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굳어지는 안면신경마비, 발견 즉시 치료해야
얼굴 굳어지는 안면신경마비, 발견 즉시 치료해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1.20 15:06
  • 호수 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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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 증상과 치료

눈 움직임 안 되고 입꼬리 쳐지는 증상…추운 계절 노인들 많이 발병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완치율 높아…‘중추성’은 원인질환 치료해야

[백세시대=이수연기자] 경기도에 사는 안모(66) 씨는 자고 일어나 세수를 하다 얼굴 근육이 굳어진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거울을 보면서 눈을 크게 뜨고 감았다가 입을 움직이는 등의 동작을 시행해보았지만, 한쪽 눈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입꼬리가 아래로 처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불안함을 느낀 안 씨는 빨리 병원을 찾았고, 안면신경마비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 근육에 분포하는 뇌 신경 이상으로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가령 안면운동기능을 담당하는 뇌신경 중 왼쪽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오른쪽 얼굴 근육이 마비돼 일그러지고, 입은 마비된 신경 반대쪽으로 쏠리게 된다. 

날씨가 추워졌다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 대표적인 한랭질환 중 하나인 안면 마비에 대한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더욱 안면신경마비에 걸리기 쉽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남상수 교수는 “안면신경마비는 크고 작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발병 즉시 치료를 시작해 초기에 완벽하게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발병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로도 안면신경마비 발생 시켜

보통 안면신경은 12개의 뇌신경 중 7번째 뇌신경을 일컫는다. 주된 기능은 눈꺼풀을 포함한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것이다. 일부는 맛을 느끼는 미각 기능, 침이나 눈물 등을 분비하는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를 겪는 사람들은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거나 눈물이 나지 않으면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고, 일부는 미각이나 청각 기능에 이상이 오며 감각 이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보통 안면신경마비는 원인이 되는 이상 부위의 위치에 따라 말초성과 중추성으로 구분된다. 구안와사로 불리기도 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차가운 곳에서 잠을 자다가 생기거나 스트레스나 과로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남상수 교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하는 여러 원인 중에서 바이러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면역력 증진에 신경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중추성은 뇌경색이나 뇌출혈, 뇌종양과 같은 중추신경계 병변에 의해 얼굴에 분포된 운동신경이 손상돼 발생하는 것으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보다 정도가 심각하고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했을 때 중추성인지 말초성인지 차이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픽 참조).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이마에 주름을 만들 수 있는데,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이마에 정상적인 주름을 만들기 어려워진다. 다만 개인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시간 지날수록 신경 손상 심해져

중추성 안면신경마비가 있는 경우에는 MRI(뇌자기공명영상)나 CT(뇌전산화단층촬영) 검사를 실시해 뇌병변을 확인해야 한다. 다만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전형적인 증상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검사 없이도 진단이 가능하다. 

환자의 증상이나 신경학적 검사소견에서 비전형적인 소견이 관찰되면 뇌자기공명영상을 통해 중추신경계 병변이나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다른 병변 유무를 감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상수 교수는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발병 즉시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초기에 집중적인 치료가 중요한 이유 두 가지를 설명했다. 

첫 번째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 손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안면신경에 염증이 생기면 약 3~7일간 지속해서 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처음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가도 다음날 자고 일어나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발병 후 일주일간은 신경에 발생한 염증을 제거하고 마비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므로 신경 회복이 원활한 초기에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추성 안면신경마비는 원인에 따른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대체로 완치율이 높은 질환이다.  

치료 요법으로는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이 있다. 초기에는 스테로이드제나 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해 안면신경 손상 부위의 염증 반응과 부종을 감소시킨다. 만약 안면 마비 정도가 급격히 심해지면 안면 신경 감압술을 시행한다. 

한의학에서는 체질에 따라 적절한 한약을 처방해 면역력을 개선하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남상수 교수는 “회복 속도를 높이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얼굴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체질에 따라 적절한 한약을 처방한다”며 “균형이 깨진 기혈상태를 정상화하고 면역력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는 당뇨나 수면부족, 편두통, 안면경련, 잦은 감기 등이 있다.      

이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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