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안심병원 3곳 중 1곳 치매 전문의가 없다
치매안심병원 3곳 중 1곳 치매 전문의가 없다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0.09.18 14:44
  • 호수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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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49개 전문병동… 인력 기준 충족은 8곳에 불과

강선우 의원 공개 자료서 드러나… “인건비 지원 기준 마련”

예산 739억원 투입하고도 치매안심병원 제 역할에 못해

강선우 의원
강선우 의원

전국의 국립요양병원에 설치된 치매전문병동(일명 치매안심병원) 3곳 중 1곳은 치매 관련 전문의를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안심병원 운영은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치매국가책임제’를 내세우며 추진한 대표적인 정책 가운데 하나다.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에서 최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전국공립요양병원에 설치된 치매안심병원 49곳 가운데 치매관리법상 운영인력 기준을 충족한 곳은 경북도립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 경기노인전문시흥병원 등 8곳으로 전체의 16.3%에 불과했다. 83%가 기준에 미달한 셈이다.

치매안심병원은 치매관리법에 따라 병원급 의료기관이 치매환자 전용 시설과 신경과·정신과 전문의 등 치매전문 의료진을 갖춰야 지정받을 수 있다. 시설은 병상 수 30~60개의 치매환자 전용병동, 4인실 이하 병실(요양병원은 6인실 이하), 프로그램실, 상담실 등을 갖춰야 한다.

의료 인력은 신경과·신경외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 1인 이상, 입원환자 2.5명(요양병원은 4.5명)당 간호인력 1인 이상, 정신건강간호사·노인전문간호사 중 1인 이상, 작업치료사 1인 이상 등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의 추진 의지에 따라 현재 치매안심병원은 전국 49곳에 이를 정도로 많이 늘었다. 복지부는 국비(591억원)와 지방비(148억원)를 합쳐 그동안 총 739억원의 예산을 들여 치매안심병원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시설만 갖추고 있을 뿐 치매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간호할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치매안심병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이번 자료가 보여주고 있다.

치매 관련 전문의가 단 1명도 없는 치매안심병원이 15곳이나 됐다. 충북 단양군립노인요양병원은 전문의·작업치료사·임상심리사·정신건강사회복지사 없이 간호인력 11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형편이다. 전남 공립무안군노인전문요양병원도 간호인력 8명과 작업치료사 1명, 임상심리사 1명으로 치매전문병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치매 전문의 확보는 2021년 10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료를 공개한 강선우 의원은 “치매국가책임제는 하드웨어만으로 완성될 순 없다”면서 “치매안심병원에서 충분한 전문인력이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강화하고 인건비 지원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종도 기자 jdch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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