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남 남해군지회 소속 들풀향기봉사클럽 “버리는 페트병에 꽃 심어 예쁜 화분 만들어요”
대한노인회 경남 남해군지회 소속 들풀향기봉사클럽 “버리는 페트병에 꽃 심어 예쁜 화분 만들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0.12.18 15:05
  • 호수 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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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경남 남해군지회의 들풀향기봉사클럽 회원들이 아이들과 함께 만든 작품을 들고 기념촬영했다.
대한노인회 경남 남해군지회의 들풀향기봉사클럽 회원들이 아이들과 함께 만든 작품을 들고 기념촬영했다.

노인·장애인 시설에 전달…공공 장소에도 꽃 심어

작년 성과보고 발표회에서 복지부 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버려지는 페트병이 마치 소외 받는 요즘 노인들의 현실 같았다.”

대한노인회 경남 남해군지회 소속 들풀향기봉사클럽의 김용심(82·남해군 삼동면)회원의 말이다. 이 클럽의 맏언니 격인 김 회원은 “그렇지만 페트병이 예쁜 화분으로 탈바꿈돼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모습에서 노인들도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로 거듭 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이 클럽은 폐자원을 활용해 화분을 만들어 노인 및 장애인 시설에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이 클럽은 2015년 70~80대 여성 20명으로 조직됐다. 생명력과 번식력이 강한 들풀처럼 클럽이 오랫동안 봉사를 지속하고 활동 영역이 확대되기를 염원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 클럽의 허정순 코치(68)는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는 노인의 소소한 취미 정도로 생각했는데 5년간 하다 보니 단순한 재미를 넘어 사회적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도 생기더라”고 말했다.

 허 코치는 남해문화원·대한적십자 남해지사 봉사회 회장, 아동안전지킴이 등 총 5700여 시간의 봉사기록을 갖고 있다. 

이들은 평소에도 무심코 길을 걷지 않고 세심하게 주위를 살피곤 한다. 쓸만한 폐자원을 구하려는 습관이 들어서다. 이 클럽의 정화자 회원(79)은 “5명씩 4개조가 돼 마을 곳곳을 다니며 페트병이나 일회용 용기를 수거해 깨끗이 씻은 다음 가위, 글루건, 삽을 사용해 마사토, 배양토를 깔고 히아신스, 다우니, 국화 등을 정성스레 담아 화분을 완성한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일주일에 한 번씩 지회 2층 회의실에 모여 하루 20여개의 화분을 만든다.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지회 출입이 금지돼 지인의 널찍한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허 코치는 “다른 클럽은 코로나 때문에 활동이 뜸하다고 하지만 저희는 예년과 다름없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모종을 지원받아 버스정류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꽃을 심기도 한다”고 말했다.

클럽 회원들은 화분 전달에 그치지 않고 사후 관리도 철저히 한다. 허 코치는 “꽃들이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종류인데다 화분 전달할 때  물주기 등을 상세히 안내해줘 관리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활동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자체 행사에 초대되기도 했다. 2017년 남해군청은 지역 대표 행사인 ‘보물섬 남해 사회복지한마당’을 열면서 체험부스를 할당해주었다. 행사 당일 준비한 화분은 200개였지만 관람객들의 관심과 호기심 속에 순식간에 동이 났다. 

행사에 참석한 장충남 남해군수 일행도 부스를 찾아와 회원들을 격려해주었다. 장 군수는 “폐자원을 이용해 화분을 만드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닌데 어르신들 작품이라니 더 놀랍다”며 “봉사하는 건강한 모습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작업을 하면서 일회용품의 남용, 일회용품 처리 과정에서의 환경오염 등을 심각하게 고민하곤 했다. 다음 세대에 환경오염 된 땅을 물려주면 안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방문해 화분을 전달하며 일회용품 사용 절제에 관한 교육도 했다.

하성관 남해군지회장은 “6개의 지회 소속 클럽이 열심히 땀 흘린 대가로 노인회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들풀향기봉사클럽은 성실하고 열정적인 봉사를 인정받아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 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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