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만을 버리고 자연과 상생하자
[기고] 오만을 버리고 자연과 상생하자
  • 변광수 경남 합천군지회 노인대학장
  • 승인 2020.11.13 13:38
  • 호수 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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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광수 경남 합천군지회 노인대학장
변광수 경남 합천군지회 노인대학장

982년 8월 한국 방송계에 큰 경사가 났다. 64개 국가가 회원으로 있는 ‘아세아 태평양 지역방송연맹’(ABU)이 주최한 프로그램 콘테스트에서 KBS가 라디오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는 소식이었다. 한국 방송 사상 30여년 만에 전해진 낭보였다.

수상작은 ‘흙과 인간’이라는 다큐멘터리였는데 필자가 PD로 참여한 프로그램이다. 당시만 해도 환경 문제가 사회 문제로 크게 대두되기 전이였다. 우리 인간이 흙을 학대하면 언제가는 흙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흙과 인간’에 이어 ‘풀잎’을 제작해 ABU 프로그램 콘테스트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역시 필자의 작품이었는데 이 또한 환경 문제를 다뤘다.

2년에 걸쳐 필자가 제작한 프로그램이 세계인의 관심을 받은 것은 환경 문제가 공통된 문제임에도 국가 차원에서 미리 대처하거나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데에서 온 관심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식량을 많이 확보하는 게 국가적 과제였고 이로 인한 경제적 논리에 매몰돼 환경 문제에는 관심을 갖지 못했다. 식량 증산을 위해 무차별로 농약을 사용했고 특히 제초제라는 새로운 화학물질이 농민들의 수고를 덜어줬다. 

제초제가 나오기 전만 해도 흙은 보호받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돌려줬다. 추수가 끝나면 논바닥에 우렁이와 미꾸라지가 월동을 준비하고 메뚜기가 지천에 널렸다. 땅을 훼손하지 않고 생태계를 지킴으로써서 얻은 수확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늦은 봄밤이면 무논에서 들려오던 개구리의 청아한 합창은 이제 추억의 소리가 됐다. 메뚜기, 미꾸라지, 우렁이도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우리 인간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두려움이 밀려온다. 

1968년부터 모택동 중국 국가 주석은 대대적인 ‘참새 죽이기 운동’을 펼쳤다. 참새가 곡물을 쪼아 먹어 식량 증산에 해가 된다고 여겨 벌인 운동이다. 계획대로 참새는 급격하게 사라졌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자신들의 상위 포식자였던 참새가 사라지자 해충이 창궐했고 되레 농작물 생산량이 폭발적으로 감소하며 수천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즉 수백만년간 자연스럽게 형성된 먹이사슬을 유지해야만 지구가 건강해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세계 각지에서 가공할 기상 이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모두가 이기적인 마음으로 지구를 혹사 시킨 우리 인간들의 책임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오염물질을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물질을 줄여나간다면 그 희망을 놓지 않아도 될 것이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란 것을 통찰하자. 자연 앞에서는 겸손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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