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발굴, 골프장도우미, 도농 인력 연계 등 노인적합 일자리 속속 나온다
문화재발굴, 골프장도우미, 도농 인력 연계 등 노인적합 일자리 속속 나온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1.04 09:29
  • 호수 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 농촌 연계일자리 참여 어르신들이 제주의 한 농장에서 감귤을 수확하고 있다.
도시 농촌 연계일자리 참여 어르신들이 제주의 한 농장에서 감귤을 수확하고 있다.

노동 강도 높지 않고 급여 좋아… 취업센터 발굴 노력

[백세시대=배성호기자] “문화재발굴 현장보조원 등 노인들이 잘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많이 찾아 정부 재정을 줄이고 주민센터와 기업체에서 토‧일요일에 근무하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지난해 11월 회장단과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인적합직종 일자리(이하 노인적합일자리)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힘쓸 것을 약속했다.

노인적합직종 일자리(이하 노인적합일자리)는 청년들과의 경쟁을 되도록 피하면서 수입 안정성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아파트 경비와 건물 환경미화 등이 여기에 속한다. 대한노인회 중앙회 취업지원본부, 16개 시도연합회 광역취업지원센터를 비롯해 각 지회 취업지원센터에서는 이러한 일자리를 찾아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수년간의 노력 덕분에 경비와 환경미화 외에도 다양한 노인적합일자리를 개발했고 지회별로 수백명씩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매년 인원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노인적합일자리가 문화재발굴 현장보조원이다. 1999년 문화재보호법 개정을 통해 3만㎡ 이상의 모든 개발 사업에 문화재 지표조사가 의무적으로 실시됨에 따라 시작된 문화재 발굴사업은 지역별로 발굴 규모, 시기, 기간 등이 달라 전문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흙을 들어내 유물을 찾아내는 수(手)작업이 대부분이므로 특별한 기술이 없는 노인에게 적합하다는 점을 착안해 2010년부터 노인 인력을 활용하게 됐다.

참여 어르신들은 발굴현장에서 연구원들의 지시를 받아 일을 하는데 조심스럽게 흙을 걷어내는 단순 업무여서 호응도가 높다. 현장 조사는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달까지도 이어져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최저임금을 적용받아 하루에 7만5000원 가량의 수입이 발생하고 20일 이상 근무하면 월 180~200만원 가량을 손에 쥔다. 

안정숙 충북연합회 광역취업지원센터장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인기 있는 일자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도시 어르신들이 일손이 부족한 농촌 지역 특작물을 수확하는 도시농촌 연계 일자리도 주목받는 사업이다. 하루 수입은 문화재발굴 현장보조원과 비슷하다. 숙식도 제공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드는 비용이 없고 일과 후에는 자유롭게 해당 지역을 여행할 수 있어 인기가 많은 편이다. 특히 이 사업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건 16개 시도연합회가 형성한 네트워크 덕분이다. 

가령 제주도의 경우 감귤 수확철이 되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가까운 영남지역 취업지원센터에 구인 의뢰를 하면 각 지회에서 어르신들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재호 경북연합회 광역취업지원센터장은 “공공 노인일자리보다 급여가 많고 일도 고된 편이 아니어서 인기가 많다”면서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도 해결해 1석2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골프장 도우미도 최근 노인적합 일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골프장에 경우 잔디를 보수하거나 벙커를 정비하는 등 일을 지원하는 인원이 20명 가량 필요한대 노동 강도가 강하지 않아서 어르신들이 하기 알맞은 일자리로 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수자원공사에서 진행하는 휴경지 경작, 농어촌공사에서 진행하는 수로정비 관련 일자리도 노인적합 직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기일자리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단기일자리는 계속 근무는 어렵지만 공익형 노인일자리보다 근로시간이 길어 급여가 좋은 편이다. 대표적인 단기일자리가 예식장 주차관리와 시험감독관이다. 시험감독관의 경우 교사 출신 베이비부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무원 시험이 많이 치러지는 등 수요가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해서 소독과 방역을 맡은 보건의료일자리도 단기일자리로 어르신들이 선호하고 있다.

최소영 충남연합회 광역취업지원센터장은 “단기일자리는 적당히 일하면서도 80만원 내외 수입을 얻어 지원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