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 고운소리봉사클럽 “연주 듣고 눈물 보이는 어르신도 있어”
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 고운소리봉사클럽 “연주 듣고 눈물 보이는 어르신도 있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12.04 14:52
  • 호수 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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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 고운봉사클럽 회원들이 효삼백 주간보호센터에서 흥겨운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 고운봉사클럽 회원들이 효삼백 주간보호센터에서 흥겨운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색소폰·아코디언·클라리넷  등 수준급 연주  

매주 2회 요양원·복지관·노인행사 등서 공연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어르신이 저희 연주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시더라.”

대한노인회 경북 상주시지회 소속 고운소리봉사클럽 권창희 코치(73·상주시 신봉동)의 말이다. 그날은 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위한 무대였다. 권 코치는 “연주를 마친 뒤 그 어르신에게 다가가 ‘무슨 사연이 있느냐’고 묻자 ‘내 청춘이 다 가버려 너무 슬펐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고운소리봉사클럽은 그 외에도 요양원, 노인종합복지관, 성당, 나눔의 집과 각종 노인행사에서 노래와 연주를 들려주는 봉사를 3년째 해오고 있다. 이 클럽 회원 20명은 60대 후반~80대 초반으로 남녀 반반씩 구성됐다. 교사, 면장, 파출소장 출신들로 젊은 시절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은퇴 후에는 봉사활동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오고 있는 것이다. 

권 코치는 “교사 퇴직 후 취미 삼아 노인복지관에서 악기를 배웠다”며 “상주시지회의 권유로 당시 복지관에서 함께 음악을 했던 분들과 클럽을 만들었다”고 결성 배경을 소개했다.

레퍼토리는 ‘찔레꽃’, ‘들국화 여인’, ‘안동역’ 등 주로 트로트이다. 색소폰(6), 클라리넷(2), 플루트(4), 아코디언(3), 하모니카(4), 가수(1)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상주시지회의 배려로 지회 3층 강당에서 연습을 해오다가 최근에는 컨테이너를 마련해 그 곳에서 매일 연습을 하고 있다. 회원들의 악기 다루는 실력은 수준급이다.   

이 클럽 회원인 전복남(78·상주시 신봉동)어르신은 “처음엔 연주가 서툴러 무대에 서면 긴장도 하고 틀리기도 했지만 색소폰 50년 경력의 음악인에게서 배운 뒤로는 더 이상 무대가 두렵지 않고 오히려 즐길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일주일에 2회 꼴로 무대에 선다. 행사 규모와 장소에 따라 회원 몇몇이 소그룹으로 연주하기도 한다.  

권창희 코치는 “지금까지 총 300여회 공연을 했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개별 공연 봉사를 나가거나 독거노인의 농가를 찾아가 풀도 뽑고 논밭 정리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한노인회가 지원하는 클럽 활동비마저 기부를 해 모범이 되고 있다.  음료수와 다과 등을 구입, 공연 날 요양원의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는 것이다. 

이 클럽의 또 다른 코치인 안영이(70·상주시 냉림동)씨는 “공연봉사는 일반 자원봉사와 달리 악기 소유, 관리, 이동 등의 부대비용이 적잖이 든다”며 “각자의 승용차에 악기를 싣고 멀리 떨어진 타 도시로까지 ‘원정 공연’을 다닌다”고 말했다.

권창희 코치는 “공연을 마친 뒤 식사를 할 때도 회원들이 십시일반 음식 값을 내놓고 봉사 현장에 회원의 가족들도 참여해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남다른 봉사 열의와 정신을 인정받아 작년 노인자원봉사 성과보고 및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배춘병 상주시지회장은 “지회 소속 5개 자원봉사클럽 가운데 코치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열정적으로 봉사하는 클럽 중 하나”라며 “작년 경북연합회가 주관한 자원봉사클럽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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