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말초혈관 과도하게 수축, 손발 파래져
추위에 말초혈관 과도하게 수축, 손발 파래져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1.13 14:23
  • 호수 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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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노증후군 증상과 치료

손가락 저리고 통증 동반…수족냉증보다 증상 심해, 절반이 50대 이상

류마티스 관절염 등 기저질환 있는 경우 원인 질환부터 치료해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서울 광진구에 사는 김모 씨(61)는 기온이 떨어지자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 때문에 고생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추위를 많이 타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도 냉증이 사라지지 않고 양 손가락의 색이 변하며 따뜻한 실내에서도 같은 증상이 지속되자 병원을 찾았다. 검사를 받은 김 씨는 레이노 증후군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레이노 증후군은 말초혈관이 수축되면서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이로 인해 손발, 특히 손가락이 차갑거나 저리고 통증이 동반되는 질환을 말한다. 이는 수족냉증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피부색이 눈에 띄게 변하고 심할 경우 피부 괴사나 궤양을 유발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특히 50대 이상에서 레이노증후군에 더 취약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레이노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만1214명이었으며, 날씨가 추운 11월부터 3월까지 반수가 넘는 1만861명(51%)이 진료를 받았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1만42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30대, 20대, 10대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63%로 여성에게서 조금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였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는 “레이노 현상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기저질환으로 인한 이차성 레이노 현상은 반드시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노환으로 새로 발병하거나 손발이 심하게 붓는 증상이 동반되면 전문의와 꼭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가락 하얘졌다가 파랗게 변해

레이노 증후군은 추위와 같은 외부 자극에 교감신경 반응이 예민해져 혈관이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처음에는 손가락이나 발가락과 같은 말초 부위 피부가 하얗게 창백해지면서 감각이 무뎌지게 된다. 

곧이어 혈액순환 장애가 나타나 피부가 파랗게 변하고 혈액이 정상적으로 공급되면 피부색이 붉은빛으로 변했다가 원래의 피부색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런 피부의 3단계 변화는 레이노 현상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똑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평상시에는 증상이 없다가 추위에 손발이 노출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손발이 저리거나 통증 또는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5분 이상 지속될 때에도 레이노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레이노 증후군은 기저질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혹은 특발성이란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주로 양쪽 손발에 모두 증상이 나타나고,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아 혈관이나 조직이 손상되지 않는다. 

이차성이란 원인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레이노 증후군을 발생시키는 기저 질환으로는 전신경화증, 전신홍반루푸스,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근염 및 피부근염, 쇼그렌 증후군 등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있다. 또 갑상선저하증, 손목터널증후군, 죽상동맥경화증, 혈액질환, 진동에 의한 외상, 베타차단제, 항암제 같은 약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손발이 추위에 노출되거나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레이노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약물치료 효과 없을 땐 교감신경차단술 시행

레이노 증후군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방문하게 되면 병력 청취, 신체검사, 혈액검사, 손톱모세혈관검사, 체열검사 등을 시행하고, 핵의학 레이노 검사로 진단하게 된다.  

핵의학 레이노 검사는 찬물에 손을 담갔다가 증상 부위의 체열이 회복되거나 혈류파형이 정상화되는 시간을 측정하거나 동위원소 약물을 주사해 증상 부위에 혈류가 개선되는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다. 

치료는 혈관을 확장하거나 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일차성 레이노 증후군의 경우에는 대부분 증상이 경미해 특별한 치료보다는 추위나 스트레스 같은 유발요인을 피하면 된다. 그러나 증상이 자주 발생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때는 혈관 확장제 등의 약물을 복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을 시에는 교감신경차단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교감신경차단술은 우리 몸의 땀 분비 및 혈관의 수축 등을 관장하는 신경계인 교감신경계의 일부를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교감신경계가 너무 활발하게 작용하는 경우 혈관수축으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시술이다.  

레이노 증후군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추위에 대한 노출을 피해야 한다. 손발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다른 신체 부위가 차가울 때 신경 반사에 의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신체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손발이 꽉 조이는 의류는 피해야 하며, 노출을 삼가야 한다. 외부 스트레스의 원인을 피하며 흥분, 분노 등 감정 조절도 필요하고 감기약이나 두통약, 다이어트약 등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는 성분이 포함된 약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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