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겨울축제의 부활을 고대하며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겨울축제의 부활을 고대하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0.12.18 13:50
  • 호수 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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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겨울철 최대 축제인 ‘화천 산천어축제’의 개최가 끝내 불투명해졌다. 강원 화천군은 지난 12월 16일 “전국적인 코로나 확산세에 산천어 축제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취소 의사를 밝혔다. 

당초 산천어축제는 새해 1월 9일부터 31일까지 23일간 화천읍 화천천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화천군은 축제를 위해 전국 산천어 양식장에서 75톤에 이르는 약 22만5000마리를 미리 계약했고 예산도 11억원 이상 들어갔다. 190톤 가까이 사용했던 과거 축제와 달리 물량을 줄였지만 결국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됐다. 

화천군은 우선 산천어를 어묵과 농업용 영양제 등으로 소비하고 강원도와 함께 산천어 요리를 개발해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에서 판매해 손실을 줄일 예정이다. 

산천어축제뿐만 아니라 코로나19 3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겨울철 대표 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올해 겨울축제는 사실상 보기 힘든 상황이다.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강원의 겨울축제들은 수백만 명의 인파가 모이면서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해왔지만 올해는 다르다.

평창군은 새해 1월 예정된 대관령 눈꽃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홍천강 꽁꽁축제’ 역시 이번에는 열지 않기로 했다. 

겨울축제의 원조인 강원 인제 빙어축제도 내년 초 열리는 축제를 취소했다. 전국에서 하루 최대 2만명이 찾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지만 주민의 안전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대신 인제군은 빙어축제 예산으로 군민들에게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연말과 연초는 늘 희망찬 기운이 가득했다. 송년회‧신년회 등 모임을 하며 정을 나누고, 가족‧연인과 겨울축제에 가서 지친 심신을 위로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풍경이 완전히 사라졌다. 거리에서는 크리스마스를 활용한 마케팅조차 보기 힘들 정도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혹독한 겨울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때마침 추위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오후 8시만 지나면 거리는 유령도시처럼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매일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할 정도로 코로나19 역시 잠잠해질 기미가 안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울이 가면 새 생명이 돋아 나는 봄이 오듯이 이 힘든 시간도 결국 지나갈 것이다. 

다음 겨울에는 산천어축제, 눈꽃축제 등이 성대하게 열려 많은 사람들이 올 한해 꽁꽁 움츠렸던 한을 맘껏 풀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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