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10·26 거사’가 일어난 지 41년이 되고, 유신의 심장을 멈추게 한 ‘주범’이 처형당한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어도 이 사건과 김재규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평가는 여전히 크게 엇갈린다. 박정희의 시혜를 받은 사람들은 김재규를 ‘박 대통령 시해범(弑害犯)’ 또는 ‘반역자’라 부르고, 민주인사들은 ‘독재자를 처단한 의인(義人)’이라 부르고, 김재규는 자신을 ‘군인이자 혁명가’라 불렀다. 저자는 군사독재에 저항한 민주화투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막상 유신의 심장을 멈추게 한 주역에 대해서는 평가를 ‘건너뛰었다’며, 이는 “‘국가원수 살해’라는 도덕적 감성주의와 함께 유신세력과 족벌언론의 세뇌 탓”이라고 분석한다.
김삼웅/304쪽/1만8000원/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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