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오 대구 달성군수 “어르신들 ‘뒷방노인’ 아냐…주류세대로서 사회 참여하셔야”
김문오 대구 달성군수 “어르신들 ‘뒷방노인’ 아냐…주류세대로서 사회 참여하셔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11.27 13:40
  • 호수 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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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 월등…타 지자체서 ‘너무 앞서 간다’ 눈총 줄 정도

관광 불모지에서 관광 선도 도시로…‘송해공원’ 전국에서 찾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어르신들께서 군정에 관심 가져주시고 때로는 방패막도 돼주시고 여론형성도 해주셔서 큰 힘이 된다.”

11월 23일, 김문오(71) 달성군수는 ‘백세시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평소 달성의 노인들에게 가졌던 고마운 마음을 이같이 밝혔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논공읍에 위치한 달성군청 군수실에서 만난 김 군수는 “노인 인구 1000만 시대에 더 이상 뒷방 노인이 아닌 주류 세대로서 경험과 경륜을 가지고 지역사회 발전에 참여해야 한다”며 “달성군 어르신들은 신청사 이주나 비슬산 케이블카 설치 등 군 사업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민선 3선인 김 군수에게서 군 노인복지와 그간의 업적을 들었다.

-코로나가 다시 극성을 부린다.

“지난 2월부터 마을 스스로 자율방역단을 구성해 경로당을 수시로 소독하고 방역전문업체에서도 소독을 하고 있다. 경로당별 방역책임자를 지정해 경로당 안전지킴이 순회교육을 실시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집단 감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달성군은 어떤 도시인가.

“대구 땅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대구시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올해 군 예산이 1조원을 넘어섰고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는 아직 ‘젊은 도시’다. 그만큼 일자리를 비롯해 교육·문화·복지 등 생활 인프라가 잘 돼 있다는 얘기다. 물론 노인복지도 타 지자체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달성 군민 26만4000여명 중 노인은 3만2000여명(12%)이다. 김 군수는 “출산율이 전국 상위층에 속하며 조만간 30만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노인회 달성군지회는 대구시 8개 구·군 중 가장 많은 9개 읍·면, 322개 경로당을 두었다. 회원은 1만5000여명이다.

-노인복지 실태는.

“올해 노인복지예산은 932억원으로 달성군 전체 예산액 1조46억원의 9.3%를 차지한다. ‘태내에서 천국까지’라는 복지 슬로건을 내걸고 노인복지관 2개소를 건립해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22년 노인문화센터 한 곳을 추가로 준공할 계획아래 현재 설계를 마쳤다.”

달성군은 매년 4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경로당 화장실, 욕실, 주방, 도배장판 등 개보수를 해주고 매년 3억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안마의자 등 건강보조기구와 TV·냉장고 등 생활가전을 지원하고 있다. 또 130여명의 생활지원사들이 2000여명 홀몸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다.   

-경로당을 종종 방문하시는지.

“설·추석 명절이나 어버이날에는 꼭 찾아뵙고 막걸리 한 잔 올리며 인사드리고 다양한 민원도 듣는다.” 

-대한노인회 달성군지회에 대한 지원은.

“지회 및 이사회 운영에 연간 1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매년 노인의 날에 8900여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달성실버한마음 페스티벌을 개최, 단합과 화합의 축제 한마당을 연출한다.”

달성군은 경로당 한 곳 당 560만~750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하며 경로당 회장에게 월 3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고 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를 지급하는 지자체가 드물다.

“액수로 말하자면 말도 안 되지만 미래의 더 나은 노인복지를 위해 작은 단추를 꿴다는 의미로 해석해 달라. 혜택을 받는 어르신 입장에선 늘 부족함을 느끼겠지만 상대적으로 타 지자체보다는 우리가 잘 해드리고 복지 인프라도 잘 돼 있다는 자긍심과 긍지를 갖고 있다. 실제로 1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인일자리 사업도 추진하고 있고 경로당에 CCTV를 설치하고 장수축하금도 드린다. 코로나로 인해 자녀들과 왕래를 못하는 사정을 감안해 스마트폰으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심적으로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시범적으로 경로당에 무료 무선인터넷도 깔아드릴 계획이다. 군수, 구청장 회의에서 ‘달성군이 너무 앞서 간다’는 눈총을 받기도 한다(웃음).”

김문오 달성군수(앞줄 중앙)가 경로당 점검 중 어르신들과 기념촬영했다.
김문오 달성군수(앞줄 중앙)가 경로당 점검 중 어르신들과 기념촬영했다.

김문오 군수는 평생 대구를 벗어난 적이 없다. 경북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나와 대구 MBC 보도국장, 대구 MBC 미디어컴 대표이사 등 30여년 언론계에 몸담았다. 한국방송대상 지역방송인상(2002년),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종합대상, 한국지방자치경쟁력 지수 종합 1위, 인구정책유공 대통령 표창(2019년)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업적 중 하나를 소개한다면.

“대구는 가볼 곳도 먹거리도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의 관광불모지에서 이제는 관광을 선도하는 도시가 됐다. 대한민국 명소 대상으로 선정된 송해공원을 가보셨는지. 지난번 전국노래자랑에서도 송해 선생이 소개한 바 있지만 옥연지 주변에 튤립꽃, 둘레길, 백세교, 풍차 등 보고 즐길 것들이 많아 전국에서 찾아온다. 송해 선생의 처가가 있는 곳이고 군 생활도 여기서 한 인연으로 송해 선생의 이름에서 따왔다. 부인 묘소 옆에 송해박물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대구 MBC 앵커도 지냈다.

“이동열, 하순봉 앵커가 활동하던 시절에 이곳서 앵커를 했다. 당시 지방 방송국은 모든 면에서 열악했다. 특히 조명 시설이 낙후돼 화면이 어두워 (서울과)차이가 극명하게 났다. 코디 개념도 없던 시절이라 제가 직접 백화점에 가서 의상을 구입했고 분장사가 따로 없어 분을 밀가루 바르듯 해 티가 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낯이 뜨거울 정도다.”

-서울로 올라올 생각을 안했는지.

“주요 방송사에서 콜이 오긴 했지만 가지 않았다. 대구 MBC 공채 선배기자로서 (지역을)지킨다는 책임감이랄까 그런 각오가 있었다. 해외취재, 대통령과의 신년 특집 인터뷰, 앵커 등 지역에서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했다.”

김문오 군수는 언론인 생활을 끝낸 뒤 주변의 권유로 지자체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1년간 단체장을 하며 달성군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김문오 군수는 인터뷰 말미에 ‘50여개 수상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상이 무어냐’고 묻자 “다산 정약용 선생의 뜻에 구합하는 군정을 편 지자체장을 대상으로 주어지는 목민대상 본상 수상이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김문오 달성군수 프로필

▷경북대 법학 학사 ▷대구 MBC 보도국장 ▷대구 MBC 미디컴 대표이사 ▷한국언론진흥재단 기금관리위원회 이사 ▷대구축구협회 이사 ▷제34·35·36대 대구광역시 달성군 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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