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매수’ 부추기는 증권사…NH투자증권, 개미에겐 “매수”? 자신들은 몰래 “처분”
‘묻지마 매수’ 부추기는 증권사…NH투자증권, 개미에겐 “매수”? 자신들은 몰래 “처분”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0.10.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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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문 의원 “국내 증권사 투자 리포트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 지적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경제 불황과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경제 한파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며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리는 최저치를 찍고 부동산은 정부 규제로 꽁꽁 묶인 상황에서 투자 자본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3년간 국내 증권사가 발표한 투자의견 리포트 중 ‘매도의견’은 0.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와 수출입 하락, 생산 활동과 고용 사정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증권시장을 롤러코스터 태우는 것이 증권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문 의원의 최근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31개 국내 증권사에서 낸 매수의견 리포트 78,297건 중 ‘매도의견’은 단 55건으로 0.07%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 자료는 3년간 매도의견 1건 이상 낸 증권사만 해당한다.(표=이정문 의원)
이정문 의원의 최근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31개 국내 증권사에서 낸 매수의견 리포트 78,297건 중 ‘매도의견’은 단 55건으로 0.07%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 자료는 최근 3년간 매도의견 1건 이상 낸 증권사만 해당한다.(표=이정문 의원)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증권사별 투자의견 현황’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31개 국내 증권사에서 낸 매수의견 리포트 78,297건 중 ‘매도의견’은 단 55건으로 0.07%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내 증권사 셋 중 두 곳은 매도의견을 단 한 건도 내지 않았다.

최근 3년 간 국내 주식시장에 쏟아진 투자의견 리포트는 총 11만 1320건에 달한다. 이중 국내 증권사(31곳)가 7만8297건의 리포트를, 외국계 증권사(14곳)에서 3만3023건의 리포트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리포트에서 국내 증권사는 △매수의견 6만9690건(89.0%) △중립의견 8552건(10.9%) △매도의견 55건(0.07%)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매수의견 2만3434건(71.0%) △중립의견 6597건(20.0%) △매도의견 2992건(9.1%)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3년간 매도의견을 한 건 이상 낸 증권사 현황을 보면 국내 증권사는 전체 31곳 중 단 10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1곳(67%)의 국내 증권사는 아예 매도의견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는 14곳 모두 매도의견을 한 건 이상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권사의 ‘묻지마 매수’ 행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매도의견이 2017년 3건을 제외하고는 2018년부터 지난 8월까지 0건이었다. DB금융투자의 경우 2018년 5건 매도의견을 제외하고, 2017년과 2019년부터 최근까지 매도의견이 전무했으며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2건의 매도의견을 제외하고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매도의견은 0건이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지난 2015년부터 회사가 사둔 특정 주식에 대해 ‘매수’리포트를 낸 뒤 24시간 내에 해당 주식을 매도한 것이 발각됐다. 동일한 방법으로 NH투자증권은 13개 기업 주식 21억원을 거래했다가 4년 뒤 금감원에 적발돼 제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행 자본시장법상 위반사항이다. 증권사가 기업에 대한 매수의견 리포트를 내고 24시간 내에 해당 주식을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이러한 불법행위를 적발하고도 지난 5년간 중징계를 단 한 차례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최근 5년간 △자율처리(회사 자체징계) 3건 △경영유의 8건 △개선요구 15건 △현지조치(구두) 12건 등 자율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수준이었다.

위 자료는 최근 3년간 증권사별 투자의견 리포트 현황. 최근 3년 간 국내 증권사 셋 중 두 곳은 매도의견을 단 한 건도 내지 않은 셈이다.(표=이정문 의원)
위 자료는 최근 3년간 증권사별 투자의견 리포트 현황. 최근 3년 간 국내 증권사 셋 중 두 곳은 매도의견을 단 한 건도 내지 않은 셈이다.(표=이정문 의원)

이정문 의원은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들의 판단을 도와야 할 증권사 리포트가 오히려 ‘묻지마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매수의견’만 남발하며 개미 투자자들을 울리는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는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히 투자자들에게는 ‘매수’를 외치면서 자기들은 뒤에서 몰래 팔아치우는 증권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금감원은 ‘솜방망이’가 아닌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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