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 인심으로 불황 극복
후한 인심으로 불황 극복
  • 황경진
  • 승인 2008.11.14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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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깎아주고 그냥 주고… 입소문에 북적

“욕심없이 베풀기만 하니까 장사가 잘 되네.”
다들 경기불황에 허덕이는 요즈음, 오히려 손님이 너무 많아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라는 국수 전문 식당이 있다. 부산 강서구 대저1동에 자리한 ‘부산할매국수집’. 이름만 국수 전문점이지 밥도 판매한다. 4000원만 내면 국수건 밥이건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 돈이 모자란다면 밥값을 깎아주기도 하고, 더러는 그냥 주기도 한다.


집터와 밭과 포도원 3000여평이 모두 사장인 손순연(70) 어르신의 소유인데, 12년 전 근처에 식당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아들이 먼저 국수집을 시작했으나 1년을 못 넘겼다.

 

<사진설명> 일명 ‘포도밭 식당’을 가득 메운 손님들이 맛있게 식사하고 있다.


손 사장은 “아들은 매일 장부를 들고 수지타산을 해 보더니 이익이 안난다고 투덜거리다가 그만 두었지요. 처음부터 빨리 돈 벌 욕심만 가졌으니 너무 성질이 급했지요”라고 말한다.


내가 해보겠다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시작 한 것이 오늘까지 왔다. 벌써 11년째다. 손 사장 역시 처음에는 장소가 시골이라 식당을 찾는 손님도 많지 않았아 남는 게 없었다. 하지만 팔다 남은 음식은 이웃사람들과 나눠먹기도 하고 인심을 쓰다 보니 소문이 퍼져 유명세를 타게 됐다.


돈 4000원이면 국수든 밥이든 후하게 먹을 수 있으니, 적은 식구에 밥상 차리기 귀찮은 사람들까지 손 사장 식당으로 몰려들었다. 지금은 주말과 휴일이면 300~500명이 찾아와 아예 포도밭 밑에 식탁을 놓고 손님을 받고 있다. 손 사장의 성공, ‘욕심내면 안 된다’는 가훈이 비결을 말해 주고 있다.


정훈학 기자/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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