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연예계에 도박 망령 다시 부나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연예계에 도박 망령 다시 부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9.18 14:18
  • 호수 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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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연예계를 좀먹는 3대 범죄가 있다. 하나는 최근에도 빈번히 발생하는 음주운전이고 두 번째는 매년 한 두 명 이상이 저지르고 있는 마약범죄이다.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불법도박이다. 

9월 들어 일부 연예인들이 불법도박 범죄에 잇달아 연루돼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더 인기를 끄는 한 남성아이돌 그룹의 두 멤버가 원정도박을 한 사실이 밝혀져 입건됐고 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다른 개그맨이 불법도박장을 운영하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아이돌 그룹의 두 멤버는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판돈 700만~5000만 원을 걸고 바카라(어느 한쪽을 택해 9이하의 높은 점수로 승부하는 카드 게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불법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도박장 개설로 적발된 개그맨들은 2018년 초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도박장을 개설한 뒤 포커와 비슷한 ‘홀덤’ 게임 판을 만들어 수천만원의 판돈이 오가는 도박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도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 트로트 가수가 불법 스포츠토토를 했다고 고백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적게는 3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소액을 배팅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대중들에게 사과했다. 

또 코스닥에도 상장한 유명 연예인기획사를 이끌었던 Y모 전 대표도 원정도박 혐의로 최근 재판정에 섰다. 그는 2015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7회 출국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다른 일행과 함께 총 33만5460달러(한화 약 3억8800만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9월 9일 치러진 재판에서 검찰 측은 “Y 등 피고인 3명은 24회에 걸쳐 4억여원의 도박을, 임모 피고인은 2억4000만여원의 도박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공소 이유를 밝혔고, Y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Y 대표가 키워낸 모 가수 역시 비슷한 혐의로 현재 군사재판을 받고 있다.

도박은 당사자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지만 가족, 친지를 수렁에 빠트리기도 한다. 그리고 도박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불법도박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앞서 실수를 저지른 연예인들이 어떤 길을 걷게 됐는지를 빤히 보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은 연예인으로서 자격 미달이다. 죄값을 톡톡히 치르며 본인의 무지를 반성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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