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위 많이 탄다면 질환이 원인일 수도
갑자기 추위 많이 탄다면 질환이 원인일 수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12.04 15:16
  • 호수 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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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추위를 많이 탈 때 의심되는 질환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대사기능 저하…피로감과 체중 증가 동반

우울증일 때도 추위 민감…영양 부족해 근육량 적어져도 체온 저하

[백세시대=이수연기자] 체질상 남보다 추위를 잘 타는 사람도 있지만,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추위에 민감해졌다면 질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추위로 유난히 몸이 고통스러운 때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들을 살펴본다. 

◇몸 붓고 추위 심해지면 갑상선기능저하증 의심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고 살이 찐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란 갑상선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에 호르몬 농도가 저하되거나 결핍된 상태를 뜻한다. 

갑상선은 목의 앞부분에 있는 내분비 기관으로 뇌에 있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신호를 받아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갑상선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보다 낮거나 결핍 상태가 되면 대사기능이 떨어진다. 몸이 붓고 둔해지면서 체중이 늘어나고, 피부가 거칠어지며 추위를 타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또 만성 피로감과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등 증상을 동반한다. 온몸의 대사 속도가 떨어져 몸이 쉽게 피곤해지고 의욕이 없어지며 말도 느려진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 김정민 교수는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 갑작스럽게 추위를 많이 타고, 소화가 잘 안 되어 잘 먹지 못하는데도 몸이 붓고 체중이 증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울증도 추위 잘 느껴, 햇볕 쐬며 걷기 중요

심한 추위는 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다. ‘네이처’지를 비롯한 다양한 건강의학 학술지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질환에 걸렸을 때 추위를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이는 우리가 기분이 좋거나 행복할 때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하거나 세로토닌 수용체에 이상이 생기면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 이런 세로토닌은 일조량, 몸의 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민혜연 전문의는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혈관 수축으로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서 손발이 차지고, 외부 추위에 대해 제대로 발열반응을 유도하지 못해 더 많은 추위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기억과 인지력, 식욕, 수면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세로토닌의 분비를 늘리려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트립토판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트립토판이 많이 함유된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붉은 고기, 치즈‧요구르트 등 유제품과 견과류, 바나나, 조개류, 현미 등이 있다. 

또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며 걷는 것도 좋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겨울에 우울증이 많은 것은 세로토닌 부족과 관계가 있다. 따라서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쬐어야 체내 세로토닌 분비량을 부족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다. 일조량이 풍부한 날에는 잠시라도 외출해 산책하는 것도 좋다.  

◇영양 결핍증이나 비만도 추위에 민감해져

영양 결핍증이거나 비만인 경우에도 추위에 민감해진다. 영양 결핍증은 몸 안에서 영양소가 결핍돼 정상적인 대사기능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었을 때 발병하는 질환을 총칭하는 말이다. 

영양 결핍증은 다이어트 등으로 음식을 너무 적게 섭취하거나 저칼로리 식품 위주로 먹어도 생길 수 있고, 영양 과잉에 의한 불균형으로 생길 수도 있다. 

영양 과잉에 의한 결핍은 지방과 설탕 등을 지나치게 섭취해 칼로리는 충족되지만,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부족해 결핍되는 현상을 말한다. 화학물질이 첨가된 인스턴트 식품이나 육가공 식품, 설탕 첨가가 많은 식품을 주로 섭취했을 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수록 영양 소모가 많아지고, 대기오염에 의한 더러운 공기를 호흡하는 중에서도 영양 소모가 많아진다. 담배와 술도 영양 소모를 재촉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영양 소모가 과해지고, 영양가 낮은 음식을 섭취하면 영양의 불균형으로 인한 결핍증이 심화될 수 있다. 

영양이 부족해 근육량이 적어지면 유난히 추위를 많이 느끼게 된다. 우리 몸은 근육을 사용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데, 근육량이 적은 사람은 열을 내는 양이 적어 추위를 쉽게 느끼게 된다. 반대로 비만일 경우에도 추위를 많이 타게 된다. 비만일 때는 체온을 유지하는 데 정상 체중과 비교해 필요 에너지양이 많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져 추위를 더 많이 타게 된다. 

민혜연 교수는 “추위를 많이 탄다고 무조건 몸에 질환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 비교해 급격히 추위에 대한 반응이 달라졌거나 피로나 수면, 체중 변화 등의 이상이 동반된다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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