타 지역에서 온 이들과 접한 회원은 일주일간 경로당에 나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자원봉사클럽의 활약이 대단하다.

“독거노인 집수리를 해주는 ‘이동사랑의봉사’ 행복나눔봉사단(코치 김수길) 경우는 현직 업자도 있다. 이들은 전기·목수·도배·미장·보일러 등 각 분야 별 전문가들로 장소와 날짜가 정해진 날은 현업을 뒤로 한 채 현장에 달려가는 훌륭한 분들이다. 최근 경남연합회로부터 3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 가옥 구조를 개선해주었다. 휠체어가 들어가지 않는 좁은 문을 확장해 방안까지 휠체어가 들어가도록 했고, 누전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큰 장애인 가옥에 방수공사도 해주었다.”

진해지회의 노인재능나눔사업 활동유형도 타 지회와 차별화 된다. 엔지니어 군무원 출신들이 경로당 전기배선 점검을 해주고 에어컨·선풍기·진공청소기 등 가전제품도 분해청소를 해 준다. 이런 분야는 일반 노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워 이들의 재능이 더욱 돋보인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분회 12개, 경로당 189개가 있다. 경로당의 반 정도가 아파트경로당으로 오래된 단지의 경로당은 장소 문제가 좀 있다. 현재 세대 수와 관계없이 무조건 경로당 하나씩만 지어야 하는 경로당 설치 법령이 그것이다. 여성회원들은 경로당에 나와 서로 잘 어울려 지내는 편이지만 남성회원은 그러지를 못해 외톨이가 되거나 경로당과 멀어진다. 남자경로당과 여자경로당을 각각 따로 지을 수 있도록 설치령이 개선돼야 한다.”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도 군 출신이 많은 지.

“해군사관학교, 신병·하사관훈련소, 정비창 등이 존재하는 진해의 구민 대부분이 군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했던 분들이다. 분회장의 50%, 경로당 회장의 30%가 군인, 군무원 출신이거나 그 가족이다. 경로당 회원의 40%가 연금생활자라 비교적 여유가 있다. 그런 이유로 경로당 사정도 나은 편이다. 자비를 들여 해외로 문화탐방을 나가기도 한다. 지회는 식사 정도만 제공한다.”

-지휘 계통에 있던 분들은 경로당도 잘 운영할 것 같다.

“맞다. 군인 정신이 몸에 배 철두철미하고 지회 지시도 잘 따르고 책임감이 강하다. 자원봉사나 재능나눔활동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경로당 회계 관리도 정확히 한다.”

배신기 창원시진해지회장(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배 지회장 왼편 문옥남 사무국장, 오른편 강호건 노인대학장.
배신기 창원시진해지회장(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배 지회장 왼편 문옥남 사무국장, 오른편 강호건 노인대학장.

-재임 2년째이다. 그간의 업적이라면.

“우선 지회 독립건물을 마련한 일이다. 2014년 당시 분회장으로 있으며 회관 가설계를 했고 짓는 동안에도 내부 설계를 수정하며 완공까지 관여했다. 노인회 소유의 땅에다 도·시비 27억원을 받아 건물을 지어 시에 기부채납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330평의 콘크리트 건물로 1층 사무실, 2층 대강당, 3층 소회의실, 체조실로 쓰고 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사업을 수행할 수 있어 좋다.”

두 번째 업적은 노인일자리 확대이다. 배 지회장이 오기 전에는 노인일자리가 미약했다. 현재는 노노케어, 경로당 청소, 급식도우미, 교육강사파견사업, 보육시설도우미사업 등 400개이다. 재능나눔활동사업 참여자 170명을 포함해 600개에 달한다. 

배 지회장은 “노인이 몸을 안 움직이면 없던 병도 생기고 사회관계망이 끊겨  외롭고 우울해진다”며 “노인일자리를 늘리는 건 지회장 선거 당시 공약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노인대학 활성화이다. 지회 병설 노인대학 학생 수가 450명으로 지회 규모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매주 1회, 지회 2층 강당에서 오전, 오후로 나뉘어 특강, 노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노인대학이 활성화된 배경은.

“제가 처음 왔을 때는 250명 수준이었다. 노인대학에 나오면 유익한 정보도 얻고 일자리도, 친구도 생기고 좋은 점이 많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학생 수가 급증했다. 수업이 있는 날에는 간식도 제공하고 입학·수료식 때는 시장도 참석해  성대하게 치르고 기념품도 드린다.”

배신기 지회장은 해군 정비창 군무원 생활을 33년 간 했다. 적은 나이로 사무관 시험에 합격해 최연소 반장이란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경로당 총무, 회장, 분회장을 거쳐 2014년 지회장 선거에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경로당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경로당에 가보니 담배 냄새에다 슬리퍼를 신고 다녀 앉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여러 경로를 통해 건축비 지원을 받아 구 건물을 허물고 1층은 남성, 2층은 여성이 쓰는 2층 건물을 지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회관을 지을 당시엔 좀 크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제는 경로당 수도 늘고 노인대학도 커지고 해서 비좁다. 좀 더 넓은 공간으로 이사를 했으면 해서 국회의원에게 요청 중이다. 그리고 진해에는 그라운드골프장이 없다. 이것도 임기 중에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자비 들여가는 문화탐방에 수백 명의 회원들이 선뜻 나설 만큼 여유로운 경로당을 둔 지회가 몇이나 될까”라며 “경남연합회산하 20개 시·군 지회 중 분위기가 제일 좋은 지회 중 하나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며 웃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