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다시 범람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다시 범람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12.11 13:41
  • 호수 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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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트롯전국체전’, MBC ‘트로트의 민족’, SBS ‘트롯신이 떴다’, JTBC ‘싱어게인’, 그리고 Mnet의 ‘캡틴’과 ‘포커스’까지. 현재 방영 중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매일 TV를 틀면 오디션 방송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건 두 가지다. 하나는 ‘시청률’이고 다른 하나는 ‘스타 탄생’ 여부다. 

서인국, 허각, 버스커버스커 등 슈퍼스타를 만들며 음악전문채널 Mnet의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가지고 있는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 1‧2‧3‧4 시즌은 확실히 성공한 오디션이었다. 

슈스케의 성공은 오디션 전성시대를 열었다. 지상파 3사가 각각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슈스케가 시즌5 이후 시청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우승자가 누군지도 모를 정도로 추락하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어갔다.

이를 반전 시킨 것은 슈스케의 정신적 후계자라 불러도 좋을 Mnet의 ‘프로듀스’ 시리즈다. 앞서 슈스케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9인 이상 대규모 그룹을 선발하는 전략을 취한 프로듀스 시리즈는 ‘오디션 방송은 한물갔다’는 평가를 뒤집고 대성공한다. 오디션을 통해 탄생한 아이즈원, 워너원 등이 단숨에 최고 인기 그룹으로 올라선 것. 

하지만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자멸했고, 프로듀스 시리즈의 성공에 자극받아 제작된 유사 오디션 프로그램도 별다른 재미를 못 보면서 그룹 오디션의 시대도 사실상 막을 내린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소생시킨 건 한물간 장르로 치부됐던 ‘트로트’였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중장년과 노년층을 겨냥하고, 신개념 트로트 오디션을 표방한 ‘미스트롯’은 송가인이라는 대스타를 탄생시켰고 남자버전인 ‘미스터트롯’ 역시 임영웅을 비롯해 여러 스타를 만들었다. 특히 트로트 오디션은 시청률만큼은 확실히 보장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보이스트롯’이 MB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트롯신이 떴다’, ‘트롯전국체전’, ‘트로트의 민족’도 10% 내외에 준수한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스타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보이스트롯’은 방영 당시 유명 스타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종영 시점부터 관심이 빠르게 식었다. 송가인과 임영웅 등이 종영 이후 오히려 폭발적 관심을 받은 것과 다르게 보이스트롯 우승자 박세욱의 인기도 미풍에 그치고 있다. 속단할 수는 없지만 현재 방영 중인 트로트 오디션도 비슷한 결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12월 17일부터 트로트 오디션에 전성시대를 연 ‘미스트롯’의 두 번째 시즌이 방영된다. 왕의 귀환이 될지 왕의 몰락이 될지 모른다. 다만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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