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성큼 다가온 로봇의 시대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성큼 다가온 로봇의 시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09.25 13:54
  • 호수 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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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하면 일손이 모자랄 것 같아서 서빙로봇을 3대 주문했어요.”

얼마 전 단골 칼국수 가게에 들렀다가 귀를 의심케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칼국수 집은 지역 내에서 맛집으로 유명한데 테이블이 10여개 정도뿐이어서 건물 밖에서 대기하는 손님이 훨씬 많았다. 심지어 코로나19 여파로 식당들이 힘들어진 상황에서도 이곳 만큼은 오전 10시부터 칼국수를 먹기 위해 줄을 서는 곳이었다. 이전하면 테이블 수가 대폭 늘어나고 기존 인원으로는 서빙이 감당이 안 돼 로봇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그런 게 있나 싶어 유튜브를 검색해보니 이미 많은 식당에서 사용하고 있었다. 서빙 로봇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실상은 주방에서 음식을 올려놓으면 로봇이 테이블까지 배달하는 수준이었다. 결국 손님이 직접 음식을 로봇에게서 테이블로 옮겨야 하는 방식이다. 비록 제한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로봇 상용화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후 대형마트에 방문했다가 이 서빙로봇을 발견했다. 식당에서와 달리 로봇은 주방용품을 생산하는 S사의 제품을 잔뜩 싣고 매장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며 제품 홍보를 하고 있었다. 기계음이긴 하지만 제품의 장점을 쉴 새 없이 읊으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제 눈앞에서 로봇을 보니 놀라우면서 한편으로는 서글퍼졌다. 사람이 하던 영역을 로봇이 대체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다가올지는 몰랐다.

지난 9월 17일 방영된 tvN의 ‘식스센스’에서는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치킨 가게가 소개돼 큰 주목을 받았다. 식스센스는 진짜 가게 두 곳과 가짜 가게 1곳을 살펴본 후 출연진이 무엇이 가짜인지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로봇 치킨이 가짜이기를 바랐지만 현실은 다른 가게가 가짜였다. 이외에도 커피를 제조하는 커피로봇도 여러 대학에 설치돼 있고, 로봇이 손님을 응대하는 식당들도 늘고 있다. 서빙과 달리 보다 정교한 작업을 요구하는 생활 현장에도 로봇이 투입된 것이다.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에 승리한 후 인공지능은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많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인공지능 스피커만 봐도 알 수 있다. 초창기 노래를 틀어주는 수준에 그쳤던 인공지능 스피커는 이제는 위급한 독거노인을 구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처럼 발전된 인공지능 기술까지 탑재한 로봇이 각 가정에서 가사도우미 역할을 하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사람과 로봇이 공생하는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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