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호 서울 노원구지회장 “경로당 자활자립·회원 봉사…노인이 꼭 해야 할 일”
김관호 서울 노원구지회장 “경로당 자활자립·회원 봉사…노인이 꼭 해야 할 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12.18 13:47
  • 호수 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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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노원평 전투대첩비’ 건립 “보람”…복지부장관 표창도     

오승록 구청장, 경로당 순회 애로사항 청취 등 노인복지에 최선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올해 대내·외적으로 노인회 위상을 한껏 드높인 지회는 단연 서울 노원구지회일 것이다. 김관호(82) 서울 노원구지회장은 외부적으로는 노원평 전투대첩비를 건립해 10여년의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내부적으론 관내 20여개 직능단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24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김 지회장은 업무용 승합차 마련, 노인일자리 창출, 경로당 아이 돌봄 프로그램, 아동학대 및 노인학대예방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지회와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다. 김 지회장은 서울 지방경찰청 총경 출신으로 2018년 4월에 취임했다.

-10년만에 숙원사업을 해결했다고.

“제가 사명대사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있다.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1544~1610년)가 수락산 노원평 전투에서 고언백 장군이 이끄는 관군과 함께 왜군을 크게 무찔러 한양을 지키는데 일조했다. 수락산을 찾는 이들에게 국난 극복의 현장을 알리고 후손들에게 애국심을 심어주기 위해 대첩비를 세우고자 했다. 노원평 전투에서 왜군이 입은 피해는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행주산성 전투보다 작지 않다.”

그러나 건립 과정은 지난했다. 김 지회장은 “자료 준비하고 사유지 기증 받고 시로부터 예산 받기까지 7전8기의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수락산 만남의 광장(상계동 1001번지)에우뚝 선 대첩비를 보면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해 태·강릉문화제 행사의 하나인 어가행렬에서 영조 역할을 맡아 곤룡포에 가마를 타고 시내를 행진하기도 했다. 

-지회장 임기 3년째로 접어든다. 그간의 업적이라면.

“구에서 승합차를 마련해줘 경로당 지도점검 등 지회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 노인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일자리라는 측면에서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노력했다. 스쿨존 교통지도봉사대, 경로당 중식도우미,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등 총 330명이다. 그 중 학교 배식과 청소를 하는 급식도우미는 제가 온 이후로 생긴 일자리이다.”

-경로당 아이 돌봄 프로그램은 무언가.

“저녁 시간대에는 맞벌이가정의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을 돌봐줄 곳이 마땅치 않다. 경로당을 활용해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어르신과 전업주부가 임시 돌봄 교사로 나서 아이들을 돌봐주는 구조이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특히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 앞으로 예산을 추가 확보해 다양한 형태의 사업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학교 아동안전지킴이 일자리는 노인들에게 기회가 잘 안 온다.

“경찰청 주관의 일자리인 관계로 경우회 회원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제가 지회 수석부회장으로 오면서 한 자리 수였던 아동안전지킴이 일자리가 두 자리 수로 늘어났다. 경우회 고문인 저를 봐 배려해준 것 같다.” 

김관호 노원구지회장(맨왼쪽)이 지회 사무실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김애경 사무국장.
김관호 노원구지회장(맨왼쪽)이 지회 사무실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김 지회장 오른편이 김애경 사무국장.

노원구지회는 노원경찰서와 연대해 다양한 노인복지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모두가 김 지회장이 경찰공무원 출신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노원경찰서는 지회에서 어르신교통사고예방 간담회를 열고 신호 준수 및 횡단보도 안전 수칙 등을 홍보했으며 노인학대예방 교육도 했다. 

김 지회장은 “작년 어버이날에는 박동수 전 노원경찰서장이 지회를 방문해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전달하기도 했다”며 “어르신 안전과 권익 향상에 애쓰는 노원경찰서측의 각별한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구청과의 협조는 잘 되고 있는지.

“서울시의원을 지낸 오승록 구청장께서 진정성 있게 대해주신다. 지난해에는 한 달 간 전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구정에 반영했다. 지난 11월에는 동 주민센터를 거점으로 경로당 회장들을 만나 고충을 듣고 구정 안내도 했다. 새해 3월부터 다시 경로당을 순회할 예정이다.”

그밖에도 구청은 소소한 부분에서 경로당을 챙긴다. 지난 10월에 김, 나물 등 식품을 전 경로당에 보냈고, 7~8월 혹서기에 경로당이 비좁아 더위를 피할 곳이 없는 회원들에게 구청 강당을 쉼터로 개방했다. 또 의사, 약사, 간호사, 영양사가 탑승해 경로당을 순회하며 병원 다니기 힘든 노인의 건강을 보살펴 주는 이동건강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불암산 힐링센터에 승합차로 노인을 모셔다 명상·지압 등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노원구 전체 인구는 약54만여명, 노인인구는 7만8000여명이다. 노원구지회는 서울의 25개 구 지회 중에서 경로당 수가 가장 많은 242개소이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여명이다. 

김 지회장은 경기 일산 출신으로 한양대학교를 나와 33년간 경찰공무원을 지낸 뒤 총경으로 퇴임했다. 청도 김씨 대종회장을 지냈다. 경로당 회장, 노원구지회 수석부회장을 거쳐 2018년 3월 지회장에 당선됐다. 사명대사기념사업회 회장, 고산자기념사업회 회장으로 있다. 녹조근정훈장을 비롯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내무부 장관 표창 7회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경찰 경력을 되돌아보면.

“1984년 인천 서포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다 조류에 휩쓸려 익사할 뻔 했던 초등학생을 구한 일이 있다. 아이의 부모가 감사패를 만들어 치안본부에 찾아오고 신문에도 보도돼 기억이 생생하다. 휴가 중에 우연히 사고 현장을 본 것이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퇴임 후 산악회와 대종친회 일로 시간을 보냈다. 제가 살던 월계동의 장은하이빌아파트에 경로당이 새로 지어졌지만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문을 열지 못했다. 주변에서 공직자 출신이라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저를 추진위원회 회장에 앉혔다. 일이 잘 돼 현판식을 마치고 경로당 회장을 4년 했다.”

김 지회장은 현판식 기념품으로 태극기를 나눠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소 국경일에 태극기 게양한 집들이 적은 걸 보고 선물로 정했다고 한다. 

-노인의 바람직한 사회적 역할은.

“제가 인사말을 할 때마다 강조하는 게 사회봉사, 자립자활이 들어 있는 경로당 운영 지침이다. 노인은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남에게 의지 하지 말고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남은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건.

“지회 단독건물 건립이다. 사무실이 비좁아 회의할 때 문밖으로 의자를 내앉아야 할 때도 있다. 구청에서도 잘 알고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김관호 노원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제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으로부터 대한노인회 법제심의위원회 위원 임명장을 받았다”며 “앞으로 3선 허용 같은 현안에 법제심의위원으로서 할 일을 잘 수행하면서 중앙회 발전에 일조를 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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