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증상 없어도 결핵약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결핵, 증상 없어도 결핵약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0.23 14:42
  • 호수 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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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의 증상과 치료

잠복결핵은 증상 없다가 몸 약해지면 발병…어르신들 잠복결핵 많아

결핵약 임의로 중단하면 내성 생겨 위험…2주 이상 기침 땐 병원 방문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강서구에 사는 서모 어르신(71)은 지속되는 기침과 가래 증상으로 감기약을 먹다 병원을 찾았다. 약을 먹어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심해진 데다 체중감소까지 나타났기 때문이다. 검사를 받은 서 어르신은 결핵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전염되는 감염성 질환이다. 결핵균은 다른 세균과 달리 아주 천천히 자라고, 감염된 후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 몸 안에 들어온 결핵균이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있다가 나이가 들고 몸이 쇠약해지면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누구든지 결핵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나 결핵균이 침입한다고 해서 모두 다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이 침입한 후 체내 저항력이 약해지면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전체 결핵 환자는 3만304명이다. 이중 남성 결핵 환자는 1만3847명으로 여성 환자(9974명)보다 1.38배 많고, 80대 이상이 5004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018년 약 2만6000명의 결핵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1800여명이 결핵으로 사망했을 만큼 우리나라에서 결핵은 치명적인 질병이다. 그러나 잠복 결핵을 조기 발견하면 결핵을 예방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장복순 교수는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잠복결핵을 조기에 발견하면 예방관리를 통해 결핵으로 발병할 위험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할 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잠복결핵 상태에서는 결핵균이 활동하지 않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다. 결핵은 천천히 자라면서 우리 몸의 영양분을 소모시키기 때문에 무력감과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그림=대한의학회
잠복결핵 상태에서는 결핵균이 활동하지 않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다. 결핵은 천천히 자라면서 우리 몸의 영양분을 소모시키기 때문에 무력감과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그림=대한의학회

◇노인 결핵 환자 꾸준히 증가

잠복결핵은 몸속에 들어온 결핵균이 몸의 방어면역체계에 의해 결핵으로 진행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결핵균이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흉부 X선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오고, 결핵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국내 결핵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노인은 다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발표에 따르면 65세 이상 결핵 환자 신고 수는 2001년 6547명이었지만, 2011년 1만1859명, 2018년 1만5282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6‧25전쟁을 겪으며 황폐한 주거 환경에서 집단생활을 했고, 영양결핍 인구가 많아 집단 감염이 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핵의 주요 증상은 기침이다. 기침은 다른 호흡기 질병에도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결핵만의 특징적인 증상은 아니지만, 2주 이상 계속되는 기침은 결핵을 의심해야 한다. 폐결핵이 심해지면 고름이 가래와 함께 섞여 나오면서 객혈이 발생한다. 그러나 결핵 때문에 생기는 객혈은 가래에 소량 피가 섞여 나오는 정도이고 대량 객혈은 많지 않다. 

또 결핵은 천천히 자라면서 우리 몸의 영양분을 소모시키기 때문에 무력감과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고열은 많지 않고 몸이 좋지 않은 느낌의 미열이 많다. 

노인의 경우 호흡곤란 증상이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처음엔 폐렴으로 오진하고 뒤늦게 결핵 진단을 받는 경우도 많다. 또 동반 질환도 많다. 당뇨병이 가장 흔한 동반 질환이며, 암, 심혈관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노인들은 동반 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 뒤늦게 결핵을 추가 진단받거나 신체 검진을 위해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했다가 우연히 결핵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잠복결핵 대상자도 치료받아야

65세 이상이라면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박인원 이사장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노인 결핵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결핵 검진은 일차적으로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한다. 흉부 엑스레이 검사상 결핵이 의심되면 가래·객담검사를 진행한다. 

박인원 이사장은 “기침, 호흡곤란 등 감기 증상이 오래간다 싶으면 반드시 엑스레이를 찍어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2년마다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결핵 진단을 받았다면 4가지 약제를 6개월 이상 먹어야 한다. 결핵은 약을 한 달 정도만 먹어도 기침 같은 증상이 없어져 약을 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숨어있는 결핵균까지 모두 죽이려면 최소 6개월은 약을 먹어야 한다. 

장복순 교수는 “약은 적게는 3개월, 많게는 9개월 동안 매일 1회 복용해야 한다”며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죽지 않은 결핵균이 다시 재발할 수 있고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로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2주 이상 기침·가래가 지속되면 의료기관에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만약 결핵 환자와 접촉했을 때는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평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이 아닌 휴지나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해야 하고, 기침이나 재채기 후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등의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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