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제때 치료 안하면 인지능력 저하될 수 있어
난청 제때 치료 안하면 인지능력 저하될 수 있어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0.30 15:11
  • 호수 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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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난청의 증상과 치료

초기에는 이명 증상 나타나…고음이 안 들리기 시작하다 저음까지 못들어

대화할 때 말소리 자꾸 커지면 의심…이비인후과 진단 후 보청기 착용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김모(68) 씨는 TV 볼륨을 높이지 않으면 소리가 들리지 않아 걱정이다. 처음엔 자신의 청력 상태를 알지 못했던 김 씨는 가족들과 함께 TV 시청을 하다 지나치게 볼륨을 높인다는 말을 듣고서야 청력 저하를 인지하게 됐다. 아무래도 걱정이 된 김 씨는 가족들과 함께 병원을 찾아 청력 검사를 받고 노인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노화 현상을 말한다. 청력이 저하되거나 상실된 것을 난청이라고 하는데, 그 원인과 정도는 여러 가지로 나타나게 된다. 

최근에는 고령화로 인해 노인성 난청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 70세 이상 난청 환자는 6만1550명에서 2017년 11만8560명으로 8년 새 약 2배나 증가했다. 

난청은 잘 안 들리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기억력 감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박민현 교수 연구팀은 난청 등의 청력 손실이 치매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기억력 감소를 심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민현 교수는 “청력 손실이 정보전달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대뇌 특정 부위의 기능 저하를 일을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청력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인성 난청은 노화로 인해 청신경 세포가 줄어들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할 수 있다. 	그림=대한의학회
노인성 난청은 노화로 인해 청신경 세포가 줄어들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발생할 수 있다. 그림=대한의학회

◇청력 감소되면서 특정 소리부터 안 들리기 시작

노인성 난청은 청력 감소를 느끼기 전에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이명이 초기 증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한쪽이나 양쪽 귀에서 소리가 울린다거나 귀에서 ‘삐~’, ‘쉿쉿’ 등의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모든 음을 잘 못 듣는 것이 아니라 주로 ‘스, 츠, 크, 트, 프’와 같은 고음이 잘 안 들리는 증상부터 나타나게 된다. 심해질수록 낮은음도 잘 안 들리게 되고, 대화하는 소리도 차차 안 들리게 된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저주파 영역의 청력도 감소하게 된다. 양측의 청력 차이가 큰 경우 소리가 나는 방향을 잘 알지 못하게 된다. 특히 시끄러운 곳이나 넓은 공간에서 여러 가지 소리 자극이 발생하면 말소리 구분 능력이 많이 감소하게 돼, 소리는 들리는데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방치할 경우 청력 감소는 점진적으로 심해질 수 있는데, 젊었을 때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적이 있거나 영양이 부족한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진행이 더 빠르다. 

귀가 잘 안 들리게 되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안정하고 적대시하며, 과민하게 행동할 수 있다. 또 말을 알아듣는 데 어려움이 생겨 자주 반복해서 되묻고, 질문에 부적절한 답을 하는 등 대화가 잘 안 될 수 있다.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는 등의 활동을 할 때 볼륨을 계속 키우게 되고, 평소보다 말소리가 커지며 전화 통화나 대화를 할 때 소리를 지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난청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인지능력이 계속 저하되기 때문에 빨리 진단받고 청각 재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끄러운 환경 피하고 보청기 사용 등으로 치료

노인성 난청 진단을 받은 후에는 이를 회복하기 위한 청각 재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신경조직을 다시 정상 상태로 복원하기는 쉽지 않지만, 너무 시끄러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고, 난청의 정도와 유형을 정확하게 측정해 자신에 맞는 보청기를 사용하면 점차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보청기 착용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비인후과에서 귀 질환 검사와 청력 검사를 받은 후 자신의 상태에 맞는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정확한 진단 없이 부적절한 보청기를 착용하면 남아있는 청력까지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주파 영역 소리를 잘 못 듣는데, 고주파와 저주파를 모두 증폭시키는 보청기를 사용하면 소리는 들리지 않고 소음만 커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막 통증으로 고통이 심해질 수 있다. 

보청기 효과는 착용하자마자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완전히 적응하는 데 1~3개월의 재활 훈련이 필요하다. 착용 초기에는 듣고자 하는 소리의 60% 정도만 들리도록 출력을 맞추고 3개월에 걸쳐 출력을 점차 높이며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1~2년마다 청력검사를 통해 보청기를 재조정하는 것이 좋고, 조정할 때마다 새로 구매할 필요는 없다. 

노인성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시끄러운 소리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TV나 라디오 청취 등의 시간을 줄이고,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당뇨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 또 흡연뿐만 아니라 간접흡연도 난청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고, 55세 이후에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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