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공기, 음식 조리 때 오염물질도 천식 불러
차가운 공기, 음식 조리 때 오염물질도 천식 불러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1.06 14:14
  • 호수 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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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의 증상과 치료

천식으로 염증 생기면 기도 폐색 위험…숨 쉴 때 ‘쌕쌕’ 소리날 경우 의심

노년기 천식 유병률 높아져… 치료 위한 스테로이드제 적절히 사용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구로구에 사는 심모(57) 씨는 기침 때문에 며칠 동안 잠을 설쳤다. 자는 내내 기침이 멈추지 않고 가래 때문에 밤잠을 설친 것이다. 처음엔 감기인 줄 알았지만, 수일 동안 지속되는 기침에 병원을 찾았다. 검사 후 천식 진단을 받은 심 씨는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있다. 

천식은 폐 속에 있는 기관지가 아주 예민해진 상태로 때때로 기관지가 좁아져서 숨이 차고 가랑가랑 하는 숨소리가 들리면서 기침을 심하게 하는 증상을 나타내는 질병이다. 

나이 들어서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통계는 이와 다르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통계청 자료를 통해 천식 환자의 유병률,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천식 유병률은 2002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며 나이대는 노년층에서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천식 환자의 사망률도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천식이 심해지면 염증 때문에 기관지가 수축되면서 기도 폐색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림=대한의학회
천식이 심해지면 염증 때문에 기관지가 수축되면서 기도 폐색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림=대한의학회

◇숨차고 쌕쌕거리는 증상 나타나면 의심 

천식이 생기면 기관지의 만성적인 알레르기 염증 때문에 숨 쉬는 통로인 기도가 예민해져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기관지 경련이 일어나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 환자의 기관지에서는 끈끈한 가래가 많이 만들어지고 염증으로 부어올라 기도가 좁아지면서 숨이 차게 된다. 특히 차가운 공기가 기도로 들어가게 되면 기관지에 자극을 줘 기도가 좁아져서 기침 등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그러나 노인들의 경우 숨찬 증상이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 진단을 늦추어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밤에 기침이 더 심해지거나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찰 때 ▷목에 가래가 탁 붙은 것 같고 기침이 잘 안 떨어질 때 ▷담배 연기에 노출되면 숨이 차거나 쌕쌕거릴 때 ▷기침 등의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될 때 등에는 천식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김유영 교수는 “심장혈관이 좁아지는 심근경색처럼 기도가 좁아지는 것이 천식”이라며 “염증 때문에 기도가 붓고 점액질로 인해 기도 폐색이 생길 수 있고, 방치하면 질식사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질환이다”고 말했다. 

◇주기적인 환기와 금연‧금주로 

천식은 개인적인 체질과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등으로 발생되는 경우가 많은데 달리기 등 숨이 차는 운동, 반려동물의 털 및 배설물, 대기 오염, 자극적인 냄새, 담배 연기, 기후변화 등도 원인이다. 또 흥분이나 스트레스, 감정적 격앙 상태에 의해 악화되기도 하며, 약물 부작용으로도 천식이 유발될 수 있다. 

김유영 교수는 “오랫동안 호흡기를 자극해서 천식을 일으키는 항원으로는 흡연이 대표적이고, 공해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며 “흡연자 중 천식 환자 비율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으며, 공단 지역의 천식 환자 비율이 일반 도시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천식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신체검진과 폐 기능 검사, 기관지 유발 검사, 알레르기 검사 등을 받을 수 있다. 또 가족력이나 다른 알레르기 질환 동반 여부 등을 통해 진단이 내려진다. 

증상을 완화시키고 발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천식을 유발하는 실내 원인 물질 중에는 집먼지진드기‧애완동물의 털과 비듬·바퀴벌레·곰팡이 등이 있으며, 난방이나 음식을 만들 때 생기는 오염물질도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겨울철에는 추위 때문에 창문을 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주기적으로 환기를 하여 실내에 정체되어 있던 오염된 공기를 실외로 배출시켜야 하고, 집안을 자주 청소해야 한다. 

청소 시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 집먼지진드기 등의 실내 알레르기 물질이 다시 청소기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이중 여과장치가 된 고성능필터가 장착된 청소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침구류는 집먼지진드기가 투과할 수 없는 커버를 이용하고, 커버는 주 1회 55℃ 이상의 물을 이용하여 세탁하는 게 좋다.

겨울철 걸리기 쉬운 감기와 같은 호흡기 감염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어 평소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여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천식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외출 시 마스크와 목도리 등을 착용하고, 실내외 온도차가 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겨울철 적정 실내 온도는 18~21℃이다. 

또 담배는 물론 술도 줄이거나 끊는 것이 좋다. 주류에는 아황산염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일부 천식 환자는 이 성분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기관지가 수축하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천식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 약물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증상 조절을 위한 흡입제 형태의 스테로이드는 온몸으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므로 부작용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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