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폐업 나 몰라라’…아모레퍼시픽, 온라인몰로 매출 ‘독식’
‘가맹점 폐업 나 몰라라’…아모레퍼시픽, 온라인몰로 매출 ‘독식’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10.08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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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따움, 전체 매출에 63% 그쳐…온라인 ‘물꼬’ 터져, 오프라인 ‘고사’
유의동 의원 “가맹점과 온라인시장 간 원칙 세워져야” 상생 주문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화장품 가맹업계 1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가맹점이 고사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한정된 파이에서 본사가 뒷짐만 진채 온라인 판매 채널 넓히기만 급급하고 상생방안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매출급감을 호소하며 집회를 열고 국회를 상대로 해결책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의결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서 회장은 고열이 난다면서 불출석 이유를 밝혔지만 정형외과 전문의 소견서를 제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사진)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며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가맹점과의 상생안 도출도 무산됐다.(사진=연합뉴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사진)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며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가맹점과의 상생안 도출도 무산됐다.(사진=연합뉴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며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가맹점과의 상생안 도출도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한 번도 국감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서 회장의 불참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분위기이다.

이날 유의동 의원(국민의힘)은 공정거래위워회(공정위) 자료를 인용해 아모레퍼시픽의 무책임한 가맹점 운영에 대해 지적했다. 유 의원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가맹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아리따움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63%만 아리따움 가맹점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37%는 쿠팡 등 온라인 마켓과 CJ올리브영 매장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전에는 가맹점에 공급돼 판매됐어야 할 37%가 가맹점이 아닌 다른 곳에서 팔린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화장품 가맹사업체 3곳(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의 가맹점 수는 2,257개로 전체 화장품 가맹점의 61%를 차지한다. 

이러한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 시장 확장으로 2018년말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 동안 아리따움은 306곳, 이니스프리는 204곳, 에뛰드는 151곳 등 총 661곳이 폐점했다.

2018년말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 동안 아리따움은 306곳, 이니스프리는 204곳, 에뛰드는 151곳 등 총 661곳이 폐점했다.(표=유의동의원실)
2018년말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 동안 아리따움은 306곳, 이니스프리는 204곳, 에뛰드는 151곳 등 총 661곳이 폐점했다.(표=유의동의원실)

가맹점 매출 급감은 서 회장이 지난 2019년 ‘전사적 디지털화’를 선언한 이후 급속도로 진행됐다. 이후 아모레퍼시픽과 그 외 계열사들이 온라인 시장(쿠팡 등)과 H&B매장(CJ올리브영 등)에 공격적으로 제품을 납품했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공정위가 가맹점과 온라인 시장 간에 분명한 원칙과 새로운 질서를 세워야 한다”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1808억원, 3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67% 감소한 수치지만 이커머스 부문 매출은 국내와 해외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30% 성장했다.

‘닭 쫓던 가맹점주?’…상생 모델 구축 촉구

아리따움 가맹점주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겪’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의 행보를 비난하고 있다. 그동안 가맹점주들이 본사 경영 전략에 맞춰 브랜드를 키워왔는데 이제 와서 나 몰라라한다는 것이다. 가맹점주들은 본사와 대화를 통해 상생방안을 모색하길 바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모레퍼시픽과 가맹점주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방편으로 중재하고 있다”면서 “지난 9월 아모레퍼시픽측에 정관장, LG생활건강 등 온라인 시장과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실행하고 있는 모범 모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관장의 경우 고객이 제품을 온라인몰을 통해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제품을 준비해 발송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른 매출은 오프라인 가맹점이 가져간다. 또 LG생활건강은 제품은 본사가 발송하지만 매출은 고객 주소지에서 가장 가까운 매장 매출로 잡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화장품 가맹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이 1위다운 상생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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