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은빛바늘 행복나눔회, 어르신 봉사활동도 온라인으로…화상으로 십자수 교육
파주 은빛바늘 행복나눔회, 어르신 봉사활동도 온라인으로…화상으로 십자수 교육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10.23 11:07
  • 호수 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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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 은빛바늘 행복나눔회의 황인란 어르신(가운데)이 화상통화를 통해 십자수 교육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 파주 은빛바늘 행복나눔회의 황인란 어르신(가운데)이 화상통화를 통해 십자수 교육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울산 북구 인형극단, 공연 영상 온라인 보급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10월 16일 경기 파주시 운정3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로당 어르신들이 강사로 나서 십자수를 가르치는 재능나눔활동을 하고 있었다. 젊은 시절 삯바느질로 가족을 부양하기도 했던 황인란 어르신 등 세 명의 어르신은 생전 처음 십자수를 접한 젊은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십자수를 알려줬다. 그런데 진행방식이 독특했다. 어르신들은 대면 이 아닌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재능나눔활동을 펼친 것이다. 황인란 어르신은 “처음에는 방식이 낯설어 어려웠지만 곧잘 따라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로 대면 봉사활동이 어려워진 가운데 어르신들이 비대면 방식으로 재능나눔활동을 펼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구글 미트’, ‘줌’(Zoom) 등 화상 프로그램과 유튜브를 활용해 십자수 교육을 진행하고 인형극 공연 등을 선보인 것이다.

십자수 교육에 나선 ‘은빛바늘 행복나눔회’는 한빛마을5단지경로당 어르신 10여명과  운정3동 맞춤형복지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이 주축이 돼 결성된 봉사단체다. 노년기 여가문화의 다양화 및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조직된 행복나눔회 어르신들은 매주 화요일에 정기적으로 모여 두 시간씩 십자수를 하면서 브로치, 양말, 배냇저고리 제품을 만들고 있다. 

어르신들이 제작한 제품은 운정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판매돼 기부금으로 쓰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100여만원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건넸다. 뿐만 아니라 아기용품에 자수를 놓아 지역의 임산부 150여명에게 무상 지원하며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활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지만 어르신들의 의지로 활동을 이어갔고 파주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이용하는 환우들이 십자수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육 봉사에 나선 것이다. 

지난 9월 실시한 첫 교육에서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야외에서 진행했지만, 인터넷 접속이 자꾸 끊겨 애를 먹었다. 또 대면 방식에서는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장미 몽우리’를 만들었는데 비대면으로 하다 보니 난도가 높아져 제한된 시간 내 완성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이날 실시한 두 번째 교육은 원활하게 진행됐다. 황인란 어르신의 지도 아래 환우들은 ‘레이지 데이지 스티치’ 기법을 이용한 야생화를 만들어나갔다. ‘레이지 데이지 스티치’ 는 작은 꽃잎을 만들 때 사용하는 기초적인 기법으로 실을 바늘에 꿰 고리모양으로 수를 놓는 방식이다. 화상으로 하다 보니 초기에는 진도가 느렸지만 시간이 지나자 손쉽게 따라왔다. 일부 환우들은 어르신들보다 빨리 진행해 황 어르신이 “나보다 먼저 하면 어떻게 하냐”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결국 이날 교육에서는 브로치를 완성하면서 성공리에 수업이 마무리 됐다.

이날 교육을 진행한 신계숙 팀장은 “두 차례로 예정된 교육이었지만 반응이 좋아 추가 교육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어르신들의 비대면 봉사활동 방식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울산 북구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누림’ 인형극단과 ‘어울림’ 인형극단도 공연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각각 2007년, 2013년 창단한 ‘누림’과 ‘어울림’ 인형극단은 평균 연령 70세 이상의 어르신들로 구성됐다. 창단 이래 유치원, 어린이집 등을 순회하며 지난해까지 수백회의 공연을 선보이며 세대통합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복지관이 상당 기간 문을 닫고 대면방식의 봉사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활동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지만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재능나눔활동을 재개했다.

‘누림’ 인형극단은 ‘토끼와 자라’를, ‘어울림’은 ‘커다란 순무’를 인형극으로 제작해 복지관은 공식 유튜브 채널 ‘실버지니Q’에 공개했다. 또한 ‘달천이와 광산이’ 등 추가 인형극을 제작해 12월 중 업로드 예정이다.

정숙희 ‘어울림’ 단장은 “어릴 때부터 마스크를 써야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늘 안타까웠는데, 온라인으로 아이들과 만나니 반갑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아이들과 다시 만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 진해서부노인종합복지관의 ‘차(茶)세대 봉사단’도 어르신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도(茶道)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차세대 봉사단’은 노인자원봉사의 활성화를 위해 복지부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에서 지원하는 ‘2020년 선배시민 자원봉사단’에 선정, 다도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10명의 노인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차를 매개체로 1‧3세대가 교류하고, 어르신의 삶의 지혜를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계획했던 ‘차세대 봉사단’은 화상 프로그램으로 언택트 수업을 하게 된 것이다.

오는 11월까지 진해지역 어린이집 아동을 대상으로 화상을 통한 다도 봉사활동을 시범적으로 진행 한 후 내년에는 본 사업을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조현조 어르신은 “화상교육을 잘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섰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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