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경로당은 변신 중…개별 식판 사용, 가림막 설치
코로나 장기화에 경로당은 변신 중…개별 식판 사용, 가림막 설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11.13 10:54
  • 호수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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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은군지회의 한 경로당이 어르신들 안전을 위해 가림막을 설치해 치매예방 프로그램 진행하고 있다.
충남 보은군지회의 한 경로당이 어르신들 안전을 위해 가림막을 설치해 치매예방 프로그램 진행하고 있다.

충북 단양군 상1리경로당, 안전한 식사 위해 식탁, 식판 등 갖춰

보은군지회, 가림막 세우고 프로그램 운영… 온라인 경로당도 등장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최근 다시 문을 연 충북 단양군 적성면 상1리경로당.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교자상에 5~6명이 둘러앉아 함께 식사를 했던 이곳에는 최근 6인용 식탁 6개가 들어섰다. 더 주목할 점은 ‘식판’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아직 식사를 재개한 것은 아니지만 한 그릇에 반참을 담아 나눠 먹는 대신 각자 먹을 만큼 식판에 덜어 먹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식사 후에는 새로 설치한 대형 싱크대에서 각자 설거지를 하게 된다. 김창남 경로당 회장은 “국‧반찬을 함께 먹는 밥상 문화는 코로나 시대에 맞지 않아 식판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로당 운영 방식에도 서서히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보다 안전한 식사를 위해 식판을 도입하고, 가림막을 설치해 경로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경로당의 역할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상1리경로당의 경우 단양군에서 가장 먼저 식판 문화를 도입했다. 경로당 회원들은 지난 6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두기가 강조되자 보다 안전한 경로당 생활을 위해 식판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원활한 식사를 위해 식탁과 물컵, 살균건조기까지 구입하기로 했다.

문제는 예산이었다. 다행히 충북도가 지원한 ‘행복마을 가꾸기’ 사업비 100여만원이 남았고 이를 활용해 물품 구매에 나섰다. 오태동 총무가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해 가격을 비교한 뒤 적당한 가격의 식탁을 주문했다. 

오 총무는 “경로당도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면서 “아직 경로당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지는 못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위생은 물론 버려지는 음식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충북 보은군지회(지회장 정희덕)는 가림막을 설치하고 개인별 교재를 풀면서 인지 능력을 높이는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보은군지회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행복나누미를 통한 경로당 프로그램 운영이 사실상 중단됐다. 체조교실, 노래교실 등은 경로당 재개관 이후에도 감염 위험이 있어 쉽게 시도할 수 없게 된 것다. 이에 보은군지회 지난해 개발한 인지능력 강화 학습교재를 활용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운영을 조심스럽게 시도했다. 교육 전 방역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교육을 진행하는 것에 더해 가림막까지 설치한 것이다. 10월 26일 삼산6리경로당에서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한 보은군지회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면서 점차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보은군지회 관계자는 “시범적으로 가림막을 설치해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아 수요조사를 통해 추가 구매할 예정”이라면서 “어르신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경로당 비대면 프로그램 운영도 전문성을 더해 확산되고 있다. 충북연합회는 최근 2000만원 예산을 들여 카메라, 조명 등을 구입해 방송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으로 도내 4180개 경로당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여가 콘텐츠와 IT활용 교육 콘텐츠 제작을 진행할 예정이다. 충북연합회(회장 김광홍)는 어르신들이 카카오톡을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제작된 영상을 유트브에 올린 후 관련 주소를 카카오톡으로 발송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어르신들이 동영상 링크 주소를 클릭만 하면 바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엄영숙 충북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장은 “영상공모전을 실시하는 등 전문 장비를 활용해 차별화된 충북형 온라인 여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경로당 어르신들이 영상을 보다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경로당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서울 중구청은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단절된 노인들 위해 온라인 경로당 ‘구구팔팔 건강백세’를 만들었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형태로 운영되는 이 경로당은 주민 건강지도사들이 ‘라이브톡’ 기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라이브톡을 켜고 실시간으로 스트레칭 등 체조 영상을 보여주면 단체대화방에 접속한 노인들이 이를 따라 하는 것이다. 지난 9월 첫 시작 이후 매주 화‧목에 30분간 20여 차례 진행됐는데 건강지도사들이 스마트폰 이용이 서툰 노인을 대상으로 직접 사용법을 알려주며 참여를 독려하면서 서서히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어르신 안전을 확보하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 경로당을 개설했다”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르신들이 안전한 경로당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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