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 어르신정책모니터링단 운영…지자체들 “어르신 자문 받는 건 필수”
서울‧부산시 어르신정책모니터링단 운영…지자체들 “어르신 자문 받는 건 필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12.04 13:11
  • 호수 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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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자체와 기업들이 노인 자문단을 운영하면서 어르신 맞춤형 정책 및 상품을 설계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26일 경기 광명시가 진행한 노인위원회 발대식 현장 모습.
최근 지자체와 기업들이 노인 자문단을 운영하면서 어르신 맞춤형 정책 및 상품을 설계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26일 경기 광명시가 진행한 노인위원회 발대식 현장 모습.

서울시, 2012년부터 고령친화도시 조성 위해 광범위한 모니터링   

광명시, 대전 서구 “노인이 행복한 세상 만들기 위해 의견 적극 반영”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광명시 노인위원회가 지역사회의 노인복지 현안을 해결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11월 26일 경기 광명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인위원회 발대식에서 박승원 광명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지역 실정에 맞고 실효성 있는 노인복지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박 시장은 “‘가르침은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등으로 보여주는 것이다’는 말처럼 후배들이 따라갈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지자체가 노인위원회나 정책모니터링단을 구성해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설계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기업에서도 노인 특화 서비스 개발에 노인 자문단을 활용하고 있고 성과까지 내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어르신들의 의견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곳은 고령친화도시에 가입하거나 추진 중인 광역지자체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서울시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2013년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한 서울시는 2012년부터 어르신정책모니터링단을 운영해 여기서 나온 의견을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매년 40~50명의 어르신이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하는데 이들은 면접‧설문조사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광범위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그 결과 고령친화도시를 세우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모니터링단은 실제 현장을 돌아다니며 얻은 결과를 통해 ▷스마트폰 활용 강의 수 및 교육시간 확대 ▷어르신 정보화 교육 보조교사 확충 ▷어르신 무료급식 예산확충 ▷개방형 경로당 평가 세부기준 보완과 결과에 따른 운영비 차등 지급 등을 건의했고 이중 일부는 정책에 반영되기도 했다.

2016년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부산시도 보다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 2017년부터 ‘슈퍼시니어 정책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워크숍을 개최해 ‘노인복지서비스 인지도 및 개선방안’, ‘노인 교통안전 실태 및 개선방안’ 등을 사업추진에 반영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직접 노인복지정책 실행현황을 조사하고 의견을 수렴해 제언되는 내용들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내용들이 많다”면서 “부산시가 고령친화도시로 나아가는데 정책자문단의 활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초 지자체로도 확대되고 있다. 경기 광명시의 경우 지난 3월 ‘노인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를 제정하고 공모를 통해 노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번에 선발된 위원들은 2년간 노인기본소득 논의, 노인복지사업 발굴 및 개선방안 마련, 노인의 교육·권익보호·일자리·여가활동 활성화 방안 제시 등의 활동을 하게 될 예정이다.

대전 서구도 지난해부터 어르신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인복지 시책 수립 시 자문역할을 맡긴 것이다.

위원으로 선발된 35명의 어르신은 노인문화시설 확충과 노인복지프로그램 등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한 ‘노인복지 증진 분과’와 노인의 지역봉사 활동, 일자리를 다루는 ‘노인사회 참여 분과’로 나뉘어 내년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노인복지 시책에 관한 의견 제시, 어르신의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사업을 제안하게 된다.

대전 서구 관계자는 “어르신위원회가 생생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전한 의견을 청취해 어르신의 행복 만족도를 높이고 노인복지 정책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시니어자문단을 도입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2017년부터 55세 이상 시니어 고객 10여명을 선발, KB골든라이프 고객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고객자문단은 은퇴기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만든 고객패널제도다. 

 자문단은 발표와 토론을 거쳐 의견을 제안하고, 은행은 내부 검토를 거쳐 이를 상품·서비스에 적용한다. 실제로 ‘손자녀를 지원할 수 있는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통해 2018년 ‘KB내아이 연금저축펀드’가 탄생했고 뱅킹서비스 이용 시 콜센터 전화 연결이 불편하다는 자문단의 지적에 어르신 전용 상담전화를 개설하기도 했다. 또 상품안내장의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수렴해 종합안내장도 큰 글씨로 만들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최초로 구성된 시니어 고객 자문단을 통해 시니어 세대의 다양한 요구를 청취하고, 상품·서비스 개선으로 더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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