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년 대한노인회 전북 임실군지회장 “직원들에 늘 ‘어르신 잘 모시는 게 노인회 존재 이유’라고 강조”
이강년 대한노인회 전북 임실군지회장 “직원들에 늘 ‘어르신 잘 모시는 게 노인회 존재 이유’라고 강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10.16 13:41
  • 호수 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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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대학, 재능나눔, 역량강화교육 등 코로나 사태에도 사업 이어가 

임실군수, 분회장 활동비·목욕비 지원 등 노인복지를 군정에 최우선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든 사업들을 중단 또는 연기한 상태이다. 이 가운데 평년과 다름없이 지회 사업들을 착착 해나가는 지회가 있어 눈길을 끈다. 대한노인회 전북 임실군지회 얘기다. 

임실군지회는 노인대학 개강은 물론 노인재능나눔활동 참여자 사전교육, 신규 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 소양교육에 이르기까지 각종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강년 임실군지회장은 “지난 7월 22일에는 경로당 회장과 총무들 170명을 대상으로 노인지도자 역량강화 및 리더십 교육도 했다”며 “코로나가 주춤하던 사이에 지회 강당에서 오전·오후 두 번 나눠 무사히 마쳤다”고 말했다.

-청사 건물이 세련됐다.

“제 취임을 축하해주러 취임식에 오신 임실군수께 청사 신축을 부탁했다. 그날 화환도 많이 들어오고 축하객들로 가득 찬 행사장 분위기에 용기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군수께 ‘이 자리에서 약속을 해 달라’고 강요(?)하다시피 했다. 그러고 나서 딱 1년6개월만인 작년 8월 30일에 준공식을 가졌다. 타 지회에서 와서 보고는 아담하고 예쁘게 잘 지었다는 말들을 한다.”

-지회 사업을 그대로 한다니 이곳은 코로나가 비껴가는 것 같다.

“초기에 확진자가 몇 명 나온 이후 지금까지는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경로당 문을 닫은 상태에서도 현황 파악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2개월마다 월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명절에 기관단체로부터 양곡과 물품을 기부 받아 독거노인이나 조손가정에 전달하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전통과 권위가 있는 지회장기 바둑·장기대회도 7월에 무사히 치러내 회원들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임실군지회는 바둑장기세트(2014년)와 한궁세트(2019년)를 보급했고 올해는 한궁대회 예산도 확보해 대회를 열 예정이다. 

지회는 회원들에 대한 배려도 남다르다. 10월에 노인일자리참여자 200여명이 임실치즈테마파크를 찾아 하루를 즐겁게 보냈고 11월, 노인대학생 160명이 충주호로 수학여행을, 임원진들이 1박2일 남해문화탐방을 각각 다녀온 것이다.   

-행사엔 지회 직원들의 수고가 따른다.

“제가 직원회의 때마다 ‘찾아오는 어르신들께 따듯한 차 한 잔 꼭 대접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여기 나오는 이유는 어르신들을 잘 모시기 위해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다. 직원들이 나름 열심히 잘 하고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경로당 시설은.

“12개 읍·면 분회, 346개 경로당을 두었고 회원은 9000여명이다. 시설은 괜찮은 편이다. 경로당 개보수가 잘 되고 있고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도 일괄적으로 보급했다.”

-경로당 프로그램은 어떤가.

“한글사랑 한글교실, 행복한 기억찾기, 웃음치유, 노래교실 등 4개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특히 강사들의 열정을 높이 살만 하다. 제가 강사를 내보내고 나선 꼭 경로당을 가보는데 한 경로당에서 보았던 장면을 잊지 못한다. 회원 몇 명을 앉혀두고 마치 수십 명의 관중을 상대로 하듯 땀을 뻘뻘 흘리며 최선을 다해 강의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실버농악’이 유명하다고 들었다.

“임실의 ‘필봉농악’은 400여년 전승된 무형문화재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목록에도 올라 있다. 노인대학에 적을 둔 어르신 30여명이 무형문화재 이수자 선생으로부터 장구, 북, 꽹과리, 태평소 등을 배운다. 풍물경연대회에 나가 상도 받고 소충·사선문화제 같은 지역의 대표 축제에 나가 흥겨운 리듬으로 분위기를 띄운다.” 

-군에서 지원을 잘해주는가 보다.

“군수께서 군정의 최우선을 노인복지에 두고 적극 지원을 해 주신다. 제가 취임하면서 군수께 목욕비 지원을 요청하자 바로 들어주었다. 분기별로 1인당 목욕권 한 장씩을 주고 있다. 부모를 모시듯 노인들을 극진히 생각하신다.”

이강년 임실군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청사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이영숙 사무국장.
이강년 임실군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청사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왼편이 이영숙 사무국장.

이강년 지회장은 임실읍 오수면 출신으로 임실축협조합장, 오수농협조합장을 지냈다. 임실군지회 오수분회장을 거쳐 2017년 지회장 선거에서 단독 추대돼 현재에 이르렀다. 현재 오수의견문화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다.

-축협장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당시 빚을 질 정도로 경영 상태가 어려웠다. 서울의 중앙회에 인사차 들렀더니 ‘힘든 데서 조합장을 맡았다’는 위로의 말을 들을 정도였다. 제가 그 자리에서 ‘10억원만 무상으로 빌려주면 1년 안에 흑자로 만들겠다’고 했다. 직원들과 허리띠를 졸라매고 조합원의 예금을 잘 운용한 결과 약속한대로 1억원 이상 흑자를 냈고 그게 발판이 돼 지금은 크게 번창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농협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쉬면서 그간 쌓아온 사회적 경험을 어디에 환원할 수 있을까 찾다가 경로당을 발견했다. 경로당 회장 2년 하고나서 좀 더 봉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분회장을 맡았다. 분회장 4년 뒤 본격적으로 노인사회에 봉사하자는 일념에서 지회장 선거에 나섰다.”

-남은 임기에 할 일은. 

“지회장 되려고 한 이유 중 하나가 읍면 분회 사무실 마련이다. 12개 분회 중 두 곳만 사무실이 있고 나머지는 면사무소·농협의 회의실이나 식당을 사용하고 있다. 군에서 건축비 6000만원 지원을 약속 받았지만 현실적으로 건물을 짓는데 한계가 있다. 현실성 있는 지원을 받도록 노력 중이다.”

이 지회장은 취임 당시 군수를 만난 자리에서 분회장, 경로당 회장 활동비도 요청했다. 그러나 분회장과 사무장에게만 월 10만원의 활동비가 지급될 뿐 경로당 회장에 대한 예우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이 지회장은 “경로당 회장은 경로당 청소 관리 등 마을 이장보다 일은 더 하면서 보수는 한푼도 못 받는다”며 “최소한 이장 수준의 활동비를 받도록 여러 경로로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오수의견문화제전은 무언가.

“오수는 임실군 오수면에서 키우던, 삽살개 비슷한 종류의 개를 말한다. 고려 말, 주인의 목숨을 구하고 죽은 충직한 개의 눈물겨운 희생을 기념하는 행사로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에 열린다. 반려견을 데리고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온다. 군은 임실치즈축제와 함께 대표적인 축제로 육성하고 있다.”

이강년 지회장은 여든에도 불구하고 2000평 벼농사를 지을 만큼 건강한 체력을 지니고 있다. 이 지회장은 “올해는 날씨 탓에 평년의 70%만 수확했다”며 “매일 서너 차례 논에 나가보는 덕에 큰 병치레를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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