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안압상승에 의한 시신경 손상이 주요 원인
녹내장, 안압상승에 의한 시신경 손상이 주요 원인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1.27 14:32
  • 호수 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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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의 증상과 치료

시야 좁아지면서 점차 시력 잃어…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안압 정상범위라도 시신경 손상된 경우 많아…안저 촬영 등 통해 검진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이모 어르신(70)은 평소 눈에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 편이었다. 휴대전화나 TV 등 전자기기를 오랜 시간 본 후에는 어김없이 눈이 충혈되어 자주 안약을 넣곤 했는데, 어느 날부터 눈 충혈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 않고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좁아진 시야 때문에 넘어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안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 

녹내장은 눈에서 대뇌로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 중 하나다.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면서 시야 결손 및 시력 손상이 생긴다. 시야가 점점 좁아지기 시작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병이지만,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 빨리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연유로 ‘소리 없는 시야 도둑’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76만7342명에서 2019년 97만4941명으로 최근 5년 사이 30% 가까이 증가했다. 환자 가운데는 60대 이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노년층 환자가 두드러지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녹내장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강자헌 교수는 “녹내장 환자의 증가 원인은 진단 장비 발달로 인한 조기 발견율이 높아지는 것, 건강검진 증가와 인구 고령화, 건강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도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온 떨어지는 겨울철에 발생 높아

녹내장은 백내장‧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 유발 질환으로 꼽힌다.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발병률이 높아진다. 이는 겨울철 급격히 온도가 떨어지면서 눈의 모세혈관이 수축하며 안압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녹내장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안압 상승을 꼽을 수 있다. 안구 앞부분에는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내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방수’라는 투명한 액체가 있다. 대개는 이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안압이 상승하면서 녹내장이 생긴다. 그러나 안압이 상승하지 않아도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환자의 안압이 정상 범위 이내임에도 불구하고 시신경에 녹내장성 손상이 진행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안압이 높은 상태에서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면 안과 검사나 건강검진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정상안압 녹내장의 경우 안압이 정상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시신경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노화 등의 원인으로 시신경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정상 범위의 안압은 10~20mmHg (밀리미터 수은주)인데 정상 안압은 녹내장이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시신경이 약한 사람에게는 정상 범위의 안압도 높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19mmHg의 안압이라도 시신경이 튼튼한 사람은 정상 범위지만, 시신경이 약한 사람은 높은 안압일 수 있다. 

시신경은 노화로 인해 약해질 수 있고 녹내장 가족력이 있으면 시신경이 더 약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4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녹내장이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고, 근시가 있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다면 젊은 나이라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녹내장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약물로 안압 낮추거나 레이저 치료 병행

녹내장은 크게 만성과 급성으로 나눌 수 있고, 이에 따라 다른 증상을 나타낸다. 만성 녹내장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며 시력 손상이 올 때까지 이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경우가 많다. 
가령 색 변화 인지를 잘 못하게 되고, 눈앞이 희미해지거나 지속적으로 눈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젊은 나이에 노안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 녹내장이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급성 녹내장은 갑작스러운 통증과 시력감퇴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통증 때문에 구토나 발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강자헌 교수는 “급성 녹내장은 응급질환으로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맥주사와 함께 안약을 사용하며, 안압이 내려가면 레이저 홍채 절개술 등을 통해 방수가 배출될 길을 내주게 된다”고 말했다. 

만성 녹내장은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한다. 안압을 낮춰서 시신경 손상 진행을 방지하거나 지연시킨다. 약물치료로 안압 하강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방수 유출로인 섬유주 세포 틈새를 레이저로 넓혀주는 레이저섬유주 성형술이나 섬유주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녹내장 수술 후에는 이물감이나 충혈 및 가벼운 통증을 주의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기 때문에 너무 불안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수술 후 통증이나 충혈이 심해지거나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게 되면 즉시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고, 수술 직후 안압이 올라가거나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에도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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