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막염 초기엔 고열‧오한‧두통 등 감기 증상 비슷
뇌수막염 초기엔 고열‧오한‧두통 등 감기 증상 비슷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9.18 14:54
  • 호수 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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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막염의 증상과 치료
뇌척수막 또는 뇌막은 두뇌와 중추신경계를 둘러싸고 있는 3개의 막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경질막, 지주막, 연질막이 그것으로 이들을 통해 중추신경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뇌수막염은 이 부분에 바이러스나 세균 따위가 급성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뇌척수막 또는 뇌막은 두뇌와 중추신경계를 둘러싸고 있는 3개의 막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경질막, 지주막, 연질막이 그것으로 이들을 통해 중추신경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뇌수막염은 이 부분에 바이러스나 세균 따위가 급성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뇌 둘러싼 얇은 막에 염증…‘세균성’인 경우 항생제치료 서둘러야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많이 걸려…손 씻기 등 위생 철저히 해야 예방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구로구에 사는 강모 씨(66)는 몸에 오한이 나고 열이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감기약을 복용했는데도 고열이 계속되고 구토가 나오는 등 증상이 심해져 병원에 방문한 강 씨는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다.  

뇌수막이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을 가리키며 이 뇌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뇌수막염이라고 부른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변정익 교수는 “고열과 오한, 두통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쉽게 오해받는 질환”이라며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뇌염 등으로 진행돼 후유증이 생기거나 악화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침이나 가래, 콧물보다는 두통이 심하게 나타나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나눌 수 있는데, 뇌수막염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뇌척수액 공간으로 침투해 발생하게 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중 가장 흔한 원인은 에코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등이며, 그 외에 홍역 바이러스 등도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폐렴연쇄구균, 인플루엔자간균, 수막구균 등으로 인해 발생된다. 인플루엔자간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과거에는 소아에게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50세 이상 성인에게도 많이 발생되고 있다. 폐렴연쇄구균에 의한 뇌수막염은 젊은 연령과 40대 이후에서 많이 발생하게 된다. 

처음부터 뇌수막염에 걸렸다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뇌수막염 초기 증상은 속이 울렁거리고 토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감기나 편두통으로 생각하거나 체했다고 여기게 된다. 따라서 초기에는 동네 병원에서 감기약이나 소화제만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감기와 달리 기침이나 가래, 콧물 등의 증상이 거의 없다. 또 체했을 때와 달리 복부가 아픈 증상보다는 눈 주위나 머리가 유달리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변정익 교수는 “뇌수막염일 때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보다 고열과 오한 등의 증상이 더욱더 심하게 나타나며, 드물게 안면마비 등 국소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소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면 갑자기 걸음걸이가 불편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발성 기관의 기능 이상 때문에 말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는 구음장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지는 삼킴장애나 안면마비, 편측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후유증으로 인지기능 장애나 뇌전증(간질)을 남길 수 있다. 

◇면역력 약한 어르신 개인위생 철저히

뇌수막염 진행은 원인 균주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세균성 뇌수막염은 1~2일 이내에 급격하게 진행되며,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3~4일, 결핵성 뇌수막염은 1~2주일 정도에 걸쳐 느리게 진행된다.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척추천자라는 검사를 통해 뇌척수액을 검사해야 한다. 일반적인 피검사나 CT, MRI 등의 검사를 통해서는 뇌수막염의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척추천자 검사는 환자가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시행되며 10분 내외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래쪽 허리 부분에 주사를 찔러서 검사하기 때문에 뼈를 뚫고 들어가는 검사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허리뼈를 이루는 뼈 사이로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검사로 그다지 고통스럽지는 않다.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뇌척수액의 단백질이나 당의 농도, 임상 증상의 양상 및 경과를 종합해 추정한 후 백혈구 수치가 증가해 있고, 환자의 증상이 뇌수막염에 해당되면 뇌수막염으로 진단된다. 

뇌수막염의 치료는 염증을 일으킨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충분한 휴식과 수액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된다. 그러나 세균, 결핵균, 곰팡이, 기생충 등으로 인해 뇌수막염이 발생됐을 경우 적절한 시기에 항생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의식 저하, 경련, 마비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세균성 뇌수막염을 예방하려면, 원인균에 해당하는 백신을 접종하면 되지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감염에 취약한 어린이나 노인은 주의해야 한다. 기관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거나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감염된 사람의 콧물, 침 등의 타액이나 오염된 물건에 닿으면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뇌수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외출 후 집에 돌아와서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 잦은 외출은 삼가고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는 등 개인위생에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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