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방치하거나 음주, 설사 반복되면 ‘치핵’ 생겨
변비 방치하거나 음주, 설사 반복되면 ‘치핵’ 생겨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0.16 15:15
  • 호수 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핵의 증상과 치료

항문관 내 조직 붓고 밖으로 밀려 나와…대변볼 때 아프고 출혈 증상

생활습관 바꾸고 좌욕하면 개선… 출혈 심할 땐 치핵절제술 시행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광주에 사는 이 모 씨(58)는 최근 변비가 심해지면서 피가 묻은 변을 보는 일이 많아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항문 주변에 가려움증과 통증이 생기면서 견디기 힘들어진 이 씨는 병원을 찾아 치핵 진단을 받았다. 

치핵은 항문관 내의 조직이 덩어리처럼 붓고, 튀어나오며, 출혈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직장과 항문 사이에는 약 4㎝ 정도 길이의 항문관이 있다. 이 항문관 내에는 원활한 배변 활동을 위해 압력과 충격을 흡수하고, 변실금을 방지해주는 쿠션 역할을 하는 조직이 있다. 이 쿠션 조직이 오랜 시간의 배변 활동과 압력, 여러 이유로 탄력이 감소되고 덩어리처럼 부풀어 오르며, 출혈이 생기며 항문 밖으로 돌출되는 것을 치핵이라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2018년 주요 수술 통계에 따르면 치핵 수술은 17만9073건으로 33개 주요 수술 중 백내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치핵은 다른 사람에게 내색하기 곤란한 질병으로 여겨 치료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약 50% 정도가 치핵으로 인한 통증과 출혈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치핵은 항문관 내의 조직이 덩어리처럼 붓고 튀어나오며 출혈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항문 내 원활한 배변 활동을 위한 내항문 괄약근, 정맥혈관 등의 조직이 여러 이유로 탄력이 감소되고 부풀어 오르면 치핵이 생길 수 있다.
치핵은 항문관 내의 조직이 덩어리처럼 붓고 튀어나오며 출혈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항문 내 원활한 배변 활동을 위한 내항문 괄약근, 정맥혈관 등의 조직이 여러 이유로 탄력이 감소되고 부풀어 오르면 치핵이 생길 수 있다.

◇혈변이나 혈전 동반된 경우 통증 있을 수 있어

치핵은 항문쿠션조직의 노화로 발생하므로 고령일수록 증가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체질이나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기도 한다. 가족 중 치핵으로 고생한 사람이 있다면 다른 가족들도 치핵 예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유전적 요인 외에도 치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변비나 설사 등을 꼽을 수 있다. 변비로 인해 대변을 볼 때 과다하게 힘을 주게 되고, 굵고 딱딱한 변이 항문관을 지나면서 항문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일으키곤 한다. 또 설사를 하게 되면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과 소화액이 항문 부위를 자극해서 항문에 염증을 일으키고 항문의 상태를 악화시킨다. 

화장실에서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읽으면서 장시간 대변을 보는 습관도 고치는 게 좋다. 장시간 같은 자세(특히 앉아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직업, 지나친 음주, 임신, 출산, 간경화나 복강 내 종양 등도 치핵의 원인 및 악화요인이 될 수 있다.  

치핵은 항문 안에 생긴 ‘내치핵’과 항문 밖에 생긴 ‘외치핵’으로 나눌 수 있다. 내치핵은 처음엔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없다가 점점 커지면서 변을 볼 때 항문 밖으로 밀려 나와 탈항이 될 수 있다. 배변 후에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으며, 상처 때문에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항문 가까이에서 생기는 외치핵은 급성으로 혈류가 고여 혈전이 생기게 되는데, 내치핵보다 더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항문 주위에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고, 터지면 피가 날 수 있다. 종종 두 유형의 치핵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겨라 인천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혈변을 보거나 혈전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나타나는 혈변은 변기가 흥건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변 끝에 붉은 피가 묻어나오는 형태가 대부분”이라며 “항문 부위에 거슬리는 정도의 기분 나쁜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항문 주변이 가렵거나 속옷에 변이 묻어나오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좌욕 등으로 치료 가능

치핵 의심 증상이 나타나 진단을 받으려면 직장 수지 검사나 항문경, 직장경 또는 에스결장경, 대장내시경 등의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손가락을 항문에 삽입해 시행하는 직장 수지 검사는 치핵을 진단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치핵 치료는 좌욕이나 약물 요법 등의 보존적 방법과 치핵을 떼어내는 수술적 치료로 구분된다. 증상이 너무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좌욕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법으로도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보존적 치료법으로는 치핵 뿌리를 고무밴드로 자르는 고무밴드 결찰술, 치핵 조직에 약물을 주사하는 경화술, 적외선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치핵 조직을 태워서 제거하는 적외선 응고술 등이 있다. 

보존적 요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출혈이 심하고, 반복될 경우, 가려움증이 해결되지 않거나 통증이 심하고 피부 늘어짐으로 불편할 경우에는 치핵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치핵 절제술은 치핵을 제거하기 위해 혈관을 묶어주고 혈관과 주변 조직을 절제하는 수술이다. 항문의 점막을 조금 절개한 후 안쪽에 있는 치핵의 부위를 파내는 점막하 치핵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핵 수술 후에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좌욕을 시행해 통증을 줄이고, 청결하게 유지해 상처가 깨끗이 아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