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삶의 제2막, 멋지게 장식하자
[기고] 삶의 제2막, 멋지게 장식하자
  • 김한기 전 경북노인지도자대학장, 인성교육지도 교수
  • 승인 2020.10.23 14:01
  • 호수 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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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기 전 경북노인지도자대학장, 인성교육지도 교수 

우리 원로 세대는 과거 36년 동안, 일제 강점으로 나라 잃은 비통함과 보릿고개의 서러움을 뼈저리게 겪었으며, 6·25의 참혹한 전란 속에 피땀 흘려 마련한 재산을 불태웠고, 친한 벗들은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쳤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실종되었을 때 자유 수호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이 땅의 가난을 벗기 위해 새마을운동에 발 벗고 나섰고, IMF사태로 국가가 부도날 지경에 금 모으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여 위기를 극복했다. 

이와 같이 우리 원로들은 온갖 시련의 역사에 흔적을 남겨, 세계 두 번째로 못살던 나라를 경제 10위권에 들 정도로 풍요로운 나라로 만들었다. 

프랑스의 어느 작가는 ‘인생의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는 시기는 80대 전후’라 했다. 우리나라의 한 원로 정치인은 ‘황혼기가 인생의 가장 화려한 시기’라 해서 시선을 끌었다. 해 질 무렵 황혼의 아름다운 광경은 그 무엇에도 비할 바 없다는 뜻이다. 깊게 패인 우리들 이마의 주름살은 지난날의 고난과 역경을 상징하는 값진 훈장이라 자위하자. 

이제 우리는 인생의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인생을 ‘장거리 마라톤’에 비유한다. 마라톤은 출발 때보다는 결승점에 가까이 갈수록 힘내어 달려야 우승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원로들은 그간 쉼 없이 달려 결승점에 이르고 있다. 

결승점의 테이프를 멋지게 끊을 수 있는 생활수칙 몇 가지를 제시해본다. 건강은 이 세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비참한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 걷기 운동을 생활화하고, ‘자기 전 물 한잔, 일어나 물 한잔 마시기’ 습관을 들이자.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 소식하고 육식보다는 채식을 위주로 하며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자. 

사람을 얻는 것은 행복을 얻는 것이며 사람을 잃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책을 읽고 장기나 바둑을 두어 뇌를 자극시켜 치매 예방을 하자.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 떨고, 복지회관에 나가 신나게 노래 부르며 춤추고 박수 치자. 

나이를 느낄 때는 인생의 허무함에 못내 아쉬워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은 청춘이라 마음 달래자.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성(詩聖) 셰익스피어는 ‘인생은 이 세상 넓은 무대에서 연극을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제 우리는 아쉽게 인생 제1막을 내리고 무대의 찬란한 조명을 받으며 제2막으로 서서히 오른다. 삶의 제2막, 멋지게 장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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